이종석, 한효주의 새 드라마 <W>가 뛰어든 수목드라마는 전보다 더욱 치열한 시청률 각축전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서로를 영혼의 동반자라 부르는 이종석과 김우빈이 나란히 그 전쟁의 선봉에 서 투쟁하게 된 묘한 구도 또한 호사가들에게는 꿀맛의 떡밥이다. 그리고 묘하게 닮은 한효주와 수지의 미모 경쟁도 점입가경으로 치닫게 되었다.

“여기는 내가 살고... 거기는 당신이 살죠...”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W〉

새로 수목드라마 전쟁에 가세한 <W>는 일단 케이블 드라마 <나인>으로 호평을 받았던 송재정 작가가 내놓은 또 하나의 판타지 드라마다. 현실의 세계와 웹툰의 세계를 오가게 되는 오연주(한효주)는 복잡한 일에 휘말리면서 겪게 되는 일들을 그리게 된다. 그러니까 이 드라마의 제목 <W>는 웹툰이면서 동시에 두 개의 세계를 의미한다.

만화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만화는 영화와 드라마보다 독자의 상상력의 의미가 더 크다. 2차원의 만화컷 사이의 단절된 동작과 감정을 채워줄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만화 주인공은 현실 속 스타들과는 달리 독자인 나를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점도 만족스럽다. 그런 만화 독자들이 적어도 한번은 해봤을 상상이 있다. 만화 속으로 들어가 내가 주인공이 되거나 혹은 주인공과 연애를 해봤으면...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W〉

<나니아 연대기>가 떠오른다는 아쉬움만 빼면 웹툰과 현실을 오간다는 판타지 설정은 탁월하다. 게다가 <나인>에서처럼 매우 촘촘한 스릴러 구성은 싱거운 멜로에 반응하지 않는 까다로운 시청자도 설득할 만한, 꽤나 강력한 유인책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이종석과 한효주라면 기승전멜로라도 식상함을 씻어낼 만한 조합이다.

드라마도 보고, 만화도 보는 이중의 재미

앞서 <나니아 연대기>를 언급했지만 <W>에는 다른 점이 존재한다. 실사가 만화가 되고, 만화가 실사가 되는 상황이 주는 묘한 재미다. 또한 두 차원을 다루는 드라마라면 반드시 챙겨야 할 애틋함은 이 드라마의 빼놓을 수 없는 감각적 요소다. 자주 오가기는 하지만 결국은 서로 다른 차원에 발을 딛고 있는 안타까움은 몰입하면 헤어날 수 없는 감정이다.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W〉

그렇게 두 개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게 될 두 사람의 이야기. 그것은 피안일 수도 있고, 백일몽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결말이 행복할 것이 너무도 명백한 행복한 꿈이 될 것이다. 얼굴에는 고작 가짜 웃음만 달고 사는 팍팍한 현실 속에서 잠시 잠들었다가 꾸게 되는 행복한 꿈쯤이야 뭐 어떻겠는가.

덥고 짜증나는 여름이라면 더욱 이런 꿈이 간절하다. <동이> 이후 오랜만에 티비로 돌아온 한효주의 좌충우돌 두 세계 방황기로 조금은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MBC 주중 드라마가 인기를 얻지 못한 것과 두 개의 세계를 다루는 트렌디한 판타지에 적응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W>의 시청률이 폭발할 것 같지는 않지만, 점차 눈덩이처럼 인기를 불려나갈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어쨌든 선택이 너무 간단한 월화드라마와 달리 <W>의 가세로 골라보는 재미가 생긴 것은 시청자로서는 이득이다. 고민도 좀 되겠지만.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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