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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노무현 폄훼했지만 문제없다?여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 반성 두고 '본심' 규정
권순택 기자 | 승인 2016.06.01 19:37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서전을 통해 “여자는 가정용, 오솔길용, 뺑뺑이용 따로 있어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과거 여성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고백하면서 이를 반성했다. 그런데 이를 두고 TV조선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반성 부분은 쏙 뺀 채 출연자의 입을 통해 이를 “노무현 대통령의 본심”으로 규정했다. 방통심의위는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가장 낮은 수위의 행정지도인 ‘의견제시’를 의결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위원장 김성묵)는 1일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2015년 12월 6일)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해당 방송에서는 진성호 전 새누리당 의원이 출연해 “노무현 대통령이 여자 이야기하면서 부인도 있지만 같이 춤출, 뺑뺑이 돌릴 여자도 필요하고 라는 등 여러 여자를 사귀어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며 “이게 제가 볼 때는 노무현 대통령의 본심일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진성호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자유로운 영혼”으로 부르기도 했다. 

2015년 12월 6일 TV조선 <정치옥타곤> 캡처

민원인은 TV조선 <정치옥타곤> 진성호 전 의원이 “사실을 왜곡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내용을 방송했다”며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4조 ‘객관성’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자서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 같은 인식이 추후 잘못됐다는 걸 깨닫고 여성관에 대해 재정립하는 계기가 있었다고 썼기 때문에 앞 부분만 발췌해 그것이 ‘본심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다. 

이날 방송심의소위에서 심의위원들은 해당 발언이 법정제재를 할 정도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에 입장을 같이 했다. 하지만 제재수위를 두고는 여야 추천 위원들 간 의견이 갈렸다. 

야당 추천 장낙인 상임위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자서전에는 더 심한 얘기도 있다”며 “(진성호 전 의원이 이야기한 대목 역시)농담을 던졌는데, 그 이야기를 듣던 청년들의 얼굴이 변해버렸다. 항의를 받고 행동사고방식에 대한 깊은 반성을 했다고 한다. 여성관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면서 아내와의 사이도 달라졌다고 쓰여 있고 그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두고 과거의 발언만을 떼어 내 ‘본심’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장낙인 상임위원은 “TV시사프로그램에서 이렇게 해버리면 앞으로 누가 과거 발언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성을 하겠냐”며 행정지도 ‘권고’ 제재를 주장했다. 

또 다른 야당 추천 윤훈열 심의위원 또한 “진성호 전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폄훼하기 위한 예로 든 것”이라면서 “공인에 대한 평가와 비판은 당연하지만 객관적 사실을 근거로 해야 한다. 책을 인용했다면 그 내용을 분명히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권고’에 동조했다. 

반면, 정부여당 추천 심의위원들은 보다 가벼운 제재를 주장했다. 하남신 심의위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직설적, 소탈, 소신, 고집 등 독특한 캐릭터를 가졌던 분”이라면서 “‘노무현의 본심’이라고 한 것은 사족일 뿐이다. 진행자도 큰 의미를 두고 한 이야기로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해 제재 수위 중 가장 낮은 ‘의견제시’를 주장했다. 

또 다른 정부여당 추천 함귀용 심의위원은 “진성호 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폄훼하려고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방송 전체를 보면 전반적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이유로 ‘문제없음’을 주장했다. 이는 ‘폄훼는 맞지만 문제는 없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는 주장이다. 함귀용 심의위원은 ‘권고로 합의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도 “이게 권고할 거리나 되느냐”며 불만을 제기했다. 방송심의소위는 논란 끝에 만장일치 ‘의견제시’로 합의했다. 

한편, 방송심의소위는 TV조선 <엄성섭, 정혜전의 뉴스를 쏘다>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의원을 “친노 운동세력의 대리인에 불과하다”, “친노의 핵심은 486운동권 NL세력”이라고 폄훼한 것에 대해 제작진에 대한 의견진술 역시 결정했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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