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가 클리블랜드와 원정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으로 다시 존재감을 드러냈다. 몸에 맞는 볼 후 3경기 동안 침묵하던 박병호는 엄청난 힘으로 짧은 슬럼프를 너끈하게 이겨냈다. 첫 타석과 두 번째 타석에서 클리블랜드 선발 톰린을 상대로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연타석 홈런을 만들어냈다.

박병호 연타석 홈런과 9회 2사 1, 3루 삼진, 미네소타 연패 끊지 못했다

지난 세 경기에서 침묵으로 일관하던 박병호가 하루 쉬고 난 후 되살아났다. 클리블랜드와 대결에 나선 미네소타는 승리가 절박했다. 하지만 마운드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미네소타로서는 연패를 끊는 일이 쉽지 않다.

오늘 경기 초반은 미네소타의 중심 타선이 홈런을 쳐내며 승기를 잡아갔다. 1회 3번 타선에 나선 사노가 시원한 홈런으로 포문을 연 미네소타는 2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선 박병호가 솔로 홈런으로 11타석 무안타의 부진을 씻어냈다. 139m가 넘는 거대한 포라는 점에서 박뱅이 돌아왔음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문제는 마운드였다.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미네소타의 선발 놀라스코는 고메스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실투 하나가 결국 미네소타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LA 에인젤스가 몰락한 이유도 마운드의 무더기 부상으로 인한 부진의 결과였듯, 미네소타의 부진 역시 마운드의 문제였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 2회초 솔로 홈런을 날린 뒤 팀 동료 오스왈도 아르시아(왼쪽)의 축하를 받고 있다. 박병호는 이날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연타석 홈런을 쏘아올렸다. (클리블랜드 AP=연합뉴스)

2-2 동점 상황에서 다시 박병호가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플루프의 3루 땅볼을 유리베가 실책을 하며 살려준 후 박병호는 다시 한 번 톰린을 상대로 홈런을 만들어냈다. 전 타석에서 빠른 공을 홈런으로 만든 박병호는 이번에는 커트성 공을 노려 투런 홈런을 만들며 다시 달아나기 시작했다.

박병호는 톰린을 상대로 통산 3개의 홈런을 만들어낼 정도로 천적이 되어버렸다. 세 개의 홈런 모두가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는 점에서 박병호에게 톰린은 특별한 존재로 다가왔을 듯하다. 박병호의 연타석 홈런으로 승기를 잡은 미네소타이지만, 다시 한 번 마운드가 무너지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박병호의 연타석 홈런으로 이대호, 강정호가 함께 이 기록을 작성하게 되었다.

놀라스코를 상대로 키프니스가 다시 솔로 홈런을 치며 불안한 리드는 지속되었다. 6회 세 번째 타석에 나선 박병호의 타구는 아쉬웠다. 약간의 아쉬움이 세 타석 연속 홈런 기록을 막고 말았기 때문이다. 펜스 앞에서 잡힌 타구로 인해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지만 홈런 두 방으로 3점을 올린 박병호의 오늘 활약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보였다.

8회 누네즈의 홈런으로 5-4로 앞선 상황에서 박병호의 타석은 아쉬웠다. 사노가 안타를 치고 플루프가 볼넷을 얻어나가며 무사 1, 2루 상황에서 박병호가 나서게 되었다. 안타 하나면 추가점을 뽑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박병호는 몸 쪽으로 오는 공을 툭 건드려 번트와 같은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주자들을 1사 2, 3루로 만들어주기는 했지만 오늘 미네소타 하위 타선들이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 결과는 아쉽기만 했다. 결과적으로 1사 2, 3루 상황에서 추가점을 뽑지 못하고 바로 말 공격에서 3실점으로 하며 경기를 내주었기 때문이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 3회에서 2점 홈런을 터뜨린 뒤 더그아웃에서 팀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박병호는 이날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연타석 홈런을 쏘아올렸다. (클리블랜드 AP=연합뉴스)

9회 마지막 타석에 나선 박병호는 다시 아쉬움을 곱씹어야만 했다. 5-7 상황에서 미네소타는 누네즈의 적시타로 인해 1점차까지 추격할 수 있었다. 이 상황에서 극적으로 박병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2사 1, 3루 상황에서 안타하나면 동점이 되고, 큰 것 하나면 경기를 끝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헛스윙 삼진을 당하기 직전 브레이킹 볼을 때렸지만 좌측 라인을 벗어나는 타구는 아쉬웠다.

중견수 방향으로 쳐냈다면 적시타가 될 수도 있었지만 조금 빠른 스윙은 파울로 만들어냈고, 이후 바깥쪽 직구 승부에 헛스윙으로 물러나며 미네소타는 연패를 끊어내지 못했다. 박병호에게 좋은 기회들이 많이 왔지만 살리지 못한 것은 아쉽다. 이런 상황에서 승부를 내줄 수 있다면 진정한 최고 타자가 될 수 있었을 테니 말이다.

박병호가 9회 동점과 역전이 가능한 상황에서 해결을 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더욱 아쉬움을 크게 하는 이유는 그만큼 그에 대한 믿음이 커졌다는 의미이다. 승부욕이 누구보다 뛰어난 박병호라는 점에서 이런 기회를 다시는 놓치지 않을 것이라 본다.

침묵을 깨는 두 개의 큰 홈런을 쳐내며 팀 내 최다 홈런(9개)과 최대 타점(15)을 기록한 박병호이지만 웃을 수는 없었다. 팀 연패를 끊어내야 할 막중한 임무를 이제는 박병호가 짊어져야만 할 정도로 그의 위상은 너무나 커졌기 때문이다. 비록 오늘 경기에서 연패를 끊어내지는 못했지만 다음 경기에서는 충분히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연패를 끊고 연승을 이어갈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 부진을 곧바로 만회하는 박병호의 능력은 이번에도 발휘될 테니 말이다.

야구와 축구, 그리고 격투기를 오가며 스포츠 본연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아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전반에 관한 이미 있는 분석보다는 그 내면에 드러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포츠에 관한 색다른 시선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http://sportory.tistory.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