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가 5월 첫 홈런을 쳐냈다. 팀이 3-6으로 뒤진 상황에서 6회 터진 이 홈런 한 방은 추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더욱 어제 2타점 3루타로 지난 시즌 20승 투수였던 카이글을 끌어내리더니, 오늘 경기에서는 완벽한 홈런으로 19승 투수였던 맥허그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박병호 홈런에도 탈꼴찌 면하지 못한 미네소타, 불안한 마운드가 아쉽다

의외로 부진한 휴스턴은 미네소타와의 연전에서 지난 시즌 20승과 19승을 올린 카이글과 맥허그를 연속으로 배치했다. 이 정도면 연승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이끌겠다는 전략이었을 것이다. 물론 두 투수가 지난 시즌만큼 해주지 못한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말이다.

카이글은 제구력 난조로 무너졌다. 그리고 지난 시즌 19승을 올렸던 맥허그는 다섯 번의 경기 중 세 번을 아쉬운 투구를 보였다. 두 번의 승리를 올린 캔자스시티와 시애틀 경기에선 무실점과 2실점을 했다.

시애틀과 경기에서 5이닝 2실점을 하며 승리 투수가 된 맥허그는 미네소타와의 경기에서 첫 타자인 산타나에게 의외의 한 방을 맞으며 흔들렸다. 시즌 첫 홈런을 맥허그에게 빼앗은 산타나의 한 방으로 어제 승리에 이어 오늘 경기도 선취점을 뽑아내며 연승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었다.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 [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하지만 선두타자 홈런과 무사 1, 2루 상황에서 4, 5번 타자인 사노와 플루프가 득점을 얻어내지 못하며 이닝을 마친 것은 아쉬웠다. 더욱 부상에서 돌아와 어제 5번을 치던 박병호를 밀어내고 그 자리에 들어선 플루프는 병살로 아쉬움을 더했다.

부상 전 미네소타에서 가장 좋은 타격감을 가졌던 플루프라는 점에서 기대가 컸겠지만 복귀 후 첫 경기라는 점에서 타순 조정이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었다. 흔들리던 휴스턴의 맥허그를 공략해 좀 더 점수를 뽑아야만 했다. 결과론으로 메이저 첫 등판을 한 알렉스 메이어에게는 든든한 점수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전날 등판한 베리오스가 초반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분전한 것과 달리, 메이어는 초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진 것이 아쉬웠다. 미네소타 타선이 선발인 맥허그를 4득점으로 공략했다는 점에서 못했다고 할 수는 없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경기의 분수령은 바로 3회였다.

2회 첫 타석에 등장한 박병호는 맥허그를 상대로 풀 카운트에서 몸 쪽으로 들어온 공을 외야로 쳐내기는 했지만 먹힌 공이었다. 더는 뻗어나가지 못하며 외야 플라이로 물러난 박병호의 첫 타석은 아쉬웠다. 3회 로사리오의 안타에 이은 도우저의 내야 안타까지 이어지며 1사 1, 3루 상황에서 마우어가 2루 땅볼로 추가 득점을 올리는 데 성공은 했다.

중심 타선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1사 1, 3루 상황이라면 보다 많은 점수를 기대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것도 아쉽다. 2-0까지 앞서며 맞이한 3회였지만 메이어는 첫 타석에 나선 카스트로의 한 방이 문제였다. 펜스를 맞고 나온 공을 심판은 홈런으로 판정했다.

합의판정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이 공은 원심대로 홈런이 되었다. 관중의 손에 맞고 펜스를 때리고 들어온 공이라는 점에서 홈런이었다. 이 홈런 한 방으로 메이어는 급격하게 무너졌다. 알튜브와 스프링거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고 코레아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동점을 내줬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폭투로 역전까지 허용한 메이어는 그렇게 무너졌다.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벌인 미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방문경기에서 솔로포를 터뜨린 뒤 공의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휴스턴<美텍사스주> AP=연합뉴스)

신인의 메이저 첫 등판은 이렇게 하나의 변수가 모든 것을 망치기도 한다. 97마일이 넘는 구속에 비해 제구력이 문제라고 지적되었지만 오늘 경기에서는 나름 괜찮았다. 하지만 이런 메이어의 좋은 상황은 홈런으로 확정된 카스트로의 한 방으로 인해 급격하게 무너지며 볼넷과 폭투로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4회 상황은 더 안 좋았다. 메이어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밀론이 1사 1, 3루 상황에서 1루 송구가 보크 판정이 나며 실점을 하고 말았다. 이 상황에 스프링거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2-6까지 벌어지며 사실상 경기는 휴스턴의 것이 되었다. 롱릴리프로 나온 밀론이 보크와 홈런으로 3실점을 하며 경기의 흐름을 완벽하게 내주고 말았기 때문이다.

최근 타격감이 조금씩 살아난 미네소타는 5회 도저의 적시타로 3-6까지 따라갔다. 6회 선두 타자로 나선 사노가 2루타를 치고도 베이스 런닝에서 작은 실수로 아웃이 되면서 분위기는 다시 가라앉았다. 2사 상황에 타석에 나선 박병호는 선발 맥허그의 바깥쪽 완벽한 투구를 그대로 밀어 쳐 우측 2층 펜스를 맞추는 거대한 홈런을 때려냈다.

사노가 그대로 루상에 있었다면 1점차로 추격할 수 있는 홈런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웠다. 바깥쪽에 잘 들어간 공을 밀어서 2층까지 날리는 홈런은 박병호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밀어서 이 정도의 비거리 홈런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박병호의 타격 기술과 힘은 메이저에서도 돋보이는 수준임이 분명하다.

2점차까지 추격하기는 했지만 휴스턴의 불펜을 미네소타가 넘어설 수는 없었다. 해리스와 그레거슨으로 이어진 8, 9 완벽하게 막힌 미네소타는 탈꼴찌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며 연승도 놓치고 말았다. 선발 메이어와 롱릴리프로 나선 밀론이 제대로 휴스턴 타선을 막아내지 못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타선에서도 5번에 자리한 플루프가 병살을 포함해 단 한 번도 출루하지 못하며 공격의 흐름을 끊고 말았다. 이 상황이라면 사노와 박병호의 타순을 바꾸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출루율이 좋은 마우어 뒤에 사노가 아닌 박병호를 두는 것이 현재 시점에서는 더 효과적인 공격이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박병호는 시즌 7호 홈런을 쳐냈다. 5월 들어 득점권 타석에서 적시타를 쳐내기 시작하던 박병호는 홈런 레이스 역시 이어가며 안정적인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다. 미네소타 타자들 중 가장 강력한 한 방을 직접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박병호의 존재감은 확실하다.

박병호에게 필요한 것은 보다 많은 출루 기회다. 타순 조정을 통해 박병호가 1회부터 타석에 들어설 수 있도록 한다면 미네소타의 승리에도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음을 오늘 경기는 증명했다. 아직 메이저 경험이 적은 박병호에게는 보다 많은 타석을 통해 경험을 풍부하게 가져가는 것이 도움이 되니 말이다. 충분히 적응하고 이겨내고 있는 박병호나 미네소타를 위해서는 그의 타순 조정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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