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노조 파괴를 규탄하는 캠페인인 레이버스타트(▶링크)가 온라인 상에서 진행 중이다. 협력업체인 유성기업의 노동조합을 와해하고 친기업노조의 세를 넓히기 위해 유성기업, 창조컨설팅과 공모한 현대자동차를 규탄하기 위한 행동이다. 이 캠페인은 현대차에 노조 파괴 사과를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내는 것으로, 지난 6월 22일 시작해 일주일 사이 전 세계 6천여명의 노동자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월 금속노조는 현대차, 유성기업, 창조컨설팅이 노조 파괴를 공모한 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이는 노조가 유성기업과 소송 과정에서 입수한 것으로 검찰과 고용노동부가 과거 유성기업 등을 수사하면서 확보한 자료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증거를 갖고도 노조 파괴 혐의에 대해서는 무혐의로 처분을 내렸다. 이후 조합원 징계 등 노조 파괴 공작은 계속됐고 결국 지난 3월 노조 간부 한광호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소속 조합원들은 현재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주변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고공시위까지 있었다. ▶관련기사: 미디어스 <“이 싸움은 이곳 현대차에서 끝낸다”>

▲서울 양재동 유성범대위 농성장 주변 망루 아래서 올려다 본 현대차 사옥 (사진=미디어스)

그러나 한국의 언론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유성 범대위(노조파괴 범죄자 유성기업‧현대차자본 처벌! 한광호열사 투쟁승리! 범시민대책위)의 오진호 활동가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상여길 행진을 하고, 천막 하나 없이 비를 홀딱 맞으며 농성을 하고, 고공에 올라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상황에 언론의 책임은 없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언론이 최대 광고주 중 한 곳인 현대차의 눈치를 보며 관련된 보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범대위 활동가들의 지적이다.

오히려 국제사회가 노조 파괴 공작에 주목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공개된 UN 집회결사의 자유 특보 한국 방문 보고서에는 유성기업과 창조컨설팅의 노조 파괴 사실이 거론됐다. 국제노총(ITUC)은 지난달 24일 현대차 정몽구 회장에 대한 항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레이버 스타트 캠페인 또한 마찬가지. 이 캠페인은 고 한광호씨의 사연과 현대차-유성기업-창조컨설팅의 노조 파괴 공모 사실을 전하며 현대차 정몽구 회장에게 항의 메일을 보낼 것을 독려하는 내용이다.

현대차와 유성기업은 사과는 물론 입장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유성범대위는 “한광호 열사의 죽음과 노조파괴에 대해, 현대차의 책임을 묻고 노조파괴를 중단하라는 수많은 국내외 사람들의 국제행동과 국제기구의 성명과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며 “현대차의 한광호 열사에 대한 사죄와 노조파괴 중단에 대한 조치가 없다면 앞으로 더 많은 시민단체들과 노동조합과 함께 더 강력하고 광범위한 국제행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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