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에게 축구의 개막은 아마 다음 주 토요일, 12일부터 시작되는 K리그 클래식의 시작이겠죠. 지지 구단의 차이에 따라 26일, K리그 챌린지 개막에 맞춰 축구가 시작하기도 할 터.

하지만 그 사이에 또 다른 축구의 시작이 있습니다. 바로 이달 29일부터 개막하는 1‧2부의 통합리그, 2군 선수들이 펼치는 R리그가 그것인데요. 중부리그인 A조는 14라운드, 남부는 15라운드로 오는 10월까지 이어집니다. 거의 대부분은 화요일 낮 경기로 치러지죠.

FC서울과 서울이랜드의 첫 라운드가 최대 관심사인 중부 8개 팀의 A조리그.

사실 우리에게 이 2군리그는 역사가 꽤 깊습니다. 월드컵의 열기가 전국에 강타하기 이전인 2000년부터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운영의 어려움과 선수확보의 곤란함, 흥행부터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더해진 가운데 승강제라는 제도가 본격적으로 자리한,-이 이유도 있다 합니다-지난 2012년 폐지됩니다.

그 이후로도 조용했던 2군들의 축구는 4년 만에 부활했는데요. 몇몇 구단들이 어린 선수들의 효율적인 활용을 이유로 꾸준하게 주장한 끝에 다시 시작한 것입니다.

2군의 부활의 가장 큰 장점은 젊은 선수들에게 주어질 수 있는 경기의 기회입니다. 23세 이하 (클래식이 그러하고, 챌린지는 22세죠) 의무출전 규정이 있는 리그를 위해서도, K리그 전체의 운영과 경기력 향상을 위해선 이 같은 R리그의 가치는 충분한데요. 외국인부터 테스트선수, 유소년 선수까지 23세 이하라는 규정만 지켜주면 누구나 가능합니다.

R리그 창설에 주도적 입장이었던 시민구단 대구FC, 남부 6개팀이 함께하는 B조입니다.

대단한 경기력이나 수준 높은 축구는 아니더라도, 순수함으로 가득한 열정과 투박한 매력이 가능한 그라운드. 아마 2군들의 R리그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되는데요. 단순하게 순순한 축구와 선수들의 내일만이 아닙니다. 선수 성장만이 유일한 미래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열악한 환경의 구단,-이를 테면 시도민구단!- 그들의 미래를 위한 투자로도 이런 기회는 소중하죠.

이것들을 한순간의 정책이 아닌 장기적 축구의 미래로 고민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이들의 성장이 우리 축구의 내일이라는 점입니다. 연맹의 일정표에도 아직 구체적 반영은 되지 못했지만, 그런 이유에서 중요한 R리그. 이달 말부터 그 많지 않은 일정이 시작됩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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