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선수들의 승부조작 파문. 지난해 경남 FC의 심판 매수 수사와 이에 따른 승점삭감으로 맞이한 시즌, 이어지는 어수선함은 결국 더 큰 재앙을 예고하더니 충격적 결말에 이릅니다.

K리그를 대표하는 클럽 ‘전북 현대’, 심판 매수란 오명과 이 팀이 엮인 것부터가 최악이라 할 텐데요.

전북 현대 경기 장면.[연합뉴스 자료사진]

K리그에서 새로운 전통을 만들던 팀, 역사에 남을 여러 흔적들 사이에서 우리 리그를 대표하고 경쟁력을 더해주던 클럽인 전북 현대의 현재 상황은 끔찍합니다. 여러 가지 정황은 좀 더 두고 봐야겠습니다만, 앞으로 상당 기간 이어질 파문이라 할 텐데요.

구단 측의 첫 대응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습니다. 구단의 공식 발표는 사과보다 핑계에 가까워 보입니다. 한 개인의 행동이라는 점을 우선시하며 구단으로서도 최선의 조치를 하겠다, 정도의 입장은 사과라기보다 발을 빼는 모습입니다. ‘개인’을 앞세운 공식 입장에선 어떤 움직임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프로축구 전북현대 레오나르도가 24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호주 멜버른과 16강전에서 첫 골을 넣고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물론 멜버른전을 앞두고 터진 이런 어수선함이 스스로는 억울하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지금의 상황은 한 개인의 문제, 혹은 한 클럽에 대한 처벌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K리그의 최대 위기로 과거 선수들의 승부조작만큼 큰 문제일 수 있죠.

문제 상황의 심각성을 생각해 볼 때 전북 현대의 첫 대응은 부족함이 느껴지고 아쉬움이 남습니다. 리그에서도, 전북 현대로서도 훨씬 더 정교하고 고급스러운 대응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상황에 대한 핑계 수준의 답변이 아쉬운 이유, 앞으로의 위기가 더 크고 묵직할 수 있음을 모두가 인지해야 할 순간입니다. 위기입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