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시즌을 챌린지가 아닌 클래식에서 시작할 상주와 수원FC는 무조건 행복한 클럽입니다. 반면 다가오는 새 시즌을 챌린지에서 치러야 하는 팀에겐 ‘우울함’이 함께할 터, 저마다의 사정은 다르지만 누가 ‘가장 우울한 팀’일까요?

각각의 이유에서 각 팀들의 우울함의 크기를 아주 ‘주관적’으로 평가해봅니다. 기준이라고는 없지만, 5점 만점으로 새 시즌 개막 전 ‘우울 지수’를 나타냈습니다.

1. 대구FC (우울 지수 3.8)

1위를 마지막 직전까지 꿈꾸던 팀, 그리고 그 1위를 아쉽게 놓친 팀. 그 순간의 우울함으로는 5점 만점에 10점을 줘도 모자랄 지경입니다. 하지만 지난 시즌과의 성적 격차와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기대를 냉정하게 가져본다면, 그래도 개막 즈음에는 우울함보다 기대가 있으리라 믿어봅니다.

▲ 대구스타디움까지는 왔던 우승컵? 우승접시? 안타깝지만 다시 한번 이 트로피에 도전하는 대구FC!
2. 안산, 서울E (우울 지수 3.3)

2015시즌을 시작하며 우승권 전력으로 분류됐던 두 팀. 물론 서울이랜드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만, 안산의 경우는 몹시 초라한 성적표를 거뒀다 할 끝에서 두 번째였는데요.-오히려 그렇기에 눈앞에서 성과를 놓친 서울이랜드가 더 우울할지도 모릅니다.- 이들에겐 다가올 시즌에 우울함이 덜하겠으나, 올 시즌은 아쉽게 남겨질 듯합니다.

3. 경남, 강원 (우울 지수 4.2)

나란히 1부리그 경험이 있는 도민구단 두 팀은 올 시즌에 이어 내년도 2부리그 챌린지! 공교롭게도 이 두 팀은 두 개의 도민구단과 1부리그 출신이라는 점 외에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구단의 시끄러운 내부 사정 때문인데요. 어쩌면 가장 우울한 요소는 바로 이것일 터. 한 팀은 전임구단 대표가 구속되고, 한 팀은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시의회가 주장하는 상황, 시끄럽습니다. 그리고 그 해결책도 쉽게 보이지 않기에 더욱 답답합니다.

▲ 강원은 그래도 시즌 끝자락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인 팀입니다. 마지막 6경기는 무패행진을 기록했죠!
4. 대전 (우울 지수 4.7+a)

지난해 K리그 챌린지에서 압도적 승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클럽. 올 시즌은 가장 낮은 자리와 함께 1년 만에 다시 강등되는 더 큰 아픔을 맛봅니다. 승격 자체를 안 한 것보다 더 아픈 상황에 놓인 대전, 그리고 그 상황은 예견된 비극이라는 점. 2016시즌에도 팀이 더 좋아질 수 있을지는 구단 내부적인 기초의 문제에 해당할 듯한데요. 승격이라는 즐거움을 같이 맛봤던 광주의 잔류는 대전의 비극과 우울을 더욱 크게 만들죠?

5. 부산 (우울 지수 5.0+a)

리그 막판, 마지막 순간 확정된 강등팀은 어느 팀이나 우울함이 가득하리라 여깁니다만, 부산의 상황은 여러모로 특수합니다. 부산 축구의 성지, 구덕에서 겪은 굴욕! 다음 시즌에 대한 우려와 걱정, 또 이번 시즌에 대한 비난이 가득한 팬심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그 누구보다 ‘우울함’이 깊을 부산의 겨울, 과연 다가오는 축구의 봄을 어찌 맞이할까요? 우울함의 순위표에서는 부산보다 높은 팀이 지금 현재 K리그에는 없을 듯합니다.

▲ 구덕을 찾았던 소녀시대, 구덕에 다시 이런 화사한 봄이 올 수 있을지도 2016시즌의 포인트!
다시 떠올려봐야 아픔이 더 클 2015년 시즌. 다가올 개막에는 저마다 조금은 행복한 기억을 만들 수 있길 응원합니다. 그래도 이런 아쉬움이 있다는 건 다가오는 시즌의 재미를 더할 요소가 될 듯 해보이죠? 기대됩니다. 축구의 봄, 특히 2부리그의 뜨거움이.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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