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가 22일 재난방송 수신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국 도로·철도터널, 지하철 지하공간 3026개소 중 2528개소(83.5%)에서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의 수신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조사됐다. 라디오는 87.5%가 수신 불량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개정된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 따르면 도로, 도시철도, 철도시설 소유자․점유자․관리자는 라디오와 DMB 중계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나 이를 준수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방통위는 올해 26개 터널에 40대의 중계설비 설치를 지원하는 데 그쳤다.

방통위는 도로터널 1669개소, 철도터널 621개소, 지하철 지하공간 736개소를 대상으로 수신환경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결과, 도로터널 중 155개소만이 DMB 수신상태가 양호하고 1514개소(90.7%)는 수신이 불량했다. 라디오의 경우, 82개소만 수신상태가 양호하고 1587개소(95%)는 불량한 것으로 조사됐다. 철도터널은 더 심각하다. 621개소 중 7개소에서만 DMB를 제대로 수신할 수 있고, 614개소(98.9%)는 불량하다. 라디오는 양호 12개소, 불량 609개소(98.1%)로 나타났다. 지하철은 736개 지하공간 중 336곳에서 DMB 수신이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으나 수신이 불량한 곳이 400개소로 절반이 넘었다. 라디오의 경우, 282개소에서 양호하고 454개소(61.7%)에서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3026개소에 설치된 중계기는 5178개에 불과하다. 도로터널 1669개소에 설치된 중계기는 3101개, 철도터널 621개소에 설치된 중계기는 1223개에 그쳤다. 지하철은 조사대상 736개소에 중계기 854개가 설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수신환경 조사결과와 중계기 설치 현황을 종합하면, 도로·철도터널에는 현재보다 8~10배 이상의 중계기가 추가로 설치돼야 하고 지하철 지하공간에는 2배 이상의 중계기가 설치돼야 한다.

지역별 편차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도로․철도터널에서 DMB와 라디오의 수신이 양호한 곳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많은 광역단체는 한 곳도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나, 수도권과 인천․광주를 제외한 나머지 광역단체는 설비 확충이 시급하다. 특히 수도권 지하철의 경우, DMB 수신양호 지역이 불량지역보다 많은 곳도 있으나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지하철은 중계기 설치 대수는 물론 수신상태도 불량하다.

규제기관인 방통위는 도로 및 터널 소유자 및 관리자 등에게 설치를 독려하고 강제해야 한다. 그러나 방통위는 올해 26개 터널에 40대의 중계설비 설치를 지원하는 데 그쳤다. 방통위는 “지방자체단체 및 시설관리기관과 함게 재난 발생 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재난방송 수신환경 개선사업에 만전을 기하여 재난방송 중계설비가 조기에 설치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터널·지하공간 재난방송 수신환경 현황 조사결과 (자료=방송통신위원회.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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