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K리그 클래식, 그 개막은 성대했습니다. 3만 명 이상이 찾은 전주성이나 매진을 기록한 탄천, 규모면에서도 분명한 성공을 거뒀다 할 수준인데요.

3골씩을 주고받은 포항 경기는 그 가운데 백미였습니다. 1만2천여 관중 모두가 축구의 짜릿함을 맛봤을 터.

13일 오후 전남 광양시 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2016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 수원 FC의 경기에서 전남과 수원이 0대 0 무승부를 기록하고 서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막전의 흥겨움이 가득했던 여러 구장들 사이, 1만 명을 넘은 구장들은 열기가 뜨거워 보입니다.-월드컵 구장을 쓰는 전주나 제주는 예외겠습니다만- 대부분 다른 종목에서도 1만 명 이상 동원은 쉽지 않은 우리 프로 스포츠의 현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우리 곁의 축구장들은 분명 다소 너무 큽니다.

리그의 공간 중 새로 지은 인천축구전용구장. 경기장과 관중석의 간격이 불과 1m일 정도로 관람의 수준은 높습니다만, 2만석이 넘는 규모는 사실 그리 작아 보이지 않습니다.

최대 규모로는 어제 극장경기를 펼쳤던 포항스틸야드도 2만5천명이 입장 가능합니다. 하지만 평소 기준 수용인원은 1만7천석 수준, 대부분의 축구장은 작은 곳이 더 가치가 높아 보입니다.

대구스타디움

큰 규모로는 가장 대단하다 할 대구의 대구스타디움. 이런 공간에 대해서 축구는 분명 부정적이라 할 수 있죠. 관중동원의 측면을 넘어 경기력에도 영향을 줄 정도로 작용하는 큰 축구장의 한계, 그래서일까요? 지금 새로 지어지는 축구장들은 분명 ‘작음’과 ‘가까움’을 추구합니다.

새롭게 지어지는 스포츠 공간으로 야구장과는 분명 다른 흐름이라 할 터, 작음을 추구하는 축구장의 가치를 볼 수 있었던 지난 K리그 클래식의 개막 라운드!

축구에서 추구되는 공간의 ‘작음’, 그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는 축구의 시작, 3월입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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