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성향의 전원책 변호사가 JTBC <썰전>에서 대우조선해양 등 구조조정에 대해 “인력만 자르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걸 박근혜 대통령 이하 정부 관료들이 좀 알았으면 좋겠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놔 화제다. 함께 출연한 유시민 씨 또한 "인력감축은 경사난 게 아니다"라며 '철밥통' 운운하는 언론보도에 일침했다.

JTBC <썰전>은 23일 ‘그 많은 나랏돈은 누가 다 까먹었을까’라는 제목으로 대우조선해양 비리 파문에 대해 다뤘다. 이 자리에서 보수성향 패널로 출연하는 전원책 변호사는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 4409억 원 흑자를 봤다고 했는데, 나중에 7784억 원 적자라고 정정공시했다. 1조 2193억 원을 분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2014년에도 2711억 원 흑자가 7429억 원 적자로 정정됐다. 전원책 변호사는 “2년 동안 2조 5천 억 원이다. 이건 관련자들이 다 도둑이라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관련자들 다 도둑…각자 자기한테 맞는 방식으로 회사 뜯어 먹어”

유시민 씨는 “누가 더 먹고 덜 먹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누가 먹었는지는 다 나온다. 각자 자기한테 맞는 방식으로 회사를 뜯어 먹은 것”이라며 △분식회계를 통한 임직원 성과급, △배임을 통한 경영진, △돈을 뺄 수 있는 위치의 직원, △고문 및 사외이사 등 낙하산 인사들, △정부당국자를 책임자로 꼽았다.

6월 23일 JTBC '썰전'

유시민 씨는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이 분식회계를 통해 받은 성과급이 2049억 원”이라며 “남상태 씨는 부산국제물류라는 부실기업을 인수해, 일감 몰아주고. 위장지분을 통해 배당금 형식으로 챙겼다. 대우조선해양에 영업이익으로 남아야할 돈을 빼먹었다는 점에서 명백한 배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전원책 변호사는 남상태 씨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남 고 김재정 씨의 중학교 친구”라는 설명을 보탰다.

유시민 씨는 “돈을 빼먹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도 있었다”면서 임명규 씨 비리를 비판하기도 했다. 임명규 씨는 비품 구매액 등을 부풀려 8년간 179억 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유시민 씨는 또한 “대우조선해양과 상관없이 집권세력에 의해 보내진 고문·사외이사 등 낙하산들도 있다”며 “그들은 1억 원 내외의 연봉을 가져갔다”고 꼬집었다. 이에 전원책 변호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 후보 시절 특보를 지낸 함영태 씨와 역대 대통령들의 사진을 많이 찍은 난 스튜디오 김재환 씨 각 각 1억2090만원, 9690만 원의 고문료를 받아갔다”면서 “대우조선해양에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는 분이 왜 임원으로 가야하는지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 홍기택 씨가 청와대 1/3, 금융당국 1/3, 산업은행 1/3으로 나눠 먹었다고 했는데 그 말이 정확하다”고 지적했다.

유시민 씨는 “그렇기 때문에 정부당국자들이 그 책임자다. 자기들이 뜯어먹지는 않았지만 뜯어 먹을 수 있는 사람들을 보내지 않았나”며 “총체적인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철밥통 깨져’? 경사 아니다…노동자 자르는 게 능사 아냐”

대우조선해양의 ‘인력감축’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진행자 김구라 씨는 “이렇게 되면 일하던 분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인력감축이 들어가게 될 게 아니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유시민 씨와 전원책 변호사 모두 무조건적인 ‘인력감축’에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전원책 변호사는 “노동자들을 자구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1만 명으로 감축한다는 것”이라며 “문제는 조선산업이 어렵다고 해서 인력을 감축해서 망한 데가 일본이다. 일본 미쓰비시는 인력 감축 후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고 우려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배 만들어서 손해를 안 봤다. 해양플랜트에서 계속 손해를 봤던 것”이라면서 “그런데, 배 만드는 인력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숙의를 해서 ‘가장 적게 해고를 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인력만 자르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걸 대통령 이하 관료들이 좀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6월 23일 JTBC '썰전'

유시민 씨는 “<조선 빅3, 정규직만 1만 명 감원…철밥통 깨졌다>라는 언론보도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무슨 경사 난 것처럼 보도를 했다. 1만 명이 해고가 되면 가족까지 3~4만 명이 생계를 잃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협력업체와 비정규직 사업장 앞 상권들을 포함 하면 그 이상”이라고 우려했다. 해당 기사는 박근혜 정부에 우호적으로 평가받는 데일리안의 기사였다.

유시민 씨는 이어 “‘대우조선해양 노동자들도 나름 성과급도 받고 잘 살지 않았느냐’라고 하는데, 장기간에 걸쳐 감시·감독이 안됐다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산업은행이나 금융감독, 사외이사 등 어떠한 제도도 작동하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그러다보니 노동자들은 회사 괜찮은 줄 알고 그냥 지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책임자들은 면피하고 정부는 인력감축만 이야기하고 있다”고 일침했다.

이들은 홍기택 산업은행 전 회장의 서별관회의 폭로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전원책 변호사는 “감사원 감사결과를 보면 홍기택 씨는 다 알고도 묵인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총체적 부실 1차 책임은 홍기택 씨에게 있다”며 “홍기택 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문으로 인수위에도 참여했다. 그 후, 산업은행이라는 노른자위로 갔다면 제대로 했어야 하는데 뻔뻔하다”고 맹비난했다. 유시민 씨도 “홍기택 씨 자신도 자기 사람들 낙하산으로 보냈다. 분식회계의 책임자인데, 지금 제정신으로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냐. 전형적인 먹튀”라고 비판했다.

‘서별관회의에 참석했던 안종범, 최경환, 임종룡, 진웅섭 씨 등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 한 게 아니냐’는 물음에 전원책 변호사는 “(부실자원외교의 대표적 사례인)하베스트 인수를 결정한 사람이 최경환 전 부총리”라고 강조했다. 유시민 씨는 “그런데, 최경환 전 장관이 새누리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다. 이 분이 당 대표되면 새누리당은 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전원책 변호사는 “새누리당은 이미 망했다. 지금 망한 줄 모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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