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보다 조금 일찍 다가온 축구,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의 조별예선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삼일절 낮에는 한일전, 밤에는 최근 뜨거운 중국 축구와의 만남이 있었죠.

우리나라에서 펼쳐진 한일전은 FC서울의 승리, 역전승이란 재미가 중계 보는 맛을 더했습니다. 그리고 밤에 펼쳐졌던 중국 원정, K리그 최강 전북 현대와 장쑤와의 경기도 치열했습니다. 두 경기 모두 양 팀 합계 5골씩을 본 경기였죠. 하지만 아쉽게도 경기를 이기진 못했는데요.

공격적인 영입을 보인 슈퍼리그, 그 가운데 최다액을 지출한 장쑤의 이름값, 그 높이는 분명했습니다. 남미와 유럽의 스타들은 K리그 최강에게 자신들을 증명해 보였죠. 경기력에서부터 조금은 다듬어야 할 숙제도 봤던 전북 현대의 지난밤 경기. 그리고 첫 경기에서 주춤했던 장쑤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궁금해졌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로 의미 있던 지난밤 축구는 중계방송으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ACL의 각 경기는 그 나라의 중계팀이 대부분을 책임지는 상황인데요. 중국 난징에서의 경기는 중국에서 화면을 제작 송출했을 터. 어느 정도 자국팀을 위주로 중계하는 것까지는 그래도 참을 수 있었습니다.-중계화면으로 너무 자주 장쑤의 "페르레스쿠 감독이 나온 것이 단적인 사례죠.-

하지만 득점 장면까지 놓친 건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축구 경기에서 꼭 놓치지 말아야 할 화면들 사이, 최우선이라 할 ‘득점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여주지 못한 것. 심지어 슬로우도 늦게 나왔습니다. 자국 시청자들만을 위한 중계라 해도 엄청난 실수인 이 상황은, 국제신호로 상대팀 국가까지 화면을 줘야 하는 입장에선 엄청난 ‘사고’에 해당합니다.

중국에서 제작된 그림으로 중계하던 스포츠 채널 3사도 후반 초반이 매우 어수선했습니다. 뭔가 득점 상황인 듯한 화면이 느린 그림 뒤에 이어졌지만, 점수는 쉽게 바꿀 수 없었습니다.

엄청난 자본 투입과 선수 영입으로 리그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슈퍼리그, 그 가운데 대표적인 클럽이라 할 장쑤의 경기와 그 중계방송. 전북현대의 패배도 아쉽게 남겨졌습니다만, 그 중계방송을 보며 들었던 황당함(?) 혹은 당혹감이 더 컸던 지난밤 중국 원정 경기.

자본의 투자가 리그의 수준을 바로 올리는 것이 아닌 것처럼, 중계방송 수준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바꿔 생각하면 좋은 중계가 리그의 수준이나 인기와 꼭 비례하는 것도 아니란 생각. 공격적인 중국 축구의 겨울에 여러 가능성만큼이나 아쉬움을 봤던 삼일절 ACL중계였습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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