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2차 총파업이 재개된 가운데, KBS 내부에서 직능단체들을 중심으로 파업에 소극적인 KBS노조를 압박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 서울 여의도 KBS 본사 사옥 ⓒ미디어스
KBS PD협회(회장 김덕재)는 26일 낮 12시에 긴급비상총회를 열고, 오는 27일 집단휴가(대휴) 투쟁으로 언론노조의 총파업에 참가하기로 했다. 또 KBS PD협회는 27일 오후 2시 예정된 전국언론노조의 대시민 파업선전전과 28일 전국언론노조 언론장악저지대회 등에 합류할 계획이다. 이들은 비상총회 뒤 협회차원에서 총파업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에 들어갔다.

이날 비상총회에는 이번 2차 총파업에 소극적인 KBS노조에 대한 성토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BS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PD협회 차원의 노조 전원 탈퇴 등 강경한 입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앞서 KBS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은 지난 24일 KBS노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2월 임시국회 한나라당의 미디어법안 직권상정 저지를 위한 총파업 찬반투표 실시 여부에 대해 투표를 했으나 찬성 16표, 반대 23표로 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KBS 기자협회(회장 민필규)는 26일 한나라당 고흥길 국회 문방위원장의 기습 상정과 관련해 성명을 내어 “미디어 관련법 날치기 상정을 보면 잘 짜여진 한 편의 ‘사기극’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서 “KBS기자들은 ‘사기극’을 통해 처리하려는 미디어 법안의 문제점을 낱낱이 밝히고, 모든 언론인들과 연대해 법안 처리를 막는데 결연히 일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 기자협회는 이날 오후 6시 운영위원회를 통해 언론노조 총파업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KBS 사내 게시판에도 노조를 압박하는 의견글들이 오르고 있다.

26일 오후 이도영 KBS 경영협회장은 사내게시판에 ‘노동조합에 묻습니다!’는 글을 올려 노조 비대위의 부결을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노동조합에서 이해하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면서 “그동안 우리 노동조합과 비상대책위원회가 내놓은 성명을 보면, 한나라당의 방송장악을 저지하기 위한 결의가 그 어느 때보다 강고하게 느껴진다. 그 정도라면 마땅히 비대위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어야 하는 내용이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이도영 회장은 “이번 파업찬반 투표 실시를 묻는 투표에 집행부 대다수가 참여해 반대의사를 표시했다고 하는데 제발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비대위의 이런 중요한 결정이 왜 노보에도, 코비스 게시판에도 공개되지 않은지 궁금하다”며 “‘고용안정’이 노동조합의 존재이유라면 ‘방송독립’은 KBS 노동조합의 정체성이다. 이 둘은 결코 분리될 수 없으며 이 가운데 한 가지라도 소홀하게 된다면 노동조합은 그 존재감을 잃고 조합원은 혼란과 무기력에 빠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KBS 노동조합은 같은 날 오후 비대위 지침 4호를 발령해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국회 문방위에 직권 상정한 것은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는 대다수 국민들의 요구를 깔아뭉개고 재벌과 보수 언론에 방송을 내주려는 반민주적 반공영적 폭거로 규정한다”면서 27일 낮 12시 ‘한나라당 미디어법 날치기 상정 규탄 결의대회’와 다음달 2일 오후1시 ‘미디어법 저지 전국 조합원 비상총회’ 등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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