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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화면’ 종편에 그냥은 못 준다?돈에 눈 멀어 말 바꾼 지상파… 보편적 시청권 자료화면 무료제공은 지상파 요구였다
박장준 기자 | 승인 2016.05.04 13:22

KBS가 오랜만에 방송의 공적 역할에 불을 지피는 리포트를 내놨다. KBS는 3일 <누구를 위한 보편적 시청권인가?>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2007년 유료방송의 스포츠중계권 독점을 막기 위해 제정된 보편적 시청권 제도가 제정됐으나, 지금 정부 정책이 거꾸로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3사가 보유한 올림픽과 월드컵의 주요 영상을 유료 방송인 종합편성 및 보도 채널까지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허가했기 때문”이라는 게 지상파 주장이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에 리우 올림픽 하이라이트 영상을 공짜로 줄 수 없다”는 것이다.

KBS 리포트 갈무리

‘보편적 시청권’이라는 개념부터 정리하자. 방송법에 나온 이 개념은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체육경기대회 그 밖의 주요행사 등에 관한 방송을 일반 국민이 시청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 개념이 법에 등장한 것은 2007년인데 스포츠채널 <엑스포츠>를 소유한 IB스포츠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7년 동안 아시아축구연맹이 주관하는 모든 경기의 중계권을 독점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지상파는 자신들이 국민적 관심 스포츠경기를 중계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 같은 주장은 2007년 방송법 개정에 반영됐다. 방송법 시행령은 방송사업자와 중계방송권자가 ‘국민 전체가구 수의 100분의 90 이상’을 시청가능가구로 확보하지 않은 채 올림픽과 월드컵을 중계방송하는 것을 금지한다.

KBS가 문제 삼은 방송통신위원회의 ‘보편적 시청권 관련 금지행위 세부기준’은 2011년 12월 제정됐다. 고시 제 5조는 중계방송권자가 보도 권한이 있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 등에게 자료화면을 무료로 제공하지 않는 것을 금지행위로 정하고 있다. 올림픽 중계방송권자는 종편과 보도전문채널에 개별 종목별 30초 이내에서 1일 최소 4분 이상의 자료화면을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 월드컵과 WBC, 축구 A매치의 경우 1일  최소 2분(하루 2경기 이상일 경우 1일 최소 4분 이상)이다. 고시에 따르면, 자료화면을 제공받은 방송사업자는 뉴스와 해설에 한해 이를 활용해야 한다. 

이 내용 역시 2010년 SBS가 남아공월드컵 중계권을 독점한 것을 두고 KBS와 MBC가 반발해서 이후 방통위 고시에 포함됐다. 방통위 방송기반총괄과 관계자는 4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당시 KBS와 MBC는 ‘SBS가 단독중계를 하면 우리는 스포츠보도마저 못하게 된다’고 주장했고, 그래서 고시에 ‘무료제공’이 명시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보편적 시청권이 법률로 도입된 것도 지상파의 요구였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요컨대 보편적 시청권도, 자료화면 무료제공도 모두 지상파가 자신의 주장을 법으로 관철한 것이다. 그런데 지상파가 돌연 입장을 바꿨다. KBS는 “방송권은 물론,보편적 시청권의 모든 조건을 충족한 지상파에 대한 재산권 침해라는 비판도 나온다”며 “해외방송사들도 자사가 방송권을 보유하지 않은 뉴스는 영상이 아닌 사진을 사용하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돈 때문이다. 종편과 보도전문채널에 자료화면을 팔고 싶은 게 지상파 욕심이다.

‘정부가 뉴스권을 일일이 규제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고 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나라별로 다르지만, 한국의 보편적 시청권 제도는 방송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유럽의 시청권 제도와 유사하다. 설령 돈을 내고 쓰더라도 정부가 가격을 중재하는 사례도 있다. 반면 미국 같은 경우 자료화면을 쓰려면 중계권자나 행사개최자에 돈을 주고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CNN 같은 대형방송사도 홍보용 스틸컷만으로 보도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통위가 또 다시 지상파의 요구를 받아들여 고시를 갑자기 개정한다면, 종편과 보도채널은 사진 몇장으로 올림픽 뉴스를 만들어야 한다. 시청자들은 하이라이트 영상이 있는 지상파와 이들이 영상을 공급한 포털사이트에 몰릴 것이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보편적 시청권과 자료화면 무료제공을 요구하던 지상파가 십 년도 안 돼 입장을 바꿨다. 그리고 지상파는 CJ헬로비전과 KT 같은 유료방송플랫폼에도 올림픽 특별비용을 요구할 것이다. 지상파는 지금 과거는 잊고 완벽하게 사업자가 돼 가고 있다. 이왕 비즈니스를 하려거든 화끈하게 해야 한다. 지상파에 제안한다. 차라리, 전국 6% 지상파 직접수신가구에만 송출하라. 직접수신가구를 확대하고 자신의 플랫폼을 활성화할 절호의 기회 아닌가.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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