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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 지상파 보도가 불러온 방송 공공성 공익성의 현실SBS 인수합병 집중 보도가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까닭은
안현우 기자 | 승인 2016.05.02 14:03

지상파방송사가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강조하는 것은 새삼스런 일이 못 된다. 하지만 최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 합병에 대한 지상파의 보도 태도는 따져봐야 할 문제라는 판단이다. 오히려 방송의 공공성‧공익성 문제를 되새기게 한다. 선거 보도만 그런 게 아니다.

지상파 3사는 최근 3, 4월 두 달 동안 메인 뉴스를 통해 합병에 대해 비판적인 리포트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총 30건으로, 그 중 SBS의 보도는 16건으로 타 방송사들의 보도 건수보다 많았다. 대부분 합병을 불허해야 한다는 논조로 찬성의 목소리는 거의 보이지 않는 일방적인 내용이었다. 여기에 SBS 윤세영 회장이 직접 나섰다는 얘기까지 더해졌다. 최근 윤세영 SBS 회장은 CJ 고위층에게 SK텔레콤과 추진 중인 합병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세영 회장의 합병 중단 요구가 어떤 영향력을 가질지는 알 길이 없지만 앞선 SBS의 관련 보도가 자신들의 이해와 일치한다는 점은 보다 분명해졌다. 딱 맞아 떨어진 일종의 방송의 사유화라는 판단이다. 난해한 문제가 아니다. 지상파가 공적 재화인 전파를 활용하여 자신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려는 태도에는 아무래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경쟁 이통사업자들이 이번 합병을 ‘나쁜 합병’이라고 규정하며 국민에게서 받은 통신요금을 반대 광고에 할애하는 것은 차라리 봐줄만하다.

지상파방송사가 막강한 보도 기능을 통해 정부의 방송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또한 보도를 통한 지상파의 압박을 견딜 수 있는 사업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이명박 정부 이후 지금까지 8명의 청와대 홍보수석 중에 SBS 출신이 3명이나 돼 정부정책에 대한 영향력도 한층 커졌다.

이번 SKT과 CJ헬로비전 인수 합병 반대의 주요 논거는 방송의 공공성‧공익성을 훼손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상파 방송사가 지켜야 할 공공성, 공익성과 이번 인수 합병 과정에서 호출된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은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만약 다르다면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은 조자룡의 ‘헌 칼’ 밖에 안 된다. 또한 사소한 일에만 분노하는 우리네처럼 자사 이익을 무엇보다 우선하는 지상파 방송사의 행태는 좋지 않은 뒷맛을 남긴다. 이 또한 우리네의 분노의 대상이지만 사소한 문제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4.13 총선 후 한국사회는 밀린 숙제 하듯 구조조정이라는 난제에 직면하게 됐다. 없던 문제가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니며 조선, 해운업계만의 문제도 아니다. 선거를 통한 정치적 구조조정에 이어 기업 구조조정이라는 광풍이 불어닥칠 기세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기업 구조조정은 관련 산업 종사자와 시민에게 광풍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에서 보다 경계해야 한다. 그동안의 경험이 그랬다.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세간의 평가는 일치한다. 오히려 늦었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답이 별로 없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미디어업계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2014년 말 기준 국내 유료방송 가입 가구는 주민등록세대 대비 132% 수준인 2,733만으로 관련 시장의 성장은 한계에 직면했다. 특히 케이블TV사업은 디지털 가입자 비중이 48%에 불과하고, 시장점유율은 2003년 89.9%에서 2014년 54.1%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케이블TV를 비롯한 유료방송사업자들에게도 거대한 구조조정의 쓰나미가 언제 밀어닥칠지 모르는 상황이다.

새삼 강조할 필요 없는 내용이지만 이것이 지상파방송에서 다뤄졌는지는 알 길이 없다. 제한된 시간을 사용해야하는 처지에서 보도 가치를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되지만 자사 이해에 관련된 문제에 집중하는 태도와는 사뭇 비교된다고 말할 수 있다.

조선‧해운 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사업자간 자율적인 M&A의 여력마저도 없어 수 조원의 공적자금 투입과 정부의 지원만 바라보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사태는 예견됐고 예견할 수 없는 문제란 없다. 그러나 예견과 경계는 언론의 몫이다. 자신의 이해에만 매몰되지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일 것이다.   

사족 한 가지를 붙이자면 최근 SBS미디어그룹 내에서 ‘런닝맨’이라는 운동화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운동화 업계에서 중단을 요구한다면 SBS 고위층의 기분은 좋지 않을 것이다.

안현우 기자  adsppw@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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