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어디까지나,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최근 뜨겁게 언급되고 있는 한일간 위안부 문제 합의에 있어서, 일본 측이 제시한 금액인 10억 엔, 약 97억 원이란 돈에 대한 이야기도 논란이 많습니다. 피해자들의 아픔과 위로라는 부분, 또 과연 역사적 과오에 대한 합당함을 따져볼 때, 지금 언급되는 100억 미만의 돈은 또 다른 논란이 대상이 되지 않을까요?

돈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여러 조치에 대한 아쉬움 사이, 스포츠 상황으로 그 금액을 보면 지금의 합의와 그 돈의 규모는 답답함이 앞섭니다. 물론, 당연히 문제는 당장 해결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만.

10억엔, 우리 돈 97억 정도인 이 금액은 프로야구 FA 역대 최대금액 정도에 불과합니다. 올겨울 스토브리그 최대어, 박석민 선수가 NC와 계약한 4년간 최대 96억과 큰 차이가 없죠. 개인이 4년간의 야구로 받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 금액, 이미 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코리아에서 공식 트위터로 이와 같은 내용의 비판이 있었는데요. 한 스포츠스타가 이뤄낼 수 있는 성과로는 큰 금액 정도가 바로 10억엔이라는 겁니다.

다른 종목에서도 한번 찾아볼까요? 야구만큼이나 또 익숙함이 큰 종목, 축구의 예를 들어봅니다. 우리 K리그에 있어 가장 큰 손이라 할 우승팀 전북 현대, 올 시즌 선수단의 연봉총액을 볼까요?

기본급만 91억원, 총액은 120억원을 올 시즌 실질적인 연봉으로 썼습니다. 뒤를 이은 수원은 올 시즌 87억원 규모, 지난해는 98억원을 선수단 모두에게 연봉을 줬습니다. 즉, 일본이 이번에 제시한 10억엔은 우리 국내 유명 축구단의 고작 한 해 예산 정도라는 겁니다.

금액에 다른 부분은 있을지, 또 덜할지 더할지 알 수 없습니다만, 중요하게 봐야 할 건 그 10억엔이라는 돈은, 약 97억원이란 액수는 그리 크다 할 수 없단 점입니다. 누차 말씀드리지만 다른 기준에서는 어마어마하게 큰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형 계약금액으로, 혹은 한 축구단의 한 해 연봉 정도라는 건 잘못에 크기에 비해 분명 적어 보이죠. 그 액수를 전면에 두고 이런저런 요구까지 이어지는 지금의 현실은 답답하다는 느낌도 드는데요.

내민 손을 잡고 악수를 나눌 수 있는 건 서로가 공정한 룰로 이해가 된 상황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지금의 합의에 과연 공정함과 이해가 있었는지 되묻게 됩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스포츠에 대한, 그 돈에 대한 참고할 만한 내용이지만 답답함은 어쩔 수 없네요.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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