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DNA가 깊이 자리한 듯 보였던 팀, 2010년대 초중반 프로야구를 지배했던 팀 삼성. 올 시즌, 그런 당당함은 아직 찾기 힘들죠.

위닝시리즈를 오랜만에 만났던 지난 주말, SK와의 3연전에 조금은 살아나는 모습을, -특히 타선의 부활을- 보여줬던 삼성! 거의 1년 만에 멀티홈런을 뽑은 이승엽, 7번째 시즌 승리를 기록한 선발 윤성환, 여러 가지 균형감이 좋았던 지난 경기였습니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상 선수들의 복귀까지 기대되는 6월을 기다리며 희망이 커지는 것도 사실인데요. 더위에 강한 팀 컬러까지 더해져 분명 지금 삼성에겐 기대와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하지만, 과연 더위와 함께 사자들은 살아날까요? 더위에 강하다는 팀의 컬러, 초반에 다소 주춤하더라도 올라가는 팀의 흐름이 올여름에도 삼성과 함께할 수 있을는지, 그 가능성만 놓고 보면 아직 모르겠습니다.

새 야구장이 그리 덥지 않다는 건 어쩌면 그저 이 징크스에 대한 핑계가 될 터. 여름에 강한 삼성의 팀 컬러는 사실, 상대팀과 익숙해진 뒤 강해졌던 흐름이라 여겨지는데요. 탄탄하게 마련된 기초가 팀 컬러였던, 그 삼성의 또 다른 강점은 전력분석부터 야구에 대한 준비에 있었지만, 그 점에서 올 시즌 아쉬움이 엿보입니다.

팀 전력 자체가 약해진 점도 있지만, 상대팀들의 전력분석 능력이 높아지고 그에 비해 삼성의 변화는 그리 크지 않아 보이는 상황입니다. 분명 과거의 강점을 자랑하긴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이 삼성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더위라는 요소로 강해졌다는 건 어쩌면 매우 결과론적인 해석이 될 수 있을 텐데요. 올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이번 주에, 삼성이 과연 ‘더위 덕’을 보며 잘 싸울지 지켜보는 것도 야구의 재미를 더할 듯한 상황!

그 더위에 싸우는 삼성 라이온즈를 보고 싶었던 이번 주. 5월의 마지막과 6월의 시작 그 교차점을 삼성은 공교롭게도 더위와 상대적으로 무관한 고척돔에서 맞이합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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