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과 결혼생활 11년 “딱 10번 했다”>

스포츠조선이 오늘자(29일) 1면에서 보도한 제목이다. 이 기사는 연예인 커플 가운데 그동안 ‘잉꼬 부부’로 소문났던 박철-옥소리 이혼 관련 소송기사를 다루고 있다. (이 기사는 시내판에서 분명 1면 기사였는데 스포츠조선 사이트 웹신문에서는 ‘다른 기사’가 1면에 배치돼 있다.)

연예인 커플들 이혼하는 게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고, ‘걔네들’ 이혼하는 거 ‘걔네들 사생활’이다. 온갖 매체들이 떠들썩하게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중계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쿨하게’ 보내줬으면 하는 바람인데 역시 이번에도 ‘바람’으로 그칠 모양이다.

스포츠조선아, 최소한의 품격은 유지하자

▲ 10월29일 오전 스포츠조선 사이트 화면캡쳐.
옥소리씨가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혼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이혼하는 데 굳이 기자회견까지 열어야 하는 것도 의문이지만, 거기에 ‘우르르’ 몰려가 취재경쟁을 하는 취재진도 조금은 웃긴다. 연예인들 이혼할 때마다 전개되는 이 같은 풍경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 지 모르겠다.

각설하고. 옥소리씨가 밝힌 이혼 사유는 크게 두 가지다. 박철씨의 경제적 무절제 그리고 비정상적인 부부관계. 보통 사람들 이혼사유와 별반 다르지 않다. 보통사람의 경우 ‘성격차이’로 통칭해서 사유를 ‘퉁 치고’ 넘어가지만 이들의 경우 구체적으로 사유를 언급하는 게 좀 다를 뿐이다. (관련해서 박철씨는 다른 주장을 전개하고 있다.)

사실 두 사람이 이혼을 하든 말든 그리고 가정 파탄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든 그건 그 사람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법정 다툼을 벌이든 아니면 주먹다짐을 하며 싸우든 그 선택도 둘의 문제다. 물론 TV에서 수년 동안 얼굴이 알려졌고 대중의 인기를 바탕으로 생활을 하는 연예인이라는 점이 이들의 생활을 ‘공적’으로 조명하는 하나의 이유는 될 수 있다.

그럼 초점을 이렇게 바꿔야 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대중의 관심을 받는 연예인들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그렇다는 말이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독자들을 우롱하지는 말자

‘연예계 잉꼬부부의 허상’ ‘왜 그들은 ‘잉꼬부부’로 지낼 수밖에 없었나’ ‘연예계 잉꼬커플과 미디어는 무슨 관계가 있는가’ ‘잉꼬커플이라는 이미지를 브라운관이나 신문지면에 인위적으로 만든 미디어, 그들의 책임은 없나’ 등등. (무리하게 저널리즘적인 영역으로 올리려다 보니 다소 억지스러운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사실 ‘다른 기사’들을 보면 옥소리씨는 ‘논란이 되는 발언’을 매우 조심스럽게 꺼냈다고 한다. 박철씨가 그만큼 이번 이혼에 있어서 책임이 있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것일 게다. 대충 맥락상 ‘이런 말까지 하기는 그렇지만 … ’ 정도 아니었을까 싶다. 그런데 스포츠조선은 맥락 생략하고 정색한 뒤 <박철과 결혼생활 11년 “딱 10번 했다”>고 ‘질러’ 버렸다. 그것도 옥소리씨 사진과 함께.

이럴 땐 솔직히 달리 충고할 방법이 없다. 알만한 ‘선수들’이 그 정도 ‘막 나갈’ 정도면 그냥 비웃어주는 수밖에 다른 방도가 없는 셈이다. “제목 뽑는 ‘거시기’ 하고는 참 …” 하고 혀를 끌끌 차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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