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공모를 마감한 EBS 사장직에 총 12명이 지원했다. 사장 후보를 공모한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는 명단을 공개하고 있지 않으나, 미디어스 취재결과 ‘교학사 교과서’ 대표집필자인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가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통위는 공모 마감 직후인 이날 오후 7시께 보도자료를 내고 “11월5일부터 11월18일 오후 6시까지 2주간 EBS 사장 후보자를 공개모집한 결과, 총 12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지원자의 개인정보 보호와 공정한 심사진행을 위해 지원자 명단은 비공개한다”고 밝혔다.

공모 초기부터 ‘청와대 내정설’이 돌았던 이명희 공주대 교수는 이번 공모에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명희 교수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3수가 되는 셈인데 오늘(18일)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2009년, 2012년에도 EBS 사장 공모에도 지원한 바 있다. (▷관련기사: <‘국정화 마침표’ EBS 사장에 뉴라이트 학자 앉힌다?>)

이명희 교수는 교학사 교과서 대표집필자로, 2013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좌파와의 역사전쟁을 승리로 종식시켜야 한다”는 명분으로 출범시킨 ‘근현대사 역사교실’의 첫 강연자로 나서기도 했다. 그는 “현재 좌파 진영이 교육계와 언론계의 70%, 예술계의 80%, 출판계의 90%, 학계의 60%, 연예계의 70%를 각각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2013년 9월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저자 기자회견에서 저자인 이명희 공주대 교수가 발언하는 모습 (사진=미디어스)

이명희 교수와 함께 하마평에 오른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와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의 지원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세 교수의 공통점은 현행 검인정체제의 역사교과서가 ‘좌편향’ 됐다고 주장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양정호 교수는 최근 ‘국정화 지지’ 교수 선언을 조직하는 데 전면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과거 새누리당에서 행복교육추진단 추진위원을 맡았고, 17대 대선에서는 이명박 캠프에서 교육정책 자문으로 활동했다.

이번 공모에는 EBS 전·현직 임원들도 대거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구체적인 명단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공모 실무절차를 진행한 방통위 기획조정실 신영규 과장은 “지원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방통위는 “접수된 응모자를 대상으로 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서 정한 결격사유 확인 절차 등을 거친 후, 방송통신위원회의 동의를 받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EBS 사장을 임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BS 사장의 임명은 방통위가 전권을 쥐고 있는데, 여야 3대2 구조 탓에 사장 선임 때마다 ‘낙하산’ 논란이 일고 EBS 내부에서도 갈등이 불거졌다. 2012년에는 공모를 연장한 끝에 9명(4명+5명)이 지원했고, 방통위는 그해 11월 직전까지 방통위 상임위원이었던 신용섭씨를 사장에 선임했다. 2009년에는 재공모를 실시한 결과 16명의 후보가 몰렸는데 방통위는 최초공모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곽덕훈씨를 사장 자리에 앉혔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지부장 홍정배)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가 정치적이고 이념적으로 편향된 인사를 사장으로 선임할 경우, 파업 등 총력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BS지부는 19일 조합원 총회와 광화문광장 집단 1인시위를 진행한 뒤, 24일부터 사흘 간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EBS노조 “이념편향 인사가 사장되면 파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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