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4사의 방송평가 결과가 나왔다. JTBC가 압도적인 1위고 4사 모두 전년도 평가에 비해 점수가 올랐다. 다만 종편이 정부의 정책방향을 무시하고 ‘나홀로 편성’을 해 고의로 0점을 받은 항목도 있다. 종편은 과거 어린이프로그램을 심야나 새벽에 편성해 점수를 받아 문제가 됐는데, 방통위는 이를 감안해 어린이프로그램을 아침 7시부터 밤 10시 사이에 편성해야만 점수를 주겠다고 방송평가 규칙을 바꿨다. 그러자 종편은 모두 이 항목 배점 30점을 차라리 포기했다. JTBC는 뒤늦게 해당시간대에 프로그램을 편성했으나 최소비율에 미달해 0점을 받았다.

▲ 2014년도 종합편성채널사용사업자 방송평가 점수표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27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가 공개한 ‘2014년도 종합편성채널사용사업자 방송평가 점수표’(만점 700점)를 보면, 총점은 JTBC(605.69점) TV조선(572.29점) MBN(566.53점) 채널A(555.47점) 순이다. 방통위는 이례적으로 JTBC에 대해 “자체심의, 방송심의 제규정 준수, 장애인 시청지원 프로그램 편성, 재난방송 등에서 점수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내용 평가(만점 210점) 결과를 보면, JTBC가 183.18점으로 4사 중 1위다. 채널A(169.31점), TV조선(167.38점), MBN(165.26점) 순이다. 편성 평가(만점 215점) 항목에서도 JTBC가 184.71점으로 1위다. 다음은 MBN, 채널A, TV조선 순이다. 운영에 대한 평가(만점 275점)에서는 TV조선(242.92점)이 1위고 JTBC MBN 채널A 순이다.

주목할 점은 TV조선과 채널A가 △프로그램 질 평가(만점 35점) △방송사 자체 프로그램 질 평가(만점 12.5점) 등 프로그램 질에 대한 평가에서 JTBC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데 있다. 자체심의 평가(만점 22.5점)에서도 TV조선과 채널A가 JTBC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종편이 방송평가를 무력화한 것도 눈에 띈다. 방통위는 지난 2013년에 방송평가 규칙을 개정하면서 어린이프로그램을 오전 7시부터 밤 22시 사이에 편성할 경우에만 점수(만점 30점)를 부여하겠다고 밝혔으나, 종편은 모두 0점을 받았다. 규칙이 개정된 사실을 알면서도 고의로 0점을 받은 것이다. 이는 종편이 어린이프로그램을 적절한 시간에 편성하는 등 상식선에서의 균형편성을 포기하고, 뉴스와 정치토크쇼 위주로 시간을 채운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JTBC의 경우, 2014년 하반기 들어서 애니메이션 편성시간을 오전 7시부터 7시30분으로 변경했으나, 최소 편성비율(0.5%)에 미달해 0점을 받았다. JTBC 관계자는 미디어스에 “규칙을 존중해 계속 오전 7시와 22시 사이에 편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평가위원장으로 이번 평가업무를 담당한 김재홍 방통위 부위원장은 “(평가위 내부에서) 방통위가 법제를 개선했지만 방송사에서 따라주지 않아 유감이란 지적이 많았다”고 전했다. 허원제 상임위원은 “0점 처리가 될 사안이라면 (방통위가) 방송사와 사전에 교감해 주의를 환기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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