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언론운동에 몸담아 온 전문가임에도 외통위에 배정돼 논란에 휘말린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미방위 보임을 요구하며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추혜선 의원은 14일 오전 10시 30분 기자회견을 열고 “축구선수가 농구장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심정”이라며 “(제가 외통위에 배정된 것은) 너무나도 파격적이다. 국민이 명령한 제 자리를 찾기 위해 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또, 추혜선 의원은 “정의당 비례대표 선거에서 언론개혁, 언론정상화를 하라며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당원들, 또 기울어진 언론 운동장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간절한 심정으로 마음을 모아주신 국민들이 있다”며 “(언론개혁이) 저의 정치적 사명”이라며 미방위 보임을 재차 요청했다.

추혜선 의원은 14일 오전 10시 30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에 돌입했다ⓒ미디어스

추혜선 의원은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는 첫걸음은 언론의 제자리 찾기, 방송의 정상화로 시작해야 한다”며 “이것은 20년 언론운동을 해온 저를 지탱한 가장 큰 원칙이었다. 그것을 위해서 제가 미방위에서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고 강조했다.

추혜선 의원은 이번 사태를 교섭단체들의 ‘횡포’에 의한 것으로 규정했다. 그는 “거대정당들이 자신들의 몫으로 인기 상임위 의원정수를 늘리고 대신 비인기 상임위 정수는 줄이는 과정에서 피해를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한 정당과 무소속 의원들이 받게 된 것”이라며 “이 때문에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회에 입성한 의원이 전문 상임위에 배정되지 못하는 어이없는 사태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추혜선 의원은 원하는 상임위에 가지 못해서 농성을 시작한 게 아니다”라면서 “300명의 국회의원들이 모두 자신이 원하는 상임위에 갈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추혜선 의원은 언론운동만 20년 넘게 해온 언론전문가로서 당에 결합했고 비례로 당선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추혜선 의원이 지망한 미방위는 비교섭단체 TO가 1석이었으며, 지원했을 당시 경합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비경합 상임위를 지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엉뚱하게 외통위로 쫓겨났다”고 설명했다. 비교섭단체 몫으로 남겨진 미방위 1석에 지망한 것은 애초에 추혜선 의원이 유일했다는 뜻이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국회가 이렇게 운영돼선 안된다”며 “국회 상임위 정수를 잘못 만들어놓고 그로 인한 경합에서 전문성 있는 의원이 다른 곳으로 배정되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정미 원내부대표 또한 “20대 국회 개원 후 여야할 것 없이 협치를 이야기했다”며 “하지만 국회 원 구성에 있어서는 협치는커녕 사전 협의조차 없었다”고 주장었다. 윤소하 의원도 “언론개혁에 대한 추혜선 의원의 역할을 인정하고 재고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면담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정가능성’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누구든 더 일을 잘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도록 의장으로서 노력을 해보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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