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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청문회, 지배구조개선 부터”20대 국회, '부역자' 심판-근로자이사제 도입해야
권순택 기자 | 승인 2016.05.27 16:10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언론정상화’ 요구가 뜨거워지고 있다. 야3당이 공동주최한 토론회에서 MBC 출신이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를 지망한 것으로 알려진 김성수 당선인은 “9월 정기국회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언론학계에서도 “개원하자마자 곧바로 청문회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방송사 지배구조 개선 이외에 이른바 ‘부역자 심판’과 ‘근로자이사제 도입’을 통한 자율성 확보, 내부통제 강화 방안 등도 제기됐다. 

국내 언론학자들로 구성된 미디어공공성포럼은 26일 오후 6시 30분 레이첼카슨홀에서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언론과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정연우 세종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MBC에서 김재철 사장이 해임됐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며 “KBS 또한 세월호 참사 이후,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길환영 사장이 해임됐지만 방송사는 바뀌지 않았다. KBS는 특히 야당 추천 이사들이 투표한 조대현 전 사장으로 선출됐음에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없이는 그 어떤 사장이 오더라도 독립성은 담보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방송, 정치로부터의 독립…정연우 교수, “청문회 개원하자 바로”

정연우 교수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의 방향으로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안을 제시했다. 그는 △공영방송 이사의 획기적인 확대(독일의 경우 77명), △사장추천위원회 도입, △특별다수제 도입, △제작자율성 확보를 위한 노사동수 편성위원회 등을 주장했다. 

국내 언론학자들로 구성된 미디어공공성포럼은 26일 오후 6시 30분 레이첼카슨홀에서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언론과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미디어스

정연우 교수는 “공영방송 이사를 획기적으로 늘려 다양한 분야의 대표들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여야 나눠 추천하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단체들로부터 추천받아 정치 영향력을 감소시켜야 한다. 그래야 이사회가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된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될 경우, 공영방송 이사들의 보수 또한 낮아질 것이고 그만큼 자리에 대한 집착도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날 개최된 야3당이 공동주최 토론회에서는 공영방송 이사 13으로 확대와 여야 추천 6대7 구조 (특별다수제) 도입이 대안으로 제시됐었다.(▷관련기사 : 야3당, “해직언론인, 지배구조 개선 최우선”)

정연우 교수는 “시민들이 언론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게 아닌가 걱정이었다”며 “KBS와 MB뉴스를 안 보는 것이 의식 있는 양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정치권이 엉망이니 투표하지 말자는 것이 맞는 이야기인가. 그렇지 않듯 이제라도 공영방송이 얼마나 중요한지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문회가 그 출발점이라는 게 정연우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시민들이 힘을 모아 이슈파이팅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다른 의제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개원하자마자 바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오늘 신학림 대표 또한 “헌법에서 보장된 언론의 자유영역은 정부가 건들지 않겠다고 선언해야한다”고 정치로부터의 독립을 강조했다. 그는 “신문은 사기업이긴 하지만 표현의 자유 영역과 기업으로서의 영역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며 “그리고 기업으로서의 불법은 용납하면 안된다. 기업은 5년마다 세무조사 받도록 돼 있는데, 신문 또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내적 통제 강화해야…현업인 “부역자 심판”, “근로자이사제 도입” 강조

이날 토론회에는 KBS와 MBC 구성원이 참여해 내부 자율성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성재호 본부장은 “이사회를 7대6으로 구성하고 특별다수제 도입, 사추위 운영 등에 찬성한다”며 “하지만 지배구조 개선만으로는 기울어진운동장의 문제들이 해결되긴 어렵다”고 말문을 열었다. 

“KBS 7~8년 동안 쌓인 적폐들이 많다. 2008년 청와대와 감사원, 국정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이 총출동 돼 노골적으로 정연주 사장을 불법적으로 축출했다. 당시 KBS에 경찰이 투입됐었는데, 그는 1990년 4월 이후 18년만의 일로 노태우 시절로 돌아갔음을 보여줬다. 대통령캠프 특보 출신 김인규 씨를 기어코 사장으로 앉혔고, 세월호 참사 때 청와대는 ‘해경비판하지 말라’고 보도에 직접적으로 개입했다. 현 고대영 사장은 민주당 도청의혹 당시 보도 총 책임자로 조합원들이 쫓아낸 인물인데, 사장으로 왔다. 그래서 청와대와 사전 조율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지만 아무런 연락이 없다”_성재호

성재호 본부장은 “(청와대 개입 등 숱한 일들에)사장이 정점이었겠지만 그들의 세력이 잔존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면서 “부역자들에게 엄하고 냉혹한 심판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권력에 봉사하는 사장이 오면 다시 똑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MBC 이용마 해직기자는 방송사의 ‘내부 통제장치’를 강조하며 서울시가 도입하겠다고 밝힌 ‘근로자이사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용마 해직기자는 “공공기관은 우선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며 “그래야 임원진들이 무슨 일들을 하고 있는지 감시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의 ‘MBC녹취록’ 파문이 일었다”며 “일베 성향의 매체 편집국장을 상대로 ‘노조를 공격해달라’고 부탁하는 웃기는 일을 했는데, 궁금한 것은 ‘과연 이걸 혼자 할 수 있는 사안인가’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원회의를 통해 많은 것들이 논의됐을 거라 짐작된다. 그 자리에 노동자 대표가 들어간다면 그런 논의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영방송의 진짜 위기는 영향력 없음”…국민의 삶에 밀착해야

언론노조 김동원 정책국장은 “최근 언론노조가 실시한 설문조사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나타냈다”며 “TV는 정보를 얻는 데에는 여전히 유용하지만 표심을 바꾸는 등의 행위에 있어서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선 투표행위에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은 매체’ 1위는 TV로 35.3%를 기록했다. 반면, ‘KBS와 MBC의 보도가 4·13총선에서 지지후보와 정당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쳤느냐’는 물음에서 65.8% 응답자들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답했다. 결국, 공영방송 시청자들은 이미 진영논리로 굳어져 고정된 이들에게만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 진짜 위기라는 설명이다. 

김동원 정책국장은 “앞서 시민들이 참여하는 이사회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중요한 건 ‘시민들의 과연 KBS와 MBC의 이사를 하고 싶어할까’이다”라면서 “방송이 그동안 가계부채와 실업률, 학자금 대출이자 등 다양한 의제들에 있어서 시민들의 삶을 주목해 왔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제는 시청자와 시민의 관점에서 공영방송의 역할을 이야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또한 “사망한 공영방송을 그냥 부활시킬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대안적인 틀로 환골탈태 만들 것인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현재의 논의는 이사회 수  및 추천 몫 변경, 특별다수제, 뉴스생산 관행 개선 등 복원시키는 데에만 목표가 맞춰져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 또한 중요하지만 대안적인 체제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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