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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이명희, EBS 사장 면접 본다면접대상자 4명, 25일 비공개 면접… 이명희 “기회 주면 교육 발전 위해 노력하겠다”
박장준 기자 | 승인 2015.11.24 19:53

공모 초기부터 ‘청와대 내정설’이 돌았던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가 EBS 사장 면접대상자로 결정됐다. 24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는 비공개 회의를 열고 공모 지원자 12명 중 4명을 면접대상자로 결정했다. 방통위는 이들을 25일 비공개로 면접한 뒤 오는 27일 신임 사장을 선임하기로 결정했는데, 미디어스가 복수의 방통위 핵심관계자를 취재한 결과 이명희 교수가 면접대상자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명희 교수는 앞서 23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기회가 주어지면 교육 발전과 EBS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명희 교수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청와대 내정설’을 부인했다. 이명희 교수는 “(청와대나 정치권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언론사에 그렇게 접근한다. 그렇지만 (이번 EBS 사장 내정설의 경우)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이 아니다. 친구들이 ‘(신용섭 현 사장) 임기가 끝나가니까 지난번에도 지원한 적이 있으니 이번에도 하라’고 권유했다. 나는 교육적으로 접근한 것이지 정치적으로 바라본 게 아니다. (사범대학 교수라는) 제 위치도 그렇다. 외부에서 암시를 받거나 연락을 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명희 교수는 앞서 2009년과 2012년에도 EBS 사장직에 도전했다. 특히 그는 2009년 EBS 사장후보자 최종면접에서 “교육 콘텐츠를 명품으로 만드는 데 쓰이는 재원 확보를 위해 교양·문화·음악 프로그램을 축소 또는 폐지하겠다”고 밝혀 EBS 노동조합과 PD협회 등으로부터 ‘부적격 인사’로 지목된 바 있다. 그는 ‘지금도 과거와 같은 생각이느냐’는 미디어스 질문에 “그때는 그런 상황이고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만 말했다. ‘사장이 되면 EBS를 어떻게 끌고 가고 싶나’ 묻자 그는 “나름 구상하고 있는 것이 있지만 (사장이) 되고 나서 말씀드리겠다. 저는 과거에 EBS 경영평가위원도 했다. 저에게 기회가 주어지면 교육 발전과 EBS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명희 교수는 뉴라이트 진영에서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는 ‘역사전쟁’을 주도했고, 2013년에는 ‘교학사 교과서’를 대표집필해 내놓기도 했다. 이명희 교수는 뉴라이트 계열을 대표하는 이데올로그로 평가받고 있다. 교학사 교과서 집필 이후 새누리당과도 인연을 맺었다. 2013년 이 교수는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현 대표)이 ‘좌파와의 역사전쟁을 승리로 종식시켜야 한다’며 띄운 역사교실에 첫 강연자로 나서 자신의 이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현재 좌파 진영이 교육계와 언론계의 70%, 예술계의 80%, 출판계의 90%, 학계의 60%, 연예계의 70%를 각각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학사 교과서 집필에 대해서는 “종북세력이 한국에 있고 위험하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각성시킨 공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 (사진=미디어스)

그의 이 같은 행보와 정부여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방통위와 EBS 안팎에서는 사장 공모 초기부터 ‘정부가 뉴라이트 역사학자를 EBS 사장에 앉혀 국정화를 완성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방통위는 지난 9월 조형곤 미디어펜 논설위원과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등 국정화 찬성론자들을 이사로 임명했고 서남수 전 교육부 장관을 이사장으로 앉혔다. 내정설의 당사자인 이명희 교수는 국정화 찬성 여론을 주도했고, 황교안 국무총리가 추켜세운 교과서의 집필자다. EBS 사장 선임과 국정화를 연결지어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명희 교수는 이 같은 의혹에 “거기(EBS)서 무슨 역사전쟁을 하나”라며 “(다른 곳에서) 역사전쟁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와 이명희 교수 본인이 직접 나서 부인하고 있지만 청와대 내정설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명희 교수는 공모 초기인 지난 5일 미디어스에 “미끄러진 경험이 있어서 (지원할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8일 경향신문에는 “응모하지 않았고 청와대 전화도 받지 않았다. 응모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기사 링크). 그러나 그는 공모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에 지원했고, 당일 미디어스에 “3수가 되는 셈인데 오늘(18일)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의 오락가락 행보는 오히려 내정설을 키웠다.

   
▲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19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EBS 사장 선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미디어스)

이런 까닭에 EBS 사장 임명권을 갖고 있는 방통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최성준 위원장은 지난 19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전체회의에 참석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과 EBS 사장 선임을 연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EBS 사장은 정치적으로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청와대 내정설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더군다나 EBS노동조합(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 지부장 홍정배)은 방통위가 정치·이념 편향인사를 사장으로 임명할 경우, 출근저지부터 파업까지 총력으로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방통위는 25일 과천청사에서 비공개 면접을 진행하고 27일 전체회의를 열어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면접위원은 방통위 상임위원 5명과 외부전문가 3명 등 총 8명이다. 최성준 위원장은 ‘과거 면접을 공개한 적이 있는데 이번 면접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이유’를 묻는 미디어스 질문에 “위원들끼리 상의한 결과”라며 “면접은 개인에 대한 부분도 있어 공개하지 않고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성준 위원장은 면접대상자 선정과정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이 다른 부분이 있었지만, 잘 정리가 됐다. 지금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 교학사 교과서를 대표 집필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여론전을 주도한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가 25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온다. EBS 사장 면접 때문이다. 뉴라이트 역사전쟁의 선봉장 격인 그가 EBS에 입성할 수 있을까. 이명희 교수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지만, 공모 초기부터 ‘청와대가 뉴라이트 인사를 EBS 사장에 앉혀 역사교육을 국정화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방통위와 EBS 내부에서 퍼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명희 교수가 임명장을 받기 위해서는 딱 한 단계가 남았다. 방통위가 진행하는 비공개 면접이다. 그에게 ‘우측 깜빡이’ 신호가 떨어질까. (사진=미디어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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