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JTBC가 국방부와 홍보대행계약을 맺고 국방부가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송출한 후 대가로 242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다큐멘터리는 국방부가 ‘아덴만 여명작전’ 4주년을 기념해 직접 제작한 것으로, JTBC는 지난 1월25일 ‘특집프로그램’으로 이 다큐를 편성했다. JTBC는 이 다큐를 무료로 다시 볼 수 있도록 조치해뒀다.

▲ (이미지=JTBC 누리집에서 갈무리)

국방부가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의원실에 제출한 ‘2015년 홍보대행사 계약 현황’ 및 ‘계약서 사본’ 자료를 보면, 국방부는 지난 1월23일 JTBC와 문제의 다큐멘터리를 송출하는 대신 2420만원을 지급하기로 한 홍보대행계약을 맺었다. 용역계약서를 보면, JTBC는 같은 달 23일부터 30일 사이에 다큐를 송출하는 것으로 돼 있다. JTBC는 계약 이틀 뒤인 1월25일 다큐를 내보냈다. 이 다큐의 러닝타임은 50분20초인데 JTBC는 ‘JTBC 특집다큐’ 같은 장면을 브릿지 등으로 넣어 51분42초 조금 늘려 내보냈다.

국방부는 여러 언론과 홍보대행계약을 맺었으나 국방부에 시간을 판매한 방송사는 JTBC가 유일하다. 국방부는 6월19일 방송제작사인 토마토미디어와 9871만원짜리 홍보대행 계약을 맺었으나 이는 ‘국군의 날 특집 해외파병부대 다큐멘터리 제작’ 명목이다. 국방부는 7월2일 MBC 계열사인 MBC PlayBE에는 2억3160만원에 ‘어린이 군인체험관 설치운영 및 온라인 콘텐츠 제작 구축’을 맡겼다. 한국경제신문과는 9988만9천원에 ‘대한민국 국군 29초 영화제’ 홍보대행 계약을 맺었다.

▲ 표에 나온 JTBC와의 계약일자는 국방부의 오기로 보인다. 용역계약서에는 계약체결일자가 1월23일로 돼 있다. (자료=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의원실)

국방부 정책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의 기사를 작성한 언론사는 중앙일보가 유일하다. 국방부가 배재정 의원실에 제출한 ‘2015년 언론홍보(광고는 제외한 기사, 칼럼 등) 집행 예산 현황’ 자료와 ‘홍보대행사의 해당 부처 언론홍보 실적’ 자료에는 중앙일보 기사 4건만이 명시돼 있다. 국방부는 의원실에 기사 4건에 4천만원을 집행했다고 보고했다. 국방부는 4월10일 정책홍보 전문 홍보대행사인 인포마스터와 9억원짜리 홍보대행 계약을 맺었는데 이 돈 중 일부가 중앙일보로 흘러 들어간 것이다.

▲ (자료=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의원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이 지난달 12일 공개한 ‘중앙일보-인포마스터 기획홍보약정서’에 나온 금액과는 차이가 있다. 국방부가 의원실에 허위로 보고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진성준 의원이 공개한 약정서를 보면 중앙일보는 총 1억원(부가세 별도‧10%는 대행사 수수료)을 받고 6월20일부터 12월31일 안에 국방부 주요정책을 홍보하는 기사를 7회(1500자 내외, 종합면 머리기사) 내보내기로 했다. 약정서를 보면 중앙일보와 인포마스터 국방부 담당은 세부일정을 상의해 집행하는 것으로 돼 있다.

중앙일보는 진성준 의원실의 의혹제기에도 홍보기사 목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미디어스는 지난달 진 의원의 폭로 이후 중앙일보 커뮤니케이션팀에 사실관계를 확인해 달라 요청했으나 강갑생 팀장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만 밝혀 왔다. 강 팀장은 9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는 “담당부서에서 ‘회사운영과 관련한 내용이라 알려줄 수 없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방부가 배재정 의원실에 보고한 ‘언론홍보 집행 예산 현황’에는 6월24일자 <번호로 남은 9826명, 이름 찾아주는 그들>(정용수 기자), 8월3일자 <메르스 때 환자 이송 / 군, 전시계획 따랐다>(정용수 기자), 8월29일자 <지지율 15% 오른 박 대통령, 군복 대신 카키색 재킷>(신용호 정용수 기자), 11월5일자 <저비용 고효율 ‘문경군인체육대회’ 국제대회 본보기 됐다>(배은나 기자) 등 4건의 기사가 정책홍보 기사로 명시돼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