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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TV, 방석호 가고 ‘횡령’ 김구철 오나박근혜 저서 집필 ‘진박’성향…구성원들, “한 발자국도 안 돼”
권순택 기자 | 승인 2016.05.03 20:33

가족동반 ‘호화출장’ 등 부적절한 업무추진비 사용이 논란이 돼 사퇴한 방석호 아리랑TV 사장의 후임으로 KBS에서 제작비 ‘횡령’ 해임 경력의 김구철 씨가 최종 낙점됐다. 언론노동자들이 “도둑 잡아 쫓아냈더니 소도둑 앉힌 격”이라고 반발하는 까닭이다. 아리랑TV 구성원들은 “김구철 씨는 한 발자국도 못 들어온다”면서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김구철 씨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 이하 문체부)는 3일 아리랑TV 사장으로 김구철 아리랑TV미디어 상임고문을 최종 낙점했다. 국제방송교류재단 임원추천위원회는 어제(2일) 아리랑TV 사장 공모자들의 서류심사를 통해 7명의 후보자에 대한 면접을 진행하고, 5명의 최종 후보 명단을 문체부에 넘겼다. 문체부는 하루 만에 5명의 최종 후보 중 차기 아리랑TV 사장으로 김구철 씨를 낙점했다. 아리랑TV 구성원들은 이 과정부터 석연치 않다고 지적한다. 통상 공공기관장을 뽑는 임추위는 2~3명의 최종후보자를 결정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명을 최종후보로 선정한 것은 책임 떠넘기기라는 지적이다. 사실상 사전 ‘심사’를 유명무실하게 만든 셈이다.

KBS에서 횡령으로 해직된 자가 공공기관장으로…‘진박’이니까 괜찮아?

문제는 김구철 씨가 아리랑TV 뿐 아니라 공공기관 사장으로 적절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김구철 씨는 KBS 정치부와 경제부, 국제부 등 요직을 고루 거친 ‘KBS맨’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07년 KBS 보도국 재직 시절 수백 만 원의 제작비를 횡령해 해임된 인물이다. 법원 또한 ‘해고’를 선고할 정도로 문제가 컸다. 그런 점에서 아리랑TV 내부에서는 차기 사장으로 낙점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던 게 사실이다.

KBS를 떠난 이후 행보 또한 눈여겨볼만하다. 김구철 씨는 △중앙일보 방송보도본부 부국장(2010년 10월~2011년 4월), △TV조선 보도본부 편집에디터(2011년 10월~2012년 4월), △TV조선 보도본부 편집2팀 팀장(2012년 10월~2013년 4월), △TV조선 선거방송기획단 단장(2012년 4월~2012년 12월), △아리랑TV미디어 상임고문(2015년 5월~) 거쳤다. 18대 대선에서 TV조선 등 종편들의 편향 보도는 끊임없이 비판 대상이 됐던 대목이기도 하다.

아리랑TV 차기 사장 지명자 김구철 씨가 쓴 저서 '여풍당당 박근혜'

실제 김구철 씨는 ‘진박’으로 분류된다. 2012년 7월 대선을 앞두고 <여풍당당 박근혜>(저자 김대우, 김구철/행복에너지)를 펴냈다. 해당 저서 소개를 보면 “조국은 위기다. 누군가가 새 기풍으로 나라정신을 일으켜 세워야만 할 때”라는 등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에 대한 노골적인 ‘칭송’으로 적시돼 있다. 아리랑TV 한 관계자 또한 “김구철 씨가 쓴 책과 방송 인터뷰들을 보면 기가 막히다”며 “너무 강한 친박근혜 성향도 모자라 새마을 운동을 다시 부흥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혀를 찼다.

김구철 씨가 아리랑TV미디어 상임고문으로 오는 과정도 논란이 됐던 것은 마찬가지다. 2014년 정성근 전 사장시절 김구철 씨가 방송본부장에 거론됐지만 구성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아리랑TV 한 관계자는 <미디어스>와의 전화연결에서 “인사위원회가 개최됐는데 KBS 재직당시 ‘횡령’ 문제가 논란이 됐다”며 “당시 회사 차원에서 정식으로 KBS 측에 신원 조회까지 했었다. 돌아온 답변은 ‘공금횡령 비리로 해임된 게 맞다’는 거였기에 정성근 전 사장도 차마 밀어붙일 수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김구철 씨는 ‘호화출장’으로 해임된 방석호 사장 시절에 아리랑TV 요직에 앉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2015년 3월 김구철 씨는 뉴스센터장 공개채용에 도전했지만 무산됐다. 그러자 방석호 전 사장은 지난해 5월 아리랑TV미디어 상임고문으로 기습적으로 임명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규정에도 없는 ‘상임고문’직을 맡겼던 것이다. 그 후, 김구철 씨는 그해 11월 다시 아리랑TV 본사 뉴스센터장 채용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팀장직에도 자격미달인데 사장?…도둑 잡아 쫓아냈더니 소도둑 앉힌 격”

2015년 2월 2일 오전11시 언론노조가 <아리랑 방석호 퇴진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미디어스

전국언론노동조합 아리랑TV지부 김훈 지부장은 김구철 사장 낙점자와 관련해 “방석호 전 사장과 같은 부류의 인물”이라며 “방석호 전 사장이 해임된 것은 도덕적 해이가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물며 김구철 지명자는 공영방송 KBS에서 횡령으로 쫓겨난 사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횡령으로 쫓겨난 사람이 공기업 사장으로 온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면서 “보도센터장이면 사내에서는 ‘팀장급’이다. 횡령 등 부적절한 행보로 팀장직에도 자격미달이었던 사람이 사장으로 오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훈 지부장은 “김구철 지명자는 아리랑TV에 한 발자국도 들여놓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언론노조(위원장 김환균) 또한 같은 날 성명을 내어 “청와대는 뭐가 그리 급했는지 방석호 후임 사장으로 공영방송에서 제작비 횡령 혐의로 해임된 김구철 씨를 지명했다”며 “‘도둑 잡아 쫓아냈더니 소도둑 앉힌 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아리랑국제방송의 보직자에도 적합하지 않았던 인사가 어떻게 사장후보자로 단독 지명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임명 중단을 촉구했다.

한편, 아리랑TV지부는 4일(내일) 오전 긴급 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김구철 사장 지명자를 상대로 하는 투쟁 계획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김구철 씨는 황금연휴가 끝나는 9일 문체부로부터 아리랑TV 사장으로 임명받고 10일 첫 출근한다는 소문이 파다한 상황이다.

['아리랑TV 신임 사장 낙점' 관련 정정보도문]

본 신문은 5월 3일자 미디어뉴스면 <아리랑TV, 방석호 가고 ‘횡령’ 김구철 오나> 제목으로, 5월 3일에 문화체육관광부가 특정인을 아리랑 TV 신임 사장으로 최종 낙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사실확인 결과, 당시 문화체육관광부는 특정인을 아리랑TV 신임 사장에 최종 낙점한 사실이 없음이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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