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가 일본 미쓰비시의 중국 내 광고모델 제안을 거부했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연예인이 광고를 거부한다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인데, 미쓰비시가 전범기업으로 이렇다 할 과거 반성이 없었다는 이유가 더욱 놀라게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은 송혜교 칭찬에 여념이 없다.

누리꾼들은 송혜교에게 개념배우라는 수식어를 달아주었고, 이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만 사실 조금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송혜교가 광고를 거부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때 아파트 광고는 톱스타들의 경연장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아파트 가격의 거품을 만든다는 지적을 듣고 송혜교는 더 이상 아파트 광고에 출연하지 않았다고 한다.

연예인에게 광고는 돈 이상의 무엇이 있다. 누가 어떤 광고를 하느냐가 그 연예인의 인기를 재는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또 그에 따라 자연스레 돈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인기를 얻는다는 것은 곧 광고모델이 되어 돈도 벌고, 인기도 확인하는 일이다. 그렇지만 때때로 잘못된 광고로 논란이 되고, 곤욕을 치르는 경우도 없지 않다.

▶KBS2 새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송혜교

노동부 광고모델로 나섰다가 <미생>의 장그래에 대한 배신이라는 대중의 비난을 받았던 경우도 있고, 민족의 영상 백두산을 장백산이라며 자기들 것이라고 우기는 중국 생수 광고로 한동안 시끄러웠던 일도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물론 그런 일들은 어떤 의도가 없는 부주의와 실수로 봐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송혜교는 달랐다. 미쓰비시 광고모델 제안을 받고는 서경덕 교수와 이 문제를 상의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물은 것이 아니라 미쓰비시가 전범기업이니 하지 않는 것이 맞는 것이라는 동의를 구하는 대화였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다.

실수와 부주의는 무지에 기인한다. 송혜교는 알고 있었기에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미쓰비시가 전범기업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송혜교가 그만큼 역사에 대한 관심과 신념이 투철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일제의 강제징용의 상징인 일본 우토로마을의 경우 바로 미쓰비시 중공업이 비행장 건설을 위해 조선인들을 동원한 대표적인 경우라 할 것이다. 그러니까 우토로 마을만 기억해도 미쓰비시를 알 수 있기는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송혜교가 이처럼 처신할 수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송혜교는 오래 전부터 서경덕 교수와 협력해서 중국 내 독립운동유적지에 한글 및 중국어 안내서를 제작해서 제공해왔다. 또한 네덜란드 헤이그 이준열사 기념관에는 대형 부조작품을 기증하기도 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송혜교는 더 나아가 미국 내 독립유적지와 기념관 등에도 한글 안내서를 기증해오고 있다.

송혜교 말고도 선행으로 대중을 감동시키는 연예인은 많다. 그렇지만 송혜교의 미담은 선행을 뛰어넘은 신념의 행동이라는 점에서 다르고 또 소중하다. 일관되고 지속적인 송혜교의 행보는 연예인은 물론 우리 국민 모두가 본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송혜교에게는 개념배우라는 말도 조금은 부족하다. 그에게는 신념배우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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