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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정치부, 연수을 단일화 ‘파기’ 6일 동안 몰랐다MBC 정치부 차장, “이 지역을 관심 있게 본 게 아니라” 해명
권순택 기자 | 승인 2016.05.09 19:40

MBC가 4·13총선에서 인천 연수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야권연대 후보의 단일화가 파기됐다는 사실을 6일 동안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MBC 정치부 차장은 “관심 있게 본 지역구가 아니어서”라는 답변을 내놨다. 수도권 내 야권단일화가 첨예한 쟁점이었을 뿐 아니라, '진박' 민경욱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출마한 지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영방송 정치부에서 중요하지 않게 봤다는 말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대한 제재는 ‘경고’에서 ‘주의’로 한 단계 내려갔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위원장 최대권, 이하 선거방송심의위)는 9일 MBC <뉴스데스크> (4월 11일자) 선거방송 제재에 대한 재심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선거방송심의위는 지난 25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선거 이틀 전 인천 연수을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단일화’ 후보로 보도한 것에 대해 ‘경고’를 의결한 바 있다. MBC 보도과정에서 ‘단일화’가 파기돼 국민의당 한광원 후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누락한 채, 더불어민주당 윤종기 후보를 ‘단일화’ 후보로 소개한 것은 <선거방송에 관한 특별규정> 제5조(공정성) 2항과 제6조(형평성) 1항, 제8조(객관성) 1항을 중하게 위반했다는 판단이었다. 그렇지만 MBC 측은 곧바로 ‘재심’을 요청했다. 

MBC, 연수을 관심 있게 본 지역 아니어서 오보가 나갔는지 6일 뒤 알았다?

이날 의견진술차 출석한 MBC 보도국 김기현 정치부 차장은 “정치부 차원에서 깊이 반성한다”며 “고의성은 전혀 없었다. 취재여건 상 피해를 본 한광원 후보에게 즉각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을 찾다보니 시간이 지체됐던 것인데 그것이 오히려 (사태를)악화시킨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11일 방송에서 ‘오보’가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MBC 차원에서 정정하지 않은 채 선거가 치러진 것이다. MBC 김기현 정치부 차장은 “취재기자가 직접 사과를 했고 지금 해당 기자로부터 경위서를 제출받아 징계를 할 예정”이라며 “그런 사유로 참작해 재심을 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4월 11일 MBC '뉴스데스크' 리포트. 문제의 '연수을' 관련 부분은 삭제된 상태다.

그렇지만 이날 선거방송심의위에서는 오히려 MBC의 취재와 보도과정의 문제점만 드러났다. MBC 김기현 정치부 차장은 심의위원들의 질문에 “연수을에서 야권 단일화가 이뤄졌는데 직후 파기됐지만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11일 보도가 그렇게 나갔다”며 “국민의당 한광원 후보 측으로부터 12일 <뉴스데스크>가 나가기 2시간 전 항의를 받고 알았다. 저희가 대처방안을 논의하는데 원활하지 못해 즉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한광원 후보는 저희 보도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고 고의로 그렇게 한 게 아닌가 의심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MBC 김기현 정치부 차장은 ‘야권 단일화가 파기된 것을 언제 알았냐’는 김영덕 심의위원의 질의에 “한광원 후보가 이의제기를 하면서 알게 됐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파기 된 걸 보도가 나가기 전까지 몰랐다는 말이냐’는 물음에 “그렇다. MBC에서 이 지역을 관심 있게 본 게 아니라 오보가 나간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 연수을 야권단일화가 발표된 것은 7일이었고 그날 새벽 바로 ‘파기’됐다. 그렇지만 MBC 정치부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말이 된다. 그것도 관심 있는 지역구가 아니었기에 오보가 났다는 해명이다. 연수을은 ‘진박’으로 통하는 청와대 민경욱 전 홍보수석이 출마했던 지역이다. 특히, 수도권 내 야권단일화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상황에서 공영방송 MBC 정치부에서 단일화 파기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 자체로 해당 방송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해명이기도 했다. 

MBC 김기현 정치부장은 또한 ‘재발방지 대책’을 묻는 질문에 “선거 방송은 전쟁터와 같이 너무 정신없는 상황”이라며 “한광원 후보와 연락이 원활하게 안 됐다. 그러다보니 선거(날짜)를 넘겼고, 선거가 끝난 후 조치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추후)당사자 합의를 떠나 잘못된 것은 즉시 바로 잡는 선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유사사례가 발생하면 우선 조치하는 것으로 내부적 공감대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MBC 김기현 정치부 차장은 국민의당 측의 ‘MBC 보도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더불어민주당이 당선됐다면 그 선거에 보도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도 있지만 상당한 격차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기 때문에, (우리 보도가)선거에는 그렇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심의위원들, “6일간 단일화 파기 몰랐다는 게 말이 안 된다…오보는 바로 정정했어야”

그러자 심영섭 심의위원은 “6일간 (단일화 파기)사실을 몰랐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느냐”며 “취재기자가 국민의당 출입기자였다면서, 기자가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번 MBC가 진술과정에서 ‘오보는 맞지만 어쩔 수 없었다’, ‘우린 최선을 다했다’고 진술하면서 재발방지에 대한 대책 등을 이야기하지 않아 (높은)경고 조치가 나왔던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오늘 진술로 더욱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 MBC 정치부에서 6일 동안 단일화가 파기된 사실을 몰랐다는 것 아니냐”며 “진술한 내용이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했다. 

한상혁 심의위원은 “(MBC의 후속조치는)오보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후보자에 중점을 뒀다”며 “하지만 언론사가 중점을 두는 건 후보자 뿐 아니라 시청자도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보는 (방송하면서)어쩔 수 없이 발생한다. 그것에 대해 피해 당사자와는 타협을 하건 소송을 가건 그건 선거방송심의위에서 (크게)중요한 건 아니다. 문제는 시청자들에게 정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시청자에게 선거 전 팩트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바쁘다는 이유로 안한 게 중징계(경고) 결정이 나가게 된 이유”라고 꼬집었다. 

한상혁 심의위원은 또한 “MBC 측에서는 보도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안 미쳤다고 강조한다”며 “그렇지만 선거방송은 후보자들을 위해 하는 게 아니다. 0.1%가 바뀌었던 한 명이 바뀌었던 오보를 인지하는 순간 정정보도가 신속히 나갔어야 한다. 선거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는 여기서 논할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흥식 심의위원은 “MBC가 사실과 다른 내용이 보도됐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후보자와 만나 무마하려는 그런 태도가 있었다”며 “<선거방송에 관한 심의규정> 제23조(방송사고 등) 3항은 ‘방송은 선거방송의 내용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판명된 때에는 지체없이 이를 정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보가 나왔을 때 즉시 정정해야한다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MBC는 오보를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처를 하지 않았고 후보자에 대한 사과로만 무마했다는 MBC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도 그런 인식이 없다면 심의규정을 MBC 관계자들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이거나 이번 사안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쓴 소리를 던졌다. 사실상 지난 선거방송심의위에서 적용한 조항 이외에 23조를 추가해야할 상황이기도 했다. 

이병남 심의위원 역시 “MBC 입장을 들으며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선거구에 대해 중요하지 않은 지역이기 때문에 6일간 사실확인도 안했다고 했다. 취재기자가 본인의 출입처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물며 반론이 제기됐을 때에는 이를 보도해야하는데 이건 잘못된 보도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상균 심의위원은 “MBC 보도를 본 시청자들은 연수을 주민들은 한광원 후보가 사퇴한 것으로 알고 투표를 했을 것”이라며 “물론, 다른 경로를 통해 알았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뉴스데스크> 방송 두 시간 전에 이 같은 사실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정하지 못했다. 공영방송 MBC가 이렇게 망가졌는지, 안타깝다”고 개탄했다. 

한편, 이날 선거방송심의위는 MBC <뉴스데스크>의 재심 요청은 받아들여 기존 ‘경고’(벌점 2점) 조치에서 ‘주의’(벌점 1점)로 감경해줬다. 김영덕 심의위원은 “오보로 법정제재 ‘경고’까지 가는 건 중한 것 같다”며 “MBC에서 나오신 분이 심각성을 본 것 같고 재발방지대책을 차후에 제출한다고 하니 한 단계 낮추겠다”고 ‘주의’ 의견을 냈다. 한상혁 심의위원은 “재발방지대책 등을 제출한다는 조건으로 경감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박흥식 심의위원은 “추후 확실한 정정 보도 마련한다면 이번 경고가 어떻게 보면 과중하다는 판단이 있을 수도 있다”고 입장을 같이 했다. 최대권 위원장과 조해주 부위원장 또한 경감에 동조했다. 반면, 심영섭 심의위원과 이병남·김상균 심의위원은 MBC 측의 재심 요청에 대한 ‘기각’ 소수입장으로 남았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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