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편의 논란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호텔 조식에 가운만 입을 채로 갔다가 직원에게 제지를 받았고, 야외 풀장에서 네 명 모두 속옷을 벗어 흔드는 모습이 논란이 됐다. 지금껏 꽃보다 시리즈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무리수였고 없었던 논란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첫 회 이후로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시청률이 더 문제일지 모른다. 첫 회 11.77로 산뜻하게 출발했던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시청률은 계속 1% 이상씩 떨어지며 4회에는 8%까지 주저앉았다. 그러나 8%면 케이블에서는 여전히 꿈의 시청률이다. 게다가 지난 아이슬란드 편에 비하며 시청률만은 껑충 뛰어오른 셈이다.

문제는 21%의 시청률을 찍은 응팔의 주인공 넷이 모여서, 그냥 아무 것도 안 하고 빈둥대는 그림만 보여줘도 시청률이 폭발할 것 같았던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아니 <꽃보다 청춘 응팔> 편의 기대 시청률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 tvN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어쩌면 그래서 더 논란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이어가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응팔 종영 후 곧바로 이어진 탓에 다른 때보다 훨씬 더 큰 기대와 후광을 업고 시작된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편의 부진은 사실 당황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거기다가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오명까지 쓰게 됐으니 제작진이나 출연진 모두를 의기소침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보다 청춘>이니까, 응팔 쌍문동 친구들이니까 시청률은 버텨낼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하향추세라지만 아이슬란드 편에 비하면 아직까지는 상당히 높은 상태다. 게다가 논란은 때때로 시청률을 높이는 효과를 보이기도 하니 의외의 반등을 보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어쩌면 이번 주 시청률이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편의 운명을 가를 분수령이 될지 모른다.

어남류 류준열과 어남택 박보검의 개별 인기는 아직도 흔들리지 않고 있는데 왜 그들의 합동공연인 <꽃보다 청춘>은 힘을 잃어가며 또 논란의 기습에 무방비로 당하고 만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 tvN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논란이 지속되면서 대중 사이에서 제기되는 것은 제작진이 초심을 잃었다는 것이다. 분명 방송을 보면 가운 사건 때에는 이들이 호텔 예절을 몰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삼시세끼> 외에는 줄곧 해외 촬영을 해온 나영석피디 사단의 스태프라면 해외에 익숙하다. 그렇지만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이들이 식당에서 제지당할 것을 미리 알고 그것을 재미있을 거라 판단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두 번째 풀장 사건의 경우. 꽃청춘들이 속옷을 벗어던지자 화면 한쪽에서 나영석 피디가 “이거 안 된다”는 뜻으로 보이는 행동을 한 것이 보였다. 나영석 피디의 촉에 이런 것은 아니라는 감이 왔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될 것이다. 그러나 꽃청춘들의 풀장 추태는 멈추지 않았고, 누구도 제지하지 않은 채 어글리 코리안의 오명을 받게 됐다.

▲ tvN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기본적으로 나영석 피디는 출연자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박보검은 환승비행기를 놓쳐 하루 늦게 꽃청춘에 합류하는 에피소드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방임과 방기는 다르다. 박보검에게 비행기 탈 시간을 재촉하지 않은 것이 방임이라면, 호텔식당에 가운을 입은 채 가려는 것과 풀장 추태를 막지 않은 것은 방기에 가깝다.

게다가 그런 장면들을 자체적으로 거르지 않고 내보낸 것은 나영석 피디가 날카롭게 유지하던 방송의 감이 무뎌졌음을 의미한다. 그 감각을 무디게 한 것은 욕심 말고는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다.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편은 분명 응팔의 후광 때문에라도 엄청난 출발을 보였다.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가 최고였다. 그 정점에서 문제는 늘 발생한다.

나영석 피디는 이적 이후 승승장구했다. 앞으로도 나영석 피디의 예능에는 대중의 기대와 관심이 쏠릴 것이다. 그러나 이번 아프리카에서는 욕심을 제어하지 못해 스스로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조금은 냉정해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다른 말로 초심 찾기라 해도 좋을 것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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