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배우 강두리씨와 관련, 뉴데일리가 선정적인 기사를 내보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뉴데일리는 고인의 과거 사진을 게재하며 고인의 죽음을 ‘트래픽 장사’에 활용했다. 뉴데일리의 이러한 행위는 다른 연예매체를 통에서도 비판받았다. 뉴데일리는 데스킹과 게이트키핑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15일 뉴데일리 대중문화팀은 <강두리 교통사고로 사망, 과거 ‘새빨간 비키니’ 입고…워터파크 광고 재조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고인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에 오르자, 고인의 과거 사진을 활용해 선정적인 기사를 내보낸 것이다. 직후, 뉴데일리 기사와 같은 기사가 포털에 여러 건 등장했다.

이에 대해 ‘도가 지나친 어뷰징 기사’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뉴데일리는 이 기사를 게재 3시간만에 삭제했다. 뉴데일리 대중문화부 황용희 에디터는 16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개인사정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문제의 기사가 표출됐으나) 기사를 확인하고, 제목과 내용이 독자가 보기에 민망한 것이라고 판단해 바로 삭제했다. 기사를 비판하는 댓글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에 몰입하다보면 판단 미스할 때가 있다. 과연 맞는 내용인지 (데스킹해야 하지만) 봐야 하지만, 표출(기사 건수) 부담도 있고 해서 팀장이 바로 표출했다”고 해명했다.

뉴데일리의 이 같은 어뷰징은 처음이 아니다. 뉴데일리는 앞서 지난 11월29일에도 가수 임재범의 <히든싱어> 우승과 배우이자 가수인 민효린의 외모를 엮은 실시간검색어 기사를 내보낸 바 있다. 기사제목은 <‘히든싱어4’ 임재범 최종 우승, 임재범 데뷔한 1986년에 태어난 민효린의 ‘탱탱 가슴라인&새하얀 꿀벅지’>이었다. 뉴데일리는 이 기사를 삭제했으나, 구글 검색 결과에는 웹캐시 형태로 남아 있다.

뉴데일리의 이 같은 행태는 인터넷언론 사이에서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헤럴드경제 HOOC의 서상범 에디터는 16일 <해도 너무한 어뷰징 기사, 이건 아니잖아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뉴데일리 기사는) 앞의 한 줄만 빼고 보면 이 기사가 고인의 사망 소식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이 기사는 왜 등장했을까요? 바로 어뷰징(abusing)을 위해 ‘생산된’ 기사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지적했다.

더피알(THE PR)의 문용필 기자 또한 16일 <여배우 죽음을 ‘비키니’로 기록한 언론들>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중소언론사들의 열악한 현실을 감안해 어느 정도는 눈 감고 지나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최소한의 상식과 윤리도 실종됐다. 몇몇 언론사의 경우 그녀가 생전 빨간 비키니를 입고 찍은 사진까지 기사화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중략) 뉴스 소비자들의 말초적인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기사에 다름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비판여론이 이어지자 뉴데일리는 연예기사에 대한 데스킹을 강화하기로 했다. 뉴데일리경제의 박정규 대표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대중문화팀에서는 한쪽만 볼 수 있으니 온라인편집팀에서 함께 기사를 보는 식으로 데스킹과 게이트키핑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황용희 에디터는 “뉴데일리 온라인편집팀 팀장(부장급)이 연예기사 데스킹에 합류하기로 했다. 빠르면 내일(17일) 오후 또는 모레(18일) 오전에 합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뉴데일리는 지난 4월 스포츠투데이 대표이사를 지낸 황용희 에디터를 영입했다. 이후 트래픽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황용희 에디터는 “이전까지 뉴데일리에는 대중문화부가 없었고, 연예기사는 기자 한 명이 담당했다. 내가 와서 대중문화 기자들을 더 뽑고 교육시키고 있다. 지금 기자는 6명이다. 인터넷기자, 연예기사에 대한 편견을 없애려고 노력했는데 이번 일이 터져 마음이 안 좋다”고 말했다.

그는 ‘실시간검색어를 보고 다른 사진이나 내용을 조합해 기사를 만드는 방법이 담긴 기사 작성 매뉴얼이 있느냐’는 미디어스 질문에 “그런 것은 없다. 밖에서는 그렇게 볼 수 있으나, 원래 연예기사는 셀럽의 옛날 행동이나 발언을 쓴다. 일반적으로는 꿰어 맞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다른 연예부 기자들은 (이 같은 방식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디어스는 뉴데일리가 ‘임재범-민효린’ 기사를 내보낸 11월 말 이후 수차례 뉴데일리와 뉴데일리의 강남사무실 관계자에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의견을 듣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뉴데일리는 “따로 사무실이 있다”고만 했고, 뉴데일리 관계자들은 “기자들이 외근 중”이라고만 했다. 미디어스는 뉴데일리에 “꼭 의견을 듣고 싶다”며 연락처를 남겼으나 회신은 없었다.

이러는 와중에 16일 뉴데일리는 미디어스 취재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날 뉴데일리 대중문화부 관계자는 미디어스에 황용희 에디터 연락처를 알려줄 수 없다고 답변한 직후 동료들에게 “(전화를 해온 곳은) 미디어스에요. 이제는 대표까지 찾아요. 황용희 대표 맞죠?”라고 말했고, 한 직원(추후 기자로 확인됨)은 “뭣 때문에 XX 남의 회사 일에 관심이 많아? 내가 한 번 전화 받아볼까? 니들 같은 미디어는 누가 취재하냐고 한 번 붙어볼까?”라고 말했다. 이에 관해 황용희 에디터는 “후배들의 행동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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