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은 있지만 정책은 없다.”

대선보도가 정책이나 인물 검증보다는 후보 동정 스케치, 정치공방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이 이번 대선에서도 빠지지 않고 나오고 있다.

민언련,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분석…“후보일정 스케치에 급급”

민주언론시민연합(공동대표 신태섭·김서중, 이하 민언련)은 지난 2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6월11일부터 10월22일까지 방송3사 저녁 종합뉴스를 분석한 결과, ‘정책분석 및 검증보도가 3사를 합쳐 3건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KBS가 2건, MBC가 1건이었고 SBS는 없었다.

‘정책분석 및 검증보도’란 후보들의 정책에 대해 전문가 분석이나 자체분석을 통해 구체적으로 검증한 보도를 말한다.

모니터 기간 중 방송3사의 대선관련 보도 1232건 가운데 정책관련 공방을 비롯해 간단하게라도 정책을 언급한 뉴스를 다 합치더라도 모두 67건으로 5.4%에 그쳤다.

민언련은 “정책과 관련된 내용이 한마디라도 있었으면 모두 포함시킨 것이 이 정도”라며 “이는 우리 보도가 얼마나 선거운동 일정을 따라가며 스케치하는 데 급급한지, 그들의 정책에 귀 기울이고 이를 부각시켜 정책대결로 그려내려는 노력이 얼마나 부족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KBS 공약비교 기획·MBC ‘금산분리’ 보도 등 긍정적 평가

▲ KBS <뉴스9> 10월22일 경제분야, 23일 교육분야, 24일 대북정책분야 공약비교 기획.
일부 보도의 경우 본격적인 정책검증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 특히 KBS의 경우 지난 22일부터 각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 분석하는 기획을 내보내고 있다. 22일에는 경제분야 공약을 점검했고, 23일 교육, 24일 대북정책 점검으로 마무리했다.

민언련은 “공약비교 기획보도는 큰 의미가 있지만 수박겉핥기식 보도보다는 좀 더 구체적인 사안 하나하나에 초점을 맞춰 보도를 해주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MBC의 경우 지난 19일 ‘금산분리’에 대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주장을 정리한 리포트가 돋보이는 형식으로 평가받았다. 민언련은 “앵커는 유권자에게 생경한 용어인 금산분리를 쉽게 설명해줬고, 기자는 차분하게 후보들의 주장과 그 배경을 설명했다”며 “그동안 이미지 위주의 보도에 비해 매우 참신했다”고 분석했다.

▲ 10월19일 MBC <뉴스데스크>.
SBS의 경우 지난 23일 <모처럼 정책대결>에서 각 후보들의 교육과 경제공약을 다루긴 했지만 비교분석이나 검증 보다는 후보동정 보도에 머물렀다.

민언련은 “정책분석 보도가 대부분 유력후보 위주로만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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