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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의 '통상업무' 지금 KBS에도 이뤄지나"통상적 내용 전달한 해설위원 인사조치, 언론노조 KBS본부 “‘사드 보도지침’ 현실화”
권순택 기자 | 승인 2016.07.15 14:07

‘사드 배치 결정 후폭풍’이라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언급한 KBS 뉴스해설에 대해 고대영 사장이 직접 “중국 관영 매체의 주장과 다르지 않다”는 등의 불만을 제기했다는 소식이다. 이 영향 때문인지 직후 해당 코너에는 ‘사드 괴담을 잠재워야 한다’는 해설이 나갔다. 고대영 사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사드 배치 관련 정국 해설을 한 위원 2인을 수원으로 보내기로 한 걸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보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는 15일 <고대영 사장의 ‘사드 보도지침’, 진실을 고백하고 사과하라!> 성명을 내어 “‘사드’ 문제에 대한 ‘보도지침’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7월 11일 KBS <뉴스광장> '뉴스해설' 중

KBS본부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2일 KBS 김인영 보도본부장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김인영 보도본부장 주재 국장단 회의에 출석한 해설국장은 해설위원들을 불러 전날(11일) ‘임원회의 전달사항’이라면서 KBS <뉴스광장>의 ‘뉴스해설’ 코너에 당일 배치됐던 <사드 배치 결정…과제는?> 리포트(▷링크)에 대한 고대영 사장의 불만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고대영 사장이 ‘중국 관영 매체의 주장과 다름없다’, ‘안보에 있어선 다른 목소리가 있어서는 안된다’, ‘KBS 뉴스의 방향과 맞지 않다’는 등의 지적을 했다는 거다. 

하지만 논란이 된 KBS ‘뉴스해설’ <사드 배치 결정…과제는?> 리포트 내용은 사드 배치 이후의 국제 정세가 우려된다는 이상의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사드 배치가 결정됐다”는 등의 정부 주장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김진수 해설위원은 “어떤 것도 국가 안보 보다 중요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며 “어떤 압력에도 안보주권은 당당히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S 고대영 사장은 이 정도 뉴스해설에 마저도 불만을 제기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조치로 볼 수밖에 없다는 거다.

더 큰 문제는 그 후 벌어졌다. KBS가 고대영 사장이 직접 불만을 제기한 김진수 해설위원과 5개월 전 사드 배치 논란 당시 <국가이익이 최우선> 해설(▷링크)을 했던 김영근 해설위원 2인에 주의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수원 연수원 등으로 곧 인사 조치가 있을 것”으로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문제는 이 같은 고대영 사장의 불만사항이 전달 된 후 KBS <뉴스광장> ‘뉴스해설’ 코너에서 사드와 관련해 <사드 배치, 최선 다해 이해 구해야> 리포트(▷링크)가 배치됐다는 점이다. 해당 뉴스해설은 “지역 주민의 건강과 농산물의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객관적이고도 과학적인 증거를 들어 밝혀서 전자렌지 참외 등 괴담을 잠재워야 한다”며 “국론이 분열되는 것은 북한 핵보다 더 무서운 일이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현시켜 북한의 어떤 도발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드 괴담’을 부각시키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달라는 정부의 입장이 그대로 담긴 리포트가 나간 셈이다. 고대영 사장의 불만제기가 반영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와 관련해 “방송사업자 위치의 사장이 특정 뉴스와 해설에 대해 시시콜콜 시비를 건다는 자체가 이미 ‘보도의 독립성’ 침해이자 <방송법> 위반 행위”라며 “그런데, 해설의 내용과 방향이 사장 맘에 안 든다며 인사 조치까지 내리려하는 것은 위법을 넘어 30년 넘게 KBS 뉴스에 몸 바쳐온 기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인사조치 통보 이후) 고대영 사장과 일부 임원들은 ‘사실 자체를 부인’하거나 ‘나중에 얘기하자’, ‘단지 안보 뉴스에 대한 원론적인 언급만 있었다’는 등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지만 이미 확인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KBS본부는 “고대영 사장이 지적했다는 내용은 ‘사드 문제에 관해서는 불필요한 논쟁을 벌여서는 안 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주장과 판박이처럼 닮아 있다”면서 “이 때문에 혹시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장한 ‘청와대의 통상적인 업무’가 현재 고대영 사장에게도 이뤄지고 있는지 의심된다는 점에서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KBS본부는 “구체적인 뉴스 개입뿐만 아니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기자들에 대해 이른바 ‘찍어내기’식 인사 조치가 언급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이는 편성과 제작에 대한 불법적인 통제 수준을 넘은 언론 자유에 대한 탄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드’ 문제에 대한 ‘보도지침’이 현실화됐다는 것이다. 고대영 사장은 지금이라도 불법적인 보도 개입과 ‘찍어내기’식 인사 시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KBS 측은 KBS본부의 '사드 보도지침' 관련 성명과 관련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KBS는 "고대영 사장은 임원회의에서 사드를 비롯한 뉴스에 대해 원론적인 발언만 했을 뿐, 특정 뉴스해설을 언급한 적은 없다"며 "또, 두 명의 해설위원 중 한 명은 인사명단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인사조치일 뿐 사드 관련 뉴스해설 때문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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