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21.7.30 금 18:43
상단여백
HOME 미디어비평 탁발의 티비 읽기
‘무한도전’ 러블리 MC민지 정준하, 이것은 성공한 실패다![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6.03.20 10:28

엠씨 민지의 힙합도전기가 아쉽게도 실패로 끝났다. 그렇지만 딱히 실패라고 하기는 싫은 기분이 든다. 정준하가 실패한 것은 <쇼미더머니>라는 경연무대 예선통과지만 벌칙 하나를 수행하기 위해서 쏟은 고민과 성실함은 분명 성공적이라고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하지 않던 힙합을 한 달의 단기간에 연습해서 경연에 덜컥 합격이라도 한다면 그도 그림이 좋을 수 없는 일이다.

세상의 모든 도전을 다 한다고 하더라도 안 되는 것은 존재하는 법이다. 또한 <무한도전>이 단 한 번이라도 성공을 약속한 적이 있었던가. 도전의 가치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고 무엇보다 시도하는 것 그 자체에 있기에, 십년 동안 우리는 <무한도전>의 행보에 환호하고 또 가슴 뭉클해 왔던 것이다.

MBC <무한도전> ‘힙합의 神 MC민지’ 특집

마흔여섯 정준하에게 <쇼미더머니> 도전은 벌칙이었다. 그것은 어쩌면 힙합 경력을 갖고 있는 하하가 했더라도 거의 벌칙에 가까웠을 것이기에 더욱 혹독한 벌칙이었다. <쇼미더머니> 도전은 <무한도전> 가요제와는 또 다른 의미이다. 지난 가요제에서도 정준하의 랩 실력은 별로였다. 그렇다고 벌칙 수행을 장기 프로젝트로 할 수도 없고, 주어진 한 달이라는 단기간에 랩을 연습해서 경연에 나간다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도전 결과가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아들뻘의 어린 친구들과 경연을 한다는 것이 주는 압박감이 가장 컸을 것이다. 그것도 잘하고 자신이 있다면 몰라도, 스스로 랩을 한다는 사실이 마냥 어색하고 부담스러운 상태라면 그 압박은 남은 짐작하기 힘든 수준의 고민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MBC <무한도전> ‘힙합의 神 MC민지’ 특집

19일 방영된 <무한도전>에서도 그런 정준하의 마음고생은 여실히 드러나 보였다. 방송이니까 그 심정을 그대로 표출할 수는 없어 무던히 돌려 말하지만 이 벌칙을 준 하하가 정말 미운 표정이 역력했다. 또한 <쇼미더머니> 도전이 말도 못하게 막막하다는 심정인 표정을 자주 지었다.

그나마 지코가 와서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일일 레슨으로 랩퍼다운 닉네임도 새로 짓고, 버스를 타고 오면서 적은 가사에 대한 좋은 반응으로 그 순간만은 걱정 다 잊고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에 젖는 모습은 참 정준하다웠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 시간이 지난 후의 정준하는 또 시무룩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쇼미더머니> 경연장에 정준하가 모습을 드러냈다.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아들뻘 경쟁자(?)들 속에 섞일려니 기가 막힌 표정일 수밖에는 없었다. 나이차를 무색케 할 만큼 랩에 자신이 있는 것도 아니고, 소심한 정준하 성격에 비웃음을 사지나 않을까 무척이나 두려워하는 모습이었다.

MBC <무한도전> ‘힙합의 神 MC민지’ 특집

그렇지만 막상 경연에 들어가자마자 큰소리로 “웃지마”라며 주변과 스스로를 다잡는 포효를 한 후의 정준하는 지금까지의 모든 고민, 걱정, 두려움을 모두 떨치고 그간 자신이 준비했던 것을 그대로 쏟아냈다. 비록 1차 관문을 통과하지는 못했고 그야말로 도전 그 자체로 끝냈지만, 정준하 자신은 물론이고 그를 지켜본 시청자들에게도 서로 잘했다고 토닥여주고 싶은 뭉클함을 선사했다.

늘 그래서 <무한도전>이지만 방송을 20년 넘게 했어도 여전히 혼자서는 아무 것도 못할 것만 같은 <무한도전> 속의 정준하의 <쇼미더머니> 분투기는 단지 벌칙수행에 그치지 않는 무엇인가가 더 있어 보였다. 보통 <무한도전>은 힘든 도전을 통해 늘 감동을 주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준하 혼자서 그것을 해냈다. 바보 정준하의 승리였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탁발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개인정보책임자 : 안현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수현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안현우 02-734-9500 webmaster@mediaus.co.kr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Copyright © 2011-2021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