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언론자유’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국경 없는 기자회(Reporters sans frontières, RSF)가 20일 발표한 <2016 세계 언론자유지수>(링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80개 국가 중 70위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였던 2006년 31위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지속적으로 후퇴해 왔다. 이명박 정부 원년이었던 2008년 47위로 전년보다 8계단 떨어졌고, 2009년에는 69위로 곤두박질쳤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40위권을 유지했으나 박근혜 정부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50위, 2014년 57위, 2015년 60위였고 올해는 10계단 떨어져 70위에 머물렀다. 국경 없는 기자회가 언론자유 조사를 시작한 2002년 이래 가장 낮은 순위다.

국경 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2016 세계 언론자유지수>. 색이 어두울수록 언론자유가 보장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주황색이다. (사진=국경 없는 기자회 홈페이지 캡처)

국경 없는 기자회는 “정부와 미디어가 매우 긴장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며 “정부는 비판을 점점 더 참지 못하고, 이미 양극화되어 있는 미디어에 간섭해 언론 독립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대 징역 7년을 선고할 수 있는 명예훼손죄는 미디어 스스로 자기검열을 하게 만드는 주 원인”이라며 “어떤 형태로든 북한에 우호적인 기사나 방송 보도(를 한 언론인)을 처벌할 수 있는 국가보안법 역시 온라인 검열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전 세계 180개국을 대상으로 △언론매체의 독립성 △취재 및 보도 투명성 △자기검열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한다. 올해 언론자유지수 1위를 차지한 곳은 핀란드였다. 2위 네덜란드, 3위 노르웨이, 4위 덴마크, 5위 뉴질랜드, 6위 코스타리카, 7위 스위스, 8위 스웨덴, 9위 아일랜드, 10위 자메이카 순이었다. 미국은 41위, 일본은 72위, 중국은 176위, 북한은 179위였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