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언론운동 경력에도 불구 국회 외통위로 배치돼 이의 시정을 요구하는 정의당 추혜선 의원의 농성이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으나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언론시민사회단체들 역시 기자회견을 열어 추혜선 의원 미방위 재배치 주장을 거들고 나섰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언론개혁시민연대, 한국여성민우회미디어운동본부, 매체비평우리스스로 등 13개 언론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은 2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추혜선 의원이 미방위에 배정돼 자신의 전문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되기를 원한다”며 “국민에게 약속한대로 미디어 생태계의 민주화와 언론개혁의 일꾼으로 쓰여 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매체비평우리스스로 노영란 사무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언론 미디어 분야는 기술적인 부분 등을 감안하면 전문성을 요한다”며 “그러다보니 단시일 내 ‘이 거(미방위) 해봐야겠다’고 했을 때 겪을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취지에서 국회의 온갖 꼬여 있는 언론의 문제들을 풀기 위해서는 전문성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영란 사무국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관련 전문가를 각 정당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외통위로 배치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각 정당 대표나 의원들도 추혜선 의원의 외통위 배정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안다. 그렇다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 적극적으로 협의해 재고해달라. 잘못된 것을 바로 고치는 것이 용기”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국민을 위한 정치이자 협치”라고 덧붙였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 또한 추혜선 의원의 상임위 재배치는 “선호 상임위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언론개혁 등)시대적 소명을 제대로 받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그만큼 잘못된 상임위 배정은 바로 고쳐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들은 20대 국회 미방위와 관련해 “19대에서 해소하지 못한 현안과 미디어 기술서비스 변화로 인해 제기되는 새로운 정책이슈 등을 다뤄야 하는 상임위”라며 “무엇보다 방송통신분야의 과제들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그런 점에서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유능하고 전문성 있는 미디어 전문가들로 상임위를 구성해야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들은 “추혜선 의원은 20년 간 언론시민운동을 해온 미디어정책 전문가”라면서 “언론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워 국민의 선택을 받았고, 방송통신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의정활동을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추혜선 의원은 그간 미디어 정책 논의의 장에서 소외받았던 미디어 이용자, 지역의 시청자, 방송통신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라면서 상임위 재배치를 촉구했다.

한편, 정세균 국회의장은 지난 17일 저녁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과 회동해 추혜선 의원의 상임위 재배치 관련 논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정세균 의장은 ‘환노위 정수 조정’ 혹은 ‘미방위 정수 조정’을 제안했으나,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당내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논의가 진전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