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이석태, 이하 특조위)의 제2차 청문회가 28~29일 양일 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이석태 위원장은 △침몰 당시 선원들이 승객구조에 대해 관심 갖지 않고, 청해진해운 지시로 선내 대기방송을 했다는 증언을 이끌어내고 △제주-진도 VTS 간 교신 녹음 기록 조작 가능성을 증명해 내고 △운항돼선 안 될 세월호가 도입, 개조되는 과정에서 항만청이나 한국선급 등 관계기관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을 알아냈다는 것을 이번 청문회의 성과로 꼽았다.

청와대가 주재하는 회의는 경쟁하듯 중계했고, 심지어 채널 하나를 할애해 이세돌-알파고의 장시간 대국을 전하기도 했던 모습과 달리 지상파 3사는 이틀 동안 메인뉴스에서 세월호 청문회를 단신으로조차 보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월호 청문회에서 드러난 사실과 의미를 묵묵하게 기록해 온 언론사도 있었다. 세월호 청문회를 아직 보지 못했거나, 관련 내용을 접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주목해야 할 뉴스 7선을 소개한다.

1. 경향신문 <세월호 승무원 “청해진해운 본사 지시 따라 ‘선내 대기’ 방송”> / 김형규 기자 (2016. 3. 28.)

세월호 참사 피해가 커진 데에는 세월호 선원들이 적절한 때에 퇴선 명령을 내리지 않은 점도 주효했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로 대표되는 ‘부적절한 대응’이 청해진해운의 지시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는 사실이 이번 청문회를 통해 확인됐다. 특조위 사전조사에서 “사고 당시 선내 방송을 한 것은 인천 청해진해운 본사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밝힌 세월호 여객영업부 직원 강혜성 씨의 발언을 발 빠르게 전한 경향신문의 보도는 빠른 시간에 확산됐다. 경향신문은 후속보도(링크)를 통해 “공개된 진술은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져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 따질 수 있는 새로운 단초를 제공했다”며 “청해진해운 경영진이 실제 이런 지시를 내렸는지, 이준석 전 세월호 선장과 간부급 선원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를 특별검사 등을 통해 추가적으로 수사하고 처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평가했다.

2.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세월호 청문회, 왜 국회에서 진행 못합니까?" / 전명선 4.16 세월호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인터뷰> (2016. 3. 28.)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는 세월호 청문회를 지켜본 유가족들을 인터뷰해 그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어떻게든 청문회가 국회에서 열리기를 요청했었고 당연히 특별조사위원회에서도 생중계를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저희 가족들하고 시민들이 간절히 원했다”며 “저희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국회하고 방송언론의 힘을 가지고 계시는 사람들이 그 부분을 승인을 안 했다고 생각되고, 그렇게 가리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할 뿐”이라는 4·16 가족협의회 전명선 위원장의 발언을 통해, 세월호 청문회가 ‘국회’에서 열리지 못했다는 한계를 짚었다. 또한 참사의 피해자이자 당사자로서 바라본 청문회를 가감 없이 이야기한 방송이었다는 의의가 있다.

3. 뉴시스 <[세월호 2차청문회]청해진, 해경·국정원에 '향응제공’> / 이혜원 기자 (2016. 3. 29.)

세월호 청문회 마지막날, 청해진해운과 정부기관 간의 유착 정황이 드러나 파장이 일었다. “세월호 시험 운항에 해경 관계자를 초청해 숙박비를 제외한 나머지 경비를 청해진 측에서 제공했냐”는 질문에 청해진해운 해무팀 부장은 “숙박비 일부는 해경이, 부족분은 청해진에서 채워줬다”고 밝혔다. 또한 인천해경 장지명 해상안전과장에게 청해진해운이 현금 20만원과 옥돔 등을 지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라고 대답했다. 뉴시스는 청해진해운 측의 증언과 “민관유착이 밝혀진 것”이라는 박종운 위원의 평가를 두루 담아 세월호를 둘러싼 향응 의혹을 신속하게 전달했다.

4. 오마이뉴스 <[고현준 만평] 외면> / 고현준 (2016. 3. 29.)

때로는 긴 글보다 한 장의 사진이나 그림이 복잡한 상황을 또렷하게 표현할 때가 있다. 카메라와 제작 실무자가 등장하지만 그 카메라는 세월호 청문회를 비치지 않는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세월호 청문회 중계는커녕 나온 내용을 메인뉴스에서 소개하지도 않았다. 주류 방송의 ‘세월호 청문회 외면’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5. 시사IN 페이스북 / 지상 중계 (2016. 3. 29.)

시사IN은 그때그때 나오는 발언을 매번 기사화하는 것보다, 페이스북을 활용한 지상 중계를 택했다. 꼼꼼히 기록한 내용들은 독자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페이스북에 차곡차곡 누적됐다. 청문회장을 숙연하게 만든, 미수습자 9명 중 단원고 조은화 학생의 어머니 이금희 씨의 발언도, 이틀간의 청문회를 마치며 청문회의 의의를 되새긴 이석태 위원장의 발언(링크)도 자세하게 실렸다.

6. 한겨레 <쏟아지는 추가 의혹, 더 밝혀야 할 세월호 진상> / 사설 (2016. 3. 30.)

한겨레는 그날 신문이 가장 ‘발언하고자’ 하는 바를 담은 사설에서 세월호 청문회를 다뤘다. 한겨레는 이번 청문회에서 △청해진해운의 ‘대기’ 지시 △청해진해운이 구조에 신경쓰지 않았다는 점 △청해진해운과 국정원의 유착관계 등이 드러났다며 “이런 정황에서 비롯되는 여러 의혹이 그동안의 수사와 재판 결과로는 다 설명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특조위가 독자적인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지지 못한 한계를 지적하며 ‘남김없는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7. 팩트TV <2차 청문회 풀영상> (2016. 3. 28 ~ 2016. 3. 29.) / 팩트TV 영상팀

‘편집되지 않은 사실’을 보고 싶은 독자에게는 팩트TV의 풀영상을 권하고 싶다. 지상파 3사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소외시켰지만, 팩트TV는 지난해 1차 청문회부터 이번 2차 청문회를 숨김없이 전달했다. 아직까지는 29일 오전 영상까지만 업로드 된 상태다.

[풀영상] 세월호특조위 2차 청문회 (28일 오전)

[풀영상] 세월호특조위 2차 청문회 (28일 오후)

[풀영상] 세월호특조위 2차 청문회 (29일 오전)

29일 팩트TV의 세월호 참사 2차 청문회 중계 장면. 세월호 인양추진단 연영진 단장이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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