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가운데, 청와대와 관련한 보도에서 비판적 잣대를 들이댄 리포트는 단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본부장 윤창현)는 17일 노보를 통해 <‘그나마’ 보도 SBS…‘그나마’도 못하는 ‘그 곳’> 공방위 리포트를 발표했다. SBS본부에서 지난 1월 1일부터 5월초까지 청와대 발 소식 관련 리포트를 분석한 결과 “비판적 시각이 담긴 리포트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게 주요 골자다. SBS본부는 모니터 기간 △한-일 위안부 협상과 개성공단 폐쇄, △노동관련 법 개정 추진, △대통령의 총선 개입 논란 등 “한국사회를 뒤흔든 이슈들이 줄을 이었지만, SBS뉴스는 평가조차 민망한 수준의 청와대 스피커 노릇에 충실했다”며 “대부분의 이슈마다 비판적 접근은커녕 야당과 이해관계 세력의 반론조차 담지 않은 일방적 전달이었다”고 총평했다.

5월 2일 SBS '8뉴스' 리포트 중

SBS본부는 ‘청와대 스피커 노릇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함에 있어서 대표적 사례로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방문 성과보도를 꼽았다. 대부분의 언론매체들이 법적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 체결을 비판 없이 성과로 보도했는데, SBS 또한 다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SBS <8뉴스>는 2일 <42조 규모 수주 발판…“교역·투자 복원 협력”> 리포트(▷링크)를 배치하고 “청와대는 역대 최대 경제 외교성과가 창출됐다고 평가했다. 청와대는 또, 일부 분야에서 2단계 사업까지 수주하면 10조 원의 경제성과가 더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3일<중소·중견기업 6,100억 체결…역대 최대 성과> 리포트(▷링크)에도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중소·중견 기업들은 6천114억 원 규모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해외에서 개최된 역대 상담회 가운데 최대 성과”라고 추켜세웠다.

SBS본부는 “MOU(양해각서)의 한계를 지적하는 뉴스를 한 꼭지 배치했으나, 이마저도 MOU가 성과를 맺으려면 수출입은행의 금융 지원이 필수라고 독려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한-이란, 양국 간 체결된 형태가 양해각서라는 점에서 이란 언론들의 보도 또한 눈여겨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 바 있다. SBS본부 또한 “이런 현지 언론은 ‘한국이 이란에 25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며 한국 언론과는 정반대로 한국의 경제성과가 아닌 이란의 투자유치로 거론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해도 투자가 부실해지거나 이런 제재 리스크가 재현될 경우, 그 부담은 이란이 아닌 한국 국민의 혈세가 투입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수출입은행 금융 지원 문제점 또한 뉴스에 충실히 담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SBS본부는 노보를 통해 “지난 총선기간에도 우리 뉴스는 청와대에 대해선 단 한 번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를 방문하면서 ‘선거개입’ 논란이 컸던 당시 보수성향의 <조선일보>마저도 <청와대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해도 되나> 사설을 통해 지적한 사항을 단지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방문은 6개월만으로 하루에 네 가지 외부 일정을 소화한 것은 이례적”이라고만 전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SBS본부는 “MB정권을 포함해 8년 동안 정권에 대한 무비판 대가는 민생파탄과 민주주의 후퇴 그리고 권력의 비호 속에 불공정 방송을 일삼는 종편의 고속 성장뿐”이라며 “이들 하나 같이 SBS의 물적, 질적 토대를 위협하는 요인들이다. 청와대를 성역화하며 비판적 접근을 포기하는 것을 결과적으로 SBS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방치하거나 부추기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SBS본부는 ‘청와대 눈치보기 리포트’와 관련해 “갈수록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미디어 시장에서 스스로 생존을 포기하겠다 것”이라며 “우리의 생존과 미래는 권력이 아니라 시민과 시장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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