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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정쟁 자제" 대통령 발언 충실히 지킨 지상파 뉴스[비평] 검증한다면서 국방부 논리만…다른 매체 문제제기는 외면
권순택 기자 | 승인 2016.07.15 12:11

“이해 당사자 간에 충돌과 반목으로 정쟁이 나서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잃어버린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사드 배치 반대목소리 전체를 ‘정쟁’으로 규정하고 비난했다. 사드는 배치 문제는 전자파 영향·소음·수질오염 등의 주민 피해 그리고 중국·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외교 문제까지 논란의 연속이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다”는 발언 이후, 8일 만에 배치 지역 선정까지 발표되면서 ‘밀실 협의’ 논란도 일었다. 외교부 등 타 부처와의 협의 과정에서 나온 잡음은 물론 성주지역과 어떤 소통도 없었다는 점에서 절차적 논란이 큰 상황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모든 문제를 ‘정쟁’으로 표현했고, 방송뉴스는 역시 그저 대통령 말씀을 전달하는 역할 만을 열심히 수행했다. 

KBS <뉴스9>는 14일 <박 대통령 “사드, 불필요한 논쟁 멈출 때”…몽골 도착> 리포트를 시작으로 <군 “사드 전자파 안전”…레이더기지 언론 공개>, <계속되는 ‘사드 전자파’ 유해성 논란…진실은?> 등을 차례로 배치했다. 대통령의 사드와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정쟁”으로 몰아간 것과 군이 사드의 안전성을 강조했다는 것을 각각 별도의 리포트로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7월 14일 KBS '뉴스9' 리포트

KBS, 사드 전자파 유해성 논란?…“영향을 받지 않는다”

KBS 리포트 중 주목되는 부분은 <계속되는 ‘사드 전자파’ 유해성 논란…진실은?>이다. 그동안 사드에 대한 주민피해 중 가장 크게 대두됐던 부분이다. KBS는 ‘논란의 진실은’이라면서 검증에 나선 듯한 자세를 취했으나 사실상 군의 주장을 그대로 전했다.

KBS는 “사드가 배치될 경북 성주, 포대가 들어설 지역에서 인구 밀집 지역인 성주 읍내는 약 1.5킬로미터 떨어져 있다”며 “문제는 이 거리가 사드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로부터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는 이어, ‘사드 포대 구성도’를 가지고 검증에 나섰다. 

7월 14일 KBS '뉴스9' 리포트

KBS는 “X밴드 레이더를 중심으로, 5백여 미터 떨어진 전방에 6개 발사대가 호를 그리며 배치돼 있다”며 “각 발사대에는 운용과 정비를 담당할 병력도 배치되는데,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에 가장 크게 노출되는 게 바로 이 병사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고는 “문제가 있다면 이들 가운데 신체적 이상자가 가장 먼저 나와야 하지만 아직 그런 사례는 없다. 5백 미터만 해도 충분히 안전한 거리라는 뜻”이라면서 “특히 성주의 사드 배치 지역 같은 산지의 경우, 더욱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곳에서 재배되는 참외에도 아무 영향이 없다. 사드 레이더 탐지 방향이 5도 이상 하늘을 향하고 있어 직접적인 전자파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전자파에 의한 피해 우려를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의 대통령 발언을 연상케하는 대목이다.

JTBC는 최근 일본 교가미사키 사드 레이더 기지 영상을 확보해 레이더 반경을 벗어나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이 전자파와 소음으로 인한 구토와 어지럼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는 사드 배치로 인한 전자파 등 피해에 대해 자체 시뮬레이션을 실시했지만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JTBC는 여기에 더해 운용과정의 오류와 실수로 인한 피해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다양한 평가집단의 환경영향평가 실시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중이다. 또 다른 매체 민중의소리는 미 육군본부가 발표한 사드 레이더 반경 ‘접근금지구역(KOZ)’ 도표의 영문을 해석하면 ‘3.6km 구역’ 이후만 안전하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증해볼 만한 문제제기들이지만 KBS는 이런 내용을 전혀 다루지 않고 있다. 

MBC와 SBS…사드 논쟁 확실한 ‘정쟁’으로 몰아가기

MBC와 SBS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정쟁” 발언을 머리기사로 배치해 강조했고 박근혜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뒷받침 하는 리포트를 추가 배치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이해관계 따라 ‘오락가락’ 사드 갈등 부추기는 정치권> 리포트를 통해 “사드 배치를 놓고 정치권은 여전히 시끄럽다”며 “표를 의식한 지역 이기주의에다 정파적 이해관계에 좌우되는 모습으로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7월 14일 MBC '뉴스데스크' 리포트

MBC는 “새누리당은 정부가 후속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며 “그러나 사드 배치가 경북 성주로 결정된 이후 대구·경북 의원들이 집단 반발하자 지역이기주의를 보인다는 비판이 일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더민주는 자체 대책위원회를 꾸려 당내 이견 조율을 계속하기로 했지만 정부·여당을 공격만 하고 찬반 입장을 당론으로 정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국민의당은 사드 배치 철회를 일찌감치 당론으로 결정했지만 최근 불거진 홍보비 리베이트 사건 물타기용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 두 차례 국회 본회의를 통한 사드 배치 긴급 현안 질의에서도 격론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7월 14일 SBS '8뉴스' 리포트

SBS <8뉴스> 또한 <사드 검증은 뒷전…표만 쫓는 ‘무책임 정치권’> 리포트를 통해 “성주 사드 배치 결정에 대구 경북 지역 의원 21명이 집단 반발한 것은 표만 쫓는 정치권의 전형적인 이중적 행태를 보였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라면서 “야권의 움직임도 별반 다르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SBS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중도층 표를 의식한 안보노선 물타기’로 몰아갔다. 이렇듯 MBC와 SBS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 이후 노골적으로 사드를 “정쟁”으로 몰아가는 행태를 보인 것이다. 

사드는 무엇보다 국민들의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안보’를 강조하면서 “(사드배치를 통해)국민 안전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말하지만 의구심은 커져만 가고있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어느 때보다도 ‘국민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정부만 이를 외면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문제는 정부의 ‘안보’에 대한 협소한 인식에 있다. 21세기에서 안보란 군사력 증강으로만 확보될 수 없다. 국민들도 다 아는 사실인데, 정부만 “모른다”고 한다. 과연, 정쟁의 발단은 어디인지 따져볼 대목이다. 하지만 오늘도 지상파 뉴스들은 박근혜 대통령 입만 바라보고 있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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