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여론조사 예측은 크게 빗나갔다. 이런 ‘부정확한’ 여론조사 결과가 유권자들의 투표행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은 지상파를 통해 해당 여론조사들을 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어느 때보다 ‘여론조사의 정확도’와 ‘여론조사보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김병호) 미디어연구센터는 28일 <Media Issue> ‘선거여론조사에 대한 여론조사’결과를 발표했다. 4·13총선에서 “투표했다”고 응답한 1158명을 대상으로 선거여론조사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성별·연령·정치성향에 따라 여론조사 응답률에 차이가 났다.

선거여론조사 응답률 조사(자료=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선거여론조사에 응답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남성’이 45.2%로 ‘여성’ 34.0%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대로 선거여론조사 전화를 거부한 비율은 ‘여성’이 32.8%로 ‘남성’ 25.8%보다 높았다. 연령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됐다. 연령이 높을수록 응답률이 높았다. “선거여론조사에 응답한 경험이 있었다”는 질문에 ‘60대 이상’은 53.7%가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20대는 27.1%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응답 거부률은 ‘60대 이상’이 18.5%였고 20대는 36.7%로 높았다.

보수성향이 유권자들의 여론조사 응답률도 높았다. 스스로 ‘보수’라고 자청하는 유권자는 선거여론조사 응답한 경험이 48.4%로 집계됐다. 반면, ‘중도’는 34.4%, ‘진보’는 38.2%로 드러났다. 응답 거부율 또한 ‘보수’는 23.1%로 집계됐지만 ‘중도’와 ‘진보’는 각각 33.0%, 30.4%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결국, 보수성향의 높은 연령 남성이 응답률이 높았다는 설명이다.

표심을 일찍 결정한 유권자일수록 여론조사 응답률 또한 높았다. 4·13총선에서 어느 후보에 투표할 것인지 최종 결정을 언제 내렸느냐는 물음에 ‘투표 3주전’이라는 응답이 30.7%로 나타났다. ‘투표 1~2주전’ 20.6%, ‘투표 1주일 이내’ 48.7%, ‘투표 당일’ 20.6%였다. 언론진흥재단은 이 같은 표심을 결정한 시점과 선거여론조사 응답 경험을 교차 분석한 결과, 투표 1주일 이내 표심을 결정한 유권자의 선거여론조사 응답 경험은 34.3%로 집계했다. 반면, ‘투표 1~2주전’은 45.2%, ‘투표 3주전’ 45.5%의 응답률을 보였다.

선거여론조사에 대한 신뢰도 조사(자료=언론진흥재단)

선거여론조사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정확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이 견해가 높았다. “선거여론조사는 과학적이며 정확하다”는 물음에 “아니다” 응답이 71.0%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그렇다” 29.0%에 그쳤다. 또한 “선거여론조사는 편향되지 않고 공정하다”는 질문에도 “아니다”라는 응답자는 68.5%로 “그렇다” 31.5%의 두 배를 뛰어 넘었다. 이 밖에 “정치인들은 선거여론조사 결과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는 물음에는 70.1%가 “그렇다”고 답했다. “언론은 선거여론조사 결과를 많이 보도해야 한다”는 물음에는 “그렇다”가 56.5%, “아니다”가 43.5%로 비등하게 집계됐다. 이번 총선여론조사 결과가 크게 빗나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여론조사가 투표행위에 미치는 영향(자료=언론진흥재단)

선거여론조사가 과학·정확성이 떨어지고 공정하다고 신뢰하지 않으면서도 이 같은 여론조사는 투표행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선거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또, 이번에 ‘불공정’ 여론조사 보도 논란이 컸던 지상파를 통해 접하는 경우가 많았다.

언론진흥재단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36.7%가 “자신이 투표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또, “자신이 어느 후보에 투표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선거여론조사가 도움을 줬다”는 응답도 37.8%로 집계됐다.

선거여론조사 접근 매체(자료=언론진흥재단)

한편, 응답자 중 ‘여론조사 보도에 대한 관심 여부’를 묻는 질문에 “관심 있었다”는 응답자는 70.5%로 높았다. ‘미디어별 선거여론조사 보도 이용 여부’에 응답자들은 지상파TV가 79.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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