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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중년의 우정이란[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6.07.02 11:09

삼시세끼가 돌아왔다. 아주 몸살 나게 기다린 것도 아닌데 막상 다시 시작하니 장기간 해외여행을 갔다가 돌아와서 처음 대하는 김치찌개처럼 정겨운 바로 그 감정이다. 심지어 왠지 모르게 신서유기에서는 낯설던 나영석 피디가 새삼 반가웠다. 차승원, 손호준이 반가운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미리 알고는 있었지만 참바다 씨의 극적인 합류로 안도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익숙한 만재도가 아니라 전라북도 고창 구시포라는 곳이다. 바다에 있어야 할 차승원과 유해진이 육지에 있는 것이 낯설기는 해도 오히려 삼시세끼에는 새로운 도전과제를 줄 수 있으니 잘된 일이다.

tvN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고창편>

만재도에서 육지로 옮긴 차줌마는 일단 만족스러워 했다. 만재도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대형 냉장고에 널찍한 싱크대까지 완비된 구시포의 세끼하우스는 차승원의 입을 빌리자면 펜트하우스급 진화였다. 무엇보다 집도 커졌고 그만큼 너른 마당도 만재도의 좁은 공간에서 생활했던 차승원에게는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었다. 미리 알고는 있었더라도 차승원은 어쩐 일인지 유해진의 빈자리에 대해서 크게 언급하지 않았다. 차줌마와 참바다의 관계가 아니더라도 두 시즌을 함께 한 유해진의 공백이 특히 차승원에게 더욱 크게 느껴졌을 것인데 의외로 침착했다. 냉정하다 하고 싶을 정도로 차분하게 동생들을 챙기며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해낼 뿐이었다. 

심지어 못 오게 된 유해진과 따로 통화조차 하지 않았다고 나중에 털어놓았다. 사실 전화를 하지 않은 것은 유해진도 마찬가지였다. 둘의 관계는 진정 비즈니스에 의한 우정이었을까? 그것은 아니다. 차승원은 몰래 카메라를 준비했던 유해진과 나영석 피디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구부정하게 있는 유해진의 뒷모습만 보고 금세 친구를 알아봤다. 

그저 눈썰미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찰떡궁합을 보였더라도 어떤 장소에 있을 거라 전혀 생각지 않은 사람의 뒷모습만 보고 정체를 알아볼 정도면 눈썰미의 문제가 아니라 그리움 때문일지 모른다. 

tvN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고창편>

유해진을 알아본 차승원의 마음도 그렇고 진행 중인 영화촬영 스케줄을 다소 무리하게 변경까지 해가면서 굳이 삼시세끼를 찾은 유해진의 이유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서로 네가 보고 싶었다, 네가 없어서 서운했다는 말은 따로 없었어도 각자의 행동 속에 나이 좀 든 남자들의 무뚝뚝하지만 참 깊은 우정이 시키는 대로 따른 것이다. 긴 말이 필요 없었다. “반가웠어” 한마디면 충분했다. 호들갑 떨지 않는 두 사람의 진중한 모습 때문에 삼시세끼는 시청자를 안심하게 만든다. 

삼시세끼는 예능이면서도 딱히 예능다운 점이 도드라지지 않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차승원과 유해진이 더욱 그렇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예능을 하려고 애쓰기는 하지만 정작 시청자가 이들에게 깊이 정이 들어버린 것은 그런 예능적 요소 때문은 아닐 것이다. 설혹 그것이 카메라 앞에서 만들어지는 허상이라 할지라도 우리가 갖지 못한 혹은 잃어버린 무엇을 그들에게서 발견하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런 친구 같은 삼시세끼가 이번에도 여전히 반갑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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