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와 복스미디어는 지금 전 세계 언론사가 가장 질투하는 곳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아마존 창업주인 제프 베조스가 2013년 인수한 뒤 디지털 혁신을 시도하며 급성장하면서 ‘신문의 위기’라는 말을 무색케 했다. 복스미디어는 언론-독자 커뮤니티로 시작해 현재 ‘The Verge’ 같은 전문지 8개를 운영하는 세계 최대 인터넷언론으로 성장했다.

디지털 혁신과 특유의 커뮤니티 문화로 고속성장 중인 두 언론이 한국을 찾았다. 워싱턴포스트의 제품·디자인 디렉터인 조이 마버거, 복스미디어의 제품 디자인 수석 디렉터인 라이언 간츠는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 강연자로 나서 그들의 성공 비법과 새로운 시도들을 소개했다.

▲조이 마버거 <워싱턴포스트> 제품·디자인 디렉터는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서 워싱턴포스트의 핵심가치와 시도에 대해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세면대 위에 있는 거울에 그날의 날씨와 주요뉴스를 띄우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사진=미디어스)

핵심은 “용감한 저널리즘”, “각각의 플랫폼에 최적이며 최대한 단순한 콘텐츠” “커뮤니티와 블로그에 기반한 소통”으로 요약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 조이 마버거 디렉터는 “베조스가 말한대로 워싱턴포스트는 반항적인 기질이 있다”며 “‘무모하리만큼 용감한 기질’(Badassness)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경찰의 총기 사용으로 사망자가 나온 사건 990건을 분석해 흑인 피살자가 압도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고, 이슬람국가를 심층해부해 올해 두 가지 부문에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조이 마버거 디렉터는 “퓰리처상을 받으면서 언론의 역할이 왜 중요한지에 다시 느꼈다”며 “워싱턴포스트의 저널리즘은 성장하고 있다. 기자들의 능력과 역량이 중요해졌다. 그래야 독자들이 원하는 내용, 독자들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compelling) 아이디어를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이 마버거 <워싱턴포스트> 제품·디자인 디렉터 (사진=서울디지털포럼)

복스미디어의 라이언 간츠 디렉터는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정체성(identity)를 흐리지 않으며 커뮤니티와 소통하는 것”을 성공비결로 꼽았다. 그는 “프로야구 구단별 커뮤니티에서 시작했고, 여기에 전문가가 참여했다. 이 사이트들은 하나의 모임 장소였다. 기자와 독자, 전문가가 팬으로 모여 이야기하고 서로를 북돋아줬다. 그래서 다른 분야로 확장했지만 독특한 정체성을 흐리지 않았다. 복스미디어는 이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성장했고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스는 현재 8개의 미디어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복스에 따르면, 매월 1억7천만명의 이용자가 이 언론사를 찾는다. 분야도 분명하다. ‘vox.com’은 뉴스와 시사, ‘The Verge’는 테크놀로지와 과학, ‘SB Nation’은 스포츠 팬 커뮤니티, ‘Eater’는 음식, ‘Polygon’은 게임, ‘Racked’은 패션, ‘Curbed’는 부동산과 인테리어, ‘Recode’는 비즈니스를 다룬다. 이 매체들의 공통점은 독자와 소통과 커뮤니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라이언 간츠 <복스미디어> 제품 디자인 수석 디렉터 (사진=서울디지털포럼)

저널리즘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커뮤니티로 기반으로 성장 중인 두 언론은 새로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내부에서 사물인터넷, 스마트홈, 자율주행자동차에서 이용자 맞춤형 뉴스를 제공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메시징 애플리케이션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뉴스 챗봇(chat bot)을 선보였는데 이를 더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복스미디어는 하나의 콘텐츠를 플랫폼에 따라 다르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독자들이 웹, 페이스북, 스냅챗 등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하는 만큼 같은 스토리라도 플랫폼과 독자의 특성에 맞춰 다르게 만드는 것이다. 복스미디어는 인터뷰를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콘텐츠로 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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