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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박성제 파업 배후 증거 없지만 해고했다”…MBC 녹취록 파문최민희 의원, 녹취록 공개하고 백종문·안광한 사퇴 촉구
권순택 기자 | 승인 2016.01.25 11:24

“최승호하고 박성제는 증거 불충분으로 기각될 것을 예측하고 해고시켰다”

MBC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의 발언이다. 이로써 2012년 파업 당시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는 부당하게 해고했다는 것이 경영진의 입을 통해 분명해졌다. 또한 보수성향 매체 대표가 MBC에 출연을 청탁했고 그것이 받아들여졌다는 사실도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2년 170일 장기파업 와중에 자행된 대량해고 사태의 중대한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2014년 4월과 11월 MBC 현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이 외부 인사들과 회동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MBC 현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과 김재철 전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등 배임혐의 재판에서 사측 변호를 맡았다 MBC법무노무부장이 된 현 정재욱 MBC법무실장, MBC관계자 A씨와 B씨. 그리고 보수성향 매체 ‘폴리뷰’ 박한명 대표와 소속기자 C씨 등이 등장한다.

백종문, “옛날의 <PD수첩>과 다르게 생각해야 된다고 야단 쳐”

녹취록을 보면, MBC경영진들이 정권에 비판적이었던 ‘과거 MBC’의 색을 빼는데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가 드러난다. 백종문 본부장은 MBC와 관련해 “2000년 초부터 끊임없이 나라를 혼란스럽게 했다”며 “오늘날 국민들이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지게 된 많을 것을 MBC가 제공한 부분도 크다. 지금은 그런 거 전혀 못하게 다 통제를 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백종문 본부장이 언급한 MBC가 과거 나라를 혼란스럽게 한 사례는 ‘서해교전’, ‘미선이·효순이(미장갑차 사건)’, ‘BBK’, ‘광우병’ 등이다.

   
 

백종문 본부장은 “파업을 할 때만 하더라도 1600명 사원 중 회사가 쓸 수 있는 사람들은 200~300명밖에 안됐다”면서 “조직적인 정비를 올해 안에 해야 한다. 경력사원도 뽑았다. (그 과정에서)인사검증을 한답시고 지역도 보고 여러 가지를 다 봤다”고 밝혔다. '불만세력 제거'를 위해 경력직 채용을 강행했다는 걸 자인한 셈이다. MBC 경영진을 중심으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보여지는 대목이다.

녹취록에 의하면 백종문 본부장은 2014년 11월 <PD수첩>에서 ‘게이, 레즈비언, 안녕들 하십니까’ 편으로 동성애 등의 문제를 다룬 것에 대해서도 “내가 담당 국장한테 녹화하기 전에 전화해서 ‘너 그 아이템 왜 했나’ 그랬더니 ‘해도 되는 줄 알고 그랬다’고 하더라”며 “(그래서)내가 ‘<PD수첩>이 옛날의 <PD수첩>과 다르게 생각해야 된다고 야단을 쳤다”고 발언했다. 박한명 대표가 이를 비판하자, 백종문 본부장은 “반성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 (사진=MBC)

녹취록에는 이들이 MBC 프로그램 내용에 끊임없이 개입해왔다는 점이 드러나 있다. 2014년 11월 방송된 <시사매거진2580> ‘끝나지 않은 2000일의 비극’ 편에 대해 MBC 정재욱 법무실장은 “이 자식들 봐라, 15분 꼭지로 쌍차문제를 다루는 거야, 이게 뭐지? 왜 이렇게까지 다루지? 내가 진짜 가만 안 둘 거거든”이라고 말했다. 백종문 본부장은 “내가 있었으면 안 뚫렸지”라고 맞장구쳤다.

박한명 대표가 “(MBC)예능이 국민을 좌파, 좌경화하는데 일등공신”이라면서 MBC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등을 문제삼자 백종문 본부장이 “(예능PD와 작가가)의도하고 있는 거지, 회사가 손을 못 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끊임없이 <무한도전>을 손보려고 했다는 소문 역시 상당 부분 진실일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백종문, “최승호·박성제 해고, 증거가 없어…소송비용 내 알바 아니다”

MBC 사측이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를 파업 당시 “증거없이 해고했다”는 점도 드러났다. 백종문 본부장이 “해고시켜 놓고, 나중에 소송이 들어오면 그때 받아주면 될 거 아니냐”며 “그래서 둘은 우리가 그런 생각 갖고서 (해고)했다”고 말한 대목이 녹취록에 드러난 것이다.

   
▲ 2012년 6월 '해고'를 통보받은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본사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미디어스

녹취록에 의하면 백종문 본부장은 “4대 2는 나와야 한다”며 “4명의 집행부는 해고 확정되고 2명의 박성제하고 최승호는 증거불충분으로 해서 기각한다는 게 그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왜냐면 그때 최승호하고 박성제 해고시킬 때 그럴 것을 예측하고 해고시켰거든. 그 둘은. 왜냐면 증거가 없어”라면서 “걔네들은 노동조합 파업의 후견인인데, 후견인은 증거가 남지를 않는다. 그런데 이놈을 가만 놔두면 안 되겠다 싶어가지고 해고를 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백종문 본부장은 “소송비용이 얼마든, 변호사가 몇 명이, 수십 명이 들어가든 그거는 내 알바가 아니다”라는 등의 발언까지 한 걸로 드러났다. 당사자인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가 ‘이유 없이 해고됐다’고 주장해왔고, 이들이 해고될 당시 인사위원장이 안광한 현 사장이라는 점에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백종문 본부장은 MBC 파업과 관련해 “단순하게 MBC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더 확장시키면 모든 노동조합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 기업은 모두 문제가 돼. 그거를 포함하면 한국 사회와 국가의 문제라고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며 노조를 상대로 제기된 끊임없는 소송 전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 2015년 2월 10일 방송된 ‘100분토론-지도부 바꾼 여야, 선택은?’편 출연

한편, 박한명 폴리뷰 대표는 MBC경영진을 상대로 <100분토론> 등을 비롯한 방송프로그램 패널 출연을 청탁하기도 했다. 백종문 본부장은 “얘기한 부분들은 사실은 조금만 신경 쓰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박한명 대표는 이후 실제로 2015년 2월 MBC <100분토론>과 <신동호의 시선집중> 등에 패널로 출연했다. 사실상 청탁이 현실화된 것이다.

최민희 의원, “부당 해고 진실 밝혀진 만큼 백종문·안광한 사장은 책임지고 즉각 사퇴해야”

최민희 의원은 “어떻게 증거도 없이 ‘가만 두면 안 되겠다’는 이유만으로 직장인의 생명을 끊는 해고를 자행할 수 있느냐”며 “두 사람 외에도 정영하 전 위원장 등 파업집행부와 파업 이후 자행된 권성민 PD 해고 등 법원으로부터 무효 판결을 받은 모든 해고와 징계가 별다른 근거없이 ‘가만히 놔두면 안되겠다’는 광란의 칼춤에 의해 자행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 (자료=최민희 의원실)

최민희 의원은 “MBC에서 묻지마 해고가 자행되고, 법원에서 연이어 무효 판결을 받았음에도 여태껏 해결이 안 되는 가장 큰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게 있다”며 “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복귀하고 나면 모든 문제를 순리대로 풀려야겠다’고 MBC노조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대선공약도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고 비판했다. 이어, “19대 국회 개원 협상 때 ‘새로 구성될 방문진 이사회가 방송의 공적 책임과 노사관계에 대한 신속한 정상화를 위해 노사양측 요구를 합리적 경영판단 및 상식과 순리에 따라 조정, 처리하도록 협조하며, 이를 위해 언론관련 청문회가 문방위에서 개최되도록 노력한다’고 분명히 합의했음에도 새누리당은 언론 청문회 개최에 아무런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최민희 의원은 “묻지마 부당 해고의 진실이 밝혀진 만큼 백종문 본부장뿐 아니라 당시 인사위원장이던 안광한 사장은 책임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아울러 MBC는 해고 무효 및 징계 무효 판결을 받은 모든 소송 결과에 승복해 현재 진행중인 항소와 상고를 취하하고 해고자를 즉각 복직시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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