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새해 계획을 짜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의 이런저런 구상을 잡는 시점, 2015년을 보내고 2016년을 맞이할 순간입니다. 새해 계획을 짜는 데 있어 기본적으로 연맹이나 협회의 일정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 스포츠PD의 상황으로는 지금의 계절이 다소 길고 답답하게 여겨지기도 하는데요.

일찌감치 2016시즌 일정을 발표한 리그도 있지만, 우리 축구의 일정은 아직이죠. 서서히 새해 일정을 고민하고 수립하기 시작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시점에서, 특히 ‘수원더비’ 등으로 일정수립에 많은 고민이 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 빅버드에서 두 개의 수원이 맞붙는 순간, 우리 K리그에 중요한 역사의 한 장으로 남겨질 터
수원에서의 일정은 두 개의 구단과 하나의 야구단까지 합쳐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 사실 이 같은 고민은 수원만의 고민이라 할 수는 없을 듯하다는 생각인데요. 한 도시에 여러 개의 팀을 가진 경우는 수원 외에 서울 정도가 있는 상황!-물론, 서울에서는 두 팀이 맞대결을 펼치는 상황은 연출되지 않겠습니다만- 무엇보다 ‘야구단’과의 일정에서는 고민을 해야 할 지점이 생각보다 많다는 거죠.

올 시즌 강등된 부산의 경우 구덕에 간다면 거리가 있겠지만, 기존 아시아드에서 경기를 펼친다면 늘 그러했듯 사직구장의 야구와 공간이 겹칩니다. 창원에게도 마산종합운동장 경기는 야구장과의 일정을 고민할 필요가 있는 대목, 야구장이 있던 잠실도 지난해부터 축구단이 종합운동장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대전과 인천, 광주와 같은 지역은 그래도 어느 정도 공간은 떨어져 있습니다만, 한때 시민운동장에 모였던 대구의 경우 다시 수성구 끝자락에서 만나게 됐는데요.

▲ 비오는 날 불조차 마음껏 켜지 못했던 시민운동장 시절. 이유는 바로 옆 야구장 정전을 우려해서였다는 슬픈 이야기.
야구단의 일정과 같은 부분들도, 또 각 지역에서의 행사나 스포츠 이벤트와 같은 것들도, 모든 것들에 복잡하고 고차원적인 고민이 필요하겠습니다만, 완벽한 일정이라는 건 사실 쉽지 않기에 그만큼 시즌 중반 일정 변경도 함께하곤 하는데요.

기본적이라고 할 ‘중계방송’을 위한 접점에서도 허술함은 많습니다. 지상파에서, 또 지역방송에서의 ‘중계’를 위한 시간 변경에도 매우 기민하지 못한 일정표. 사실 기본적인 중계의 접점은 뻔하고 이 같은 부분들은 어느 정도 미리 준비가 가능한 것! 하지만 매년 그런 상황에서 기본적인 접점은 적고, 그나마 접점을 위한 변경도 어렵습니다.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있지만 그래도 새로운 시작의 순간, 그 일정을 잡는 과정 속 고민이 부디 유효했으면 좋겠습니다.

▲ 중계를 위한 노력과 접점을 위한 열정에도 부디 ‘일정표’의 협조(?)가 함께 하기를.
빠르면 연말, 늦어도 새해면 함께할 ‘프로리그의 일정표’. 그 일정표를 받아드는 순간, 새로운 시즌에는 고민이 덜하길 기대합니다. 중계방송을 위한, 또 각 지역에서의 이슈를 만드는 부분에서, 부디 고민이 덜하기 위해선 아마 ‘지금’ 고민이 깊게 필요하겠지요.

변경이라는 방법도 있지만, 처음부터 되도록 ‘최상’을 찾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노력이 다음 시즌 축구의 뜨거움으로 돌아오길 희망합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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