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한국시장에 진출한 세계 최대 OTT(Over The Top)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수도권 최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ulti System Operator)인 딜라이브(구 씨앤앰, 대표이사 전용주)와 손을 잡았다. 23일 딜라이브는 “국내 유료방송사업자 최초로 넷플릭스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한국에 진출하면서 이동통신사의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을 통해 가입자를 쉽게 확보하려는 전략인 ‘플랫폼 인 플랫폼’을 통해 진입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통사들과의 수익배분 문제로 협상은 결국 결렬됐다. 이후 넷플릭스는 독자행보를 걸어왔다. 이번 딜라이브와 협업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넷플릭스는 딜라이브 가입자를 상대로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고, 딜라이브 입장에서는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통해 가입자 이탈을 막으며 추가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넷플릭스(위)와 딜라이브(아래)

딜라이브는 오는 6월부터 넷플릭스 서비스를 시작한다. 딜라이브는 “첫 단계로 신규 셋톱박스를 출시해 가입자들이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다큐멘터리,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양질의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신규 셋톱박스를 설치해야 한다. 딜라이브가 개발 중인 프리미엄 UHD 셋톱박스에는 넷플릭스를 기본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넷플릭스는 1만2천원짜리 스탠다드 상품부터 복수의 계정을 제공한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하나는 스마트폰으로, 다른 하나는 거실TV로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9500원짜리 상품 가입자도 거실TV로 넷플릭스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1만4500원의 프리미엄 상품의 경우, UHD 콘텐츠까지 지원하는데 향후 딜라이브가 UHD셋톱을 내놓으면 딜라이브와 넷플릭스 동시 가입자는 거실TV로 넷플릭스의 UHD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이번 계약은 전용주 사장이 직접 뛴 것으로 알려졌다. 홍명호 홍보팀장은 “전용주 대표가 지난해 말부터 넷플릭스와 협의를 진행해 왔다”고 전했다. 특히 딜라이브는 연예매니지먼트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고,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이기도 한데, 이번 계약을 계기로 넷플릭스와 콘텐츠 제작사업도 협의할 계획이다. 딜라이브는 “자회사인 IHQ가 진행하는 콘텐츠 제작사업과의 협력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의 한국 가입자 수와 매출액 등은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미래창조과학부 디지털방송정책과와 뉴미디어정책과 관계자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현황 파악을 위해 법률대리인인 김앤장과 연락을 취했으나, 당사자인 넷플릭스와는 연락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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