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KBO리그에서 가장 흔하게 우승권에서 언급됐던 팀이자 정규시즌 5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팀. 4년 연속 통합우승의 주인공이자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했던 팀. 하지만 현재 순위는 꼴찌가 더 가까운 ‘삼성 라이온즈’.

여러 가지 이유에서 힘든 시즌이 예측되긴 했지만, 그래도 우승후보였던 부잣집 삼성의 올 시즌을 보며 든 기획 시리즈! 이미 첫 번째로 과거의 우승팀, 그 부자들의 흔적을 정리했는데요. 오늘은 삼성이 도대체 왜 이런지를 하나씩 찾아봅니다. 팬들에게, 또 각종 언론으로부터 언급되는 이유를 하나씩 살펴봅니다.

지난 5월, 롯데와 ‘응답하라 시리즈’를 펼쳤던 삼성. 당시에도 1승 2패로 루징 시리즈를 기록했는데요. 또 한번 사직에서 펼쳐진 두 번째 추억의 매치! 삼성은 급기야 3경기 모두 ‘끝내기 패배’를 기록하는 역사적 굴욕을 맛봅니다. KBO 역사의 첫 기록이 된 3경기 연속 끝내기 패배죠.

1, 프런트&모기업의 문제?

6월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대 롯데경기. 롯데 황재균이 10회말 1사에서 삼성 백종현을 상대로 역전 끝내기 솔로 홈런을 때리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장 많이 지적되는 문제이자 큰 변화의 흔적입니다. 삼성이라는 이름에 ‘제일기획’이라는 현실은 겨울의 인색함을 극명하게 드러냈는데요. 결과적으로 전력이 약해졌고 외국인 선수까지 영입 실패, 분명 이 부분은 문제입니다.

갑자기 팀을 넥센처럼 운영하기도 힘든 구조이며 과거부터 있었던 성적의 영향력은 큰 상황, 새 야구장이라는 마케팅적 요소에 가려진 성적까지, 지금 문제에 있어 이 부분이 일단 1차적 원인은 맞다고 여겨질 여러 상황들입니다.

2. 선수단 운영의 문제?

6월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대 롯데경기. 삼성 심창민이 9회말 롯데 손아섭에게 2타점 동점 적시타를 맞고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 부분은 사실 이견도 많습니다. 과거에는 먹혀들었던 운영 방식이 이제 와서 성적 부진으로 이어지자 문제시 되는 건지, 아니면 원래부터 이 부분이 취약했던 건지 정확하게 원인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선수 부상이라는 부분이 대표적입니다. 삼성이라는 팀의 과거 가장 큰 강점은 이 선수 부상과 재활에 대한 ‘관리’에도 있었는데요. 시스템 자체의 변화는 크지 않았는데도 생긴 이 부분의 공백은 분명 취재가 필요합니다.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는 거죠.

외국인 선수의 영입 문제도 그렇습니다. 늘 좋은 선수만 영입했던 것도 아니지만, 올 시즌처럼 ‘부상’으로 일관된 적은 없었습니다. 한번쯤 더 디테일한 부분을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3. 코칭스텝, 선수들의 의지?

지난 6월 2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 KT를 11-8로 누르고 승리한 삼성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가장 쉽게 지적하고 비난하기 좋은 포인트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가장 빠른 변화의 지점이기도 합니다. 이어지는 우승으로 인한 목표의식의 약화와 거기에 더해진 선수단의 유연성 결여, 코칭스텝이라도 한번쯤 교체를 하는 변화조차 쉽지 않은 현실적인 부분들까지, 여러 가지로 지적받을 부분도 많고 일차적인 변화의 시도가 없어 아쉽습니다.

성적이란 부분을 놓고 리빌딩만을 생각하라는 지적까지는 너무 과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좀 더 과감하게 젊은 팀으로의 변화와 경쟁구도의 강화는 확실히 필요해 보이는데요. 선수단 전반에 걸쳐 이런 건전한 긴장감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쉬운 노력이 아닐까요. 이런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분명 할 수 있는 노력, 일차적 조치지만 없다는 점이 크게 느껴집니다.

부잣집으로 살아온 시간, 5년간의 당연한 1위 자리가 불러온 재앙이라 하기엔 너무 급격한 추락입니다. 새로운 선수들은 보이지 않고, 선수단 전반에는 기대보다 우울함이 더 크게 눈에 띄는 상황, 삼성 라이온즈에게 지금 이 순간은 매우 낯섭니다.

또한 우리 프로야구 전반에 걸쳐 이렇게 급격하게 무너지는 "부자"의 모습은 당황스럽습니다. 성적이라는 기본적 요소에 대한 이해와 노력, 준비가 없던 변화는 생각보다 크게 느껴지고, 선수단에게는 투지와 의지가 결여된 듯 보이는데요.

과연, 어떤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요? 아마 7월 한 달이 중요한 척도가 될 듯합니다. 부자는 망해도 과연 3년은 갈 수 있을지를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 될 듯한 7월. 그 첫날의 야구, 삼성은 어떤 모습으로 이 위기를 만날까요?

최소한의 기준,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가을야구’는 가야한단 기대가 최소필요조건으로 보입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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