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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겠다”…갑자기 도망가는 판촉원[기자수첩] MBC뉴스에 비친 조선·중앙, 희극과도 같은 현실
곽상아 기자 | 승인 2009.02.12 16:33

MBC <뉴스데스크>는 11일 조선일보, 중앙일보가 돈으로 독자를 유혹하는 현장을 포착했다. 이 리포트의 백미는 “돈을 줄 테니 신문 좀 봐달라”고 통사정(?) 하던 판촉원이 취재기자임을 밝히자 갑자기 도망가는 장면이다.

   
   
아파트 입구마다 신문 판촉을 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들중 십중 팔구는 조중동을 권유한다.

“조선일보 하나 보실래요? 돈인데요, 신문봐주시면 드리는 거예요.”
“봐주세요. 8개월동안 무료로 넣고요. 5만원 드리고 1년만 봐주시면 돼요.”

현금을 들고 시민들을 유혹하던 판촉원은 MBC 취재기자가 다가가자, 기자인 줄 모르고 똑같이 권유한다.

“본사에서 상품권을 주면 저희가 깡(할인)을 해갖고 현찰로 바꿔서 드리는 거예요.”

기자가 자신의 신분을 밝히자 판촉원은 갑자기 발뺌한다.

“불법인 거 알고 계세요?”(기자)

“아가씨 만난 적도 없어요.”

“조선일보 직원이시라면서요?”(기자)

판촉원은 다급했던지 화단을 냅다 가로질러 코트자락을 휘날리며 도망간다. “아니라니까요”를 외치며.

중앙일보도 마찬가지다. “어머니, 돈 드리잖아요. 거저 보시는 거잖아요. 9월달까지 그냥 넣어드리고.” “중앙일보, 젊은 분들은 중앙이 낫죠. 중앙일보 보고 계세요? 신청하시는 분들한테 드리는 거예요.”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MBC 기자의 질문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본사는 “지국 차원의 일”이라며 발뺌한다. 하긴, 곧이곧대로 대답하는 게 더 이상하겠다.

사실 이건 새로운 사실이라곤 할 수 없다. 보수신문들의 신문 구독 권유에 10만원 상당의 현금까지 등장한 게 작년이니 말이다.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일임에도 신문 불법 경품 근절에 별다른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은 공정거래위원회 덕분에 (신문 불법 경품은) 이제 ‘누구나 다 아는 비밀’이 돼버렸으니까. 그럼에도 지상파 방송의 간판 뉴스프로그램이 자칭 ‘대한민국 1등신문’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점은 신선했다.

신문사의 실명을 공개한 점에서 일부 네티즌들은 “공격성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촛불 국면, 한나라당 방송법 국면에서 ‘조중동 VS MBC’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보수신문들은 한나라당의 방송관련법을 저지하기 위한 언론노조 총파업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파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MBC노조를 겨냥해 “시청자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불법 행동” “MBC 파업은 자신들의 존재를 갉아먹는 자해행위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폄하해왔다.

하지만 돈을 써가면서까지 여론시장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려 했던 그들의 행동이야말로 자신들의 존재를 갉아먹는 자해행위가 아닐까.

이 리포트는 나만 재밌었던 것은 아니었나 보다. MBC 홈페이지에는 “‘fact’임에도 재미를 안겨주는 영상 자료 신선했다”(ID HOCUHOCU) “도망가는 거 봐. 조중동 같은 데야 원래 그렇다 쳐도 더 큰 문제는 이명박 정권 이후 백용호로 공정거래위원장이 바뀌고 나서의 공정위의 행태인 것 같네요. 감독기관마저 정권과 특정세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하는데 무슨방도가 있겠어요. 답답할 따름”(ID UJHLOVE47) 등의 반응이 올라와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보수신문들의 치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걸 보는 쾌감은 곧 씁쓸함 내지 답답함으로 바뀌었다. 구독료보다 더 큰 금액의 돈을 주며 신문 구독을 권유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경제 법칙에도 어긋난다. 그렇다면, 사회적 공기인 신문사는 부족한 금액은 어디서 채울 것인가? 때로는 현실이 더 희극인 셈이다.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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