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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해직사태 막는 특별법 필요”언론시민사회, ‘해직언론인 원상회복 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
김수정 기자 | 승인 2016.05.17 14:25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위원장 김종철, 이하 동아투위)를 비롯한 13개 언론단체는 17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 차원에서 벌어지는 부당 해직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해직언론인 원상회복 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동아투위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최종심에서 원고 13명에게 승소 판결을 내렸다. 동아투위가 결성된 지 41년 만에, 마침내 ‘박정희 정권의 강압에 동아일보 경영진이 굴복해 언론인들이 대량 해직사태를 겪었다’는 사실이 법원으로부터 인정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 판결에는 한계도 많았다. 당초 103명이었던 원고 중 재판부가 인정한 원고가 13명에 불과하고, 해직의 부당함을 인정하면서도 41년의 세월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단 1000만원만 배상 판결을 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어떤 근거로 103명 중 13명만을 ‘원고’로 인정했을까. 노무현 정부 당시 만들어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법에 따라, 과거사위에 진상규명 요청을 한 50명만을 원고로 인정했다. 50명 중 민주화운동에 관한 명예회복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생활지원금을 수령한 36명 역시 보상 당사자가 되지 못했다. 그래서 14명이 원고가 되었는데, 성유보 전 동아투위 위원장은 2014년 별세해 원고에서 제외됐다.

재판부가 보상금액으로 제시한 1000만원도 41년 간 해직기자로 살면서 겪은 여러 불이익과 힘듦과 비교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동아투위는 1인 당 1억원으로 손해배상 금액을 정했으나, 두 번의 판결에서 ‘불법행위 인정하나 손해배상 청구시효 지남’이라는 결과가 나와 청구액을 1000만원으로 줄였다. 재판부는 파기환송심에서 “국가가 위자할 배상액은 다른 원고들이 받은 생활지원금과 같은 5000만원이 적당하지만 원고들 청구가 1000만원이므로 그대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재판부조차 1000만원이라는 손해배상금이 적다는 것을 인지했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여러 언론에서 (이번 판결) 기사를 다뤄주신 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하는데 우여곡절 많은 이 판결에는 미묘한 지점이 많다”면서 “박근혜 정권에 완전히 종속된 대법원장과 고위 판사들 밑에서는 정당한 판결을 기대할 수 없고, 그마저도 (판결에서 승소한) 13명만 법에 호소할 수 있다. 결국 특별법 제정만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위원장 김종철, 이하 동아투위)를 비롯한 13개 언론단체는 17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 차원에서 벌어지는 부당 해직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해직언론인 원상회복 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오른쪽에서 3번째)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언론노보 이기범 기자)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다행히 열 세 분에 대해 국가의 강압에 굴복한 (동아일보) 경영진들이 부당해직했다는 판결이 나왔고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선배님들이 살아오시면서 겪었을 고통, 대한민국 언론 자유를 위해 헌신하신 것을 생각하더라도 전향적인 조치들이 이뤄져야 한다. 동아일보 경영진 역시 국가권력에 의해 굴복한 것이라 하더라도 (해직사태에 대한) 책임을 당연히 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이섭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는 “오늘날 우리 언론이 왜 이 지경이 됐느냐 하는 것은, 언론의 원죄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MBC, YTN 젊은 후배들이 복직 판결을 받고도 실제적으로 언론에 근무하지 못하는 환경은 동아투위 선배들 투쟁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점에서 기인했다”고 지적했다. 이완기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역시 “현 정권과 언론도 과거가 청산되지 못한 역사 때문에 버티고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특별법 제정 촉구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국가가 자행한 짓에 대해 명백하게 국가 책임을 묻는 특별법 제정 운동에 돌입하겠다. 사과와 진상규명, 배상, 명예회복과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고 있다. 그러나 이 고개를 넘어 원죄자인 국가 책임을 풀어내지 못하면 어느 고리도 풀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성남 새언론포럼 회장은 “한 마디로 사법부의 게리맨더링 판결이라고 본다. 본인들에게 유리한 것은 집어넣고, 실질적으로 정리하고 보상해야 할 부분은 뺀 이상한 판결”이라며 “특별법에는 동아일보사로부터의 복직을 비롯한 명예회복 조치, 구체적인 배·보상과 관련된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언론시민단체들은 특별법 제정 촉구 추진위(가칭)라는 조직을 결성해 향후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수정 기자  girlspeac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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