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공방을 위해 시사저널과 전쟁하겠습니다”
“JTBC, 저희가 월요일부터 거기 집회 나갑니다”
“언론매체들은 모든 보도를 중단하십시오”

어버이연합이 일당을 주고 탈북자들을 동원해 친정부 집회를 열었다는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전경련으로부터 차명계좌를 통해 1억2000만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청와대·국정원 등 구체적인 배후가 지목되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해명은 ‘보수단체들의 기획시위’ 사건을 적극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시사저널·JTBC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는 것에 그쳤다. 이들은 전경련에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어버이연합은 22일 종로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지키는데 한 점 부끄럼 없이 활동해왔다”며 “(이번 사건으로)전경련과 어버이연합 관계자들께 죄송하다”고부터 밝혔다. 논란이 벌어진지 5일만의 일이다.

보수 민간단체인 대한민국 어버이연합의 추선희 사무총장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의동 어버이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경련의 예산지원과 청와대 개입 등의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어버이연합 추선희 총장은 ‘전경련 등 배후 의혹’ 보도와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전경련이 우리 단체를 지원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경련이 지원한 곳은 복지재단이다. 전경련도 복지재단에 보내 돈이 어버이연합 운영비로 사용될지를 몰랐을 것”이라며 “만일, 알았다면 지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원금 상당수는 어르신 복지를 위해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추선희 총장은 차명계좌를 사용한 사실은 인정했다. 이들은 “무료급식이라는 좋은 일을 하는데 ‘어버이연합’이라고 하면 박원순 서울시장으로부터 지원을 못 받을까봐 복지재단을 통해서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금융실명제 관련 법령을 위반한 것이다.

어버이연합은 ‘일당을 주고 친정부 집회에 동원시켰다’는 보도에 대해 “어르신들께 돈을 주고 집회에 동원시킨 적이 없다”며 “우리는 일당을 안 받는 단체다. 오히려 우리 회원들은 회비를 내고 활동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다만, 탈북자를 돕는데 지원금 일부가 쓰여졌다”고 말해 제기된 의혹을 일부 인정하기도 했다. 어버이연합은 세월호 유가족들을 비판하는 시위를 진행한 것에 대해 “일부 유가족들이 세월호 참사로 나라를 흔들고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버이연합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모든 책임을 ‘언론’에 돌리며 진보성향 단체들을 공격했다. 이들은 “단체를 운영하는 데에는 자금이 필요하다”며 “소위 진보단체들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편향된 언론들은 보수단체들만 공격하고 있다. 그들(진보단체)의 자금출처를 캐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어버이연합 등 말 그대로 보수단체들을 말살시키려고 하는 시사저널 그리고 그를 통해 움직이는 시민단체들은 깨끗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버이연합은 “박원순 시장이 지원하는 민노총은 깨끗한가. 대한민국 도로를 점령하는 등 이런 단체가 지원받는 35억은 괜찮고 어버이연합이 어르신들이 무료급식을 위해 돈 받는 건 잘못됐다는 것이냐”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보수단체들을 말살시키려는 것에 대해서 강력하게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JTBC 소속 기자가 질문을 하려 하자 추선희 사무총장은 “JTBC에서 금융거래 내역을 공개했는데, 그건 개인이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그것부터가 불법”이라며 “어떻게 구했는지부터 밝혀라. JTBC의 질문 자체를 받고 싶지 않다”고 발언했다. 그는 “경실련에서 수사의뢰했으니 거기(검찰) 가서 다 밝힐 것이다. 왜곡될 수 있기 때문에 질문은 거절한다”고 말하고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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