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이라는 키워드는 언제나 승부의 진지함과 뜨거움을 4배쯤은 더하는 듯합니다. 대표팀이 맞붙는 그 어떤 조합보다 가슴을 뛰게 만드는 이름, ‘한일전’. 축구로부터 시작된 이 뜨거움은 분명 야구에서도 못지않은 크기로 함께하는데요.

내일로 다가온 야구의 ‘한일전’. 4강에서 만난 두 팀의 맞대결은 사실상 결승전과 같은 무게로 다가옵니다. 멕시코나 미국의 4강전의 승자와 만나는 주말의 경기는 어쩌면 이 한일전 뒤에 붙은 부록과도 같은 느낌!? 이 대회의 여러 가지 구조적 모순(?)이 이어진 끝에 우리 대표팀의 4강은 내일 펼쳐집니다.

▲ 8일 오후 일본 훗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 12 한국-일본 개막 경기. 0대 5로 일본에 패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으로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 우리대표팀은 여러 차례 국가대항전으로 야구의 한일전을 치러왔습니다. WBC에서 웃지 못할 제도 탓에 2009 WBC에서는 예선부터 한일전만 5번이나 치른 대회도 있었죠.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도 3번이나 맞붙은 기록이 있는 만큼 한 대회에서 한일전을 여러 번 치르는 경험도 많습니다.

프리미어12에서도 이미 개막경기로 만났던 한국과 일본이 준결승에서 다시 만납니다. 여러 번 만나고 또 만나던 대결들 사이, 두 번째 맞대결의 기록도 모을 수 있을 만큼 많습니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더블리그 2차전 한일전부터 살펴보면 첫 대결 13-8에 이어 9-2의 대승을 이어갔습니다. 2000년 시드니에서는 예선전에서 만나 승리를 거뒀던 일본과 3,4위전에서 다시 만나 승리를 거둬 첫 올림픽 메달을 획득합니다.

▲ 인상적인 야구 한일전 중 으뜸인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전
2006년은 도쿄돔에서 만난 1차전과 미국에서 만난 두 번째 경기 모두 다 승리를 거뒀습니다. 하지만 당시는 준결승에서 세 번째 만나 6-0으로 패배하며 첫 대회 우승을 내줬고, 우리 대표팀은 또 3위에 그쳤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우리 대표팀의 순간! 2008년 올림픽은 첫 대결에서도 승리, 준결승에서 다시 만난 두 번째 대결도 승리를 거둡니다. ‘프리미어12’에서도 두 번째 대결이자 4강에서 만난 우리 대표팀은 베이징의 추억을 떠올려도 좋을 듯합니다. 2009년 WBC에서는 1라운드 두 번의 대결에서 1차전은 완패, 2차전은 1-0의 승리를 거두며 도쿄돔의 좋은 추억을 만들었죠.

중요한 길목에서 여러 차례 울고 웃었던 한일전. 그리고 또 한 번의 한일전, 4강전이자 한 대회 두 번째 만남! 과연 내일 우리 야구는 또 한번 웃을 수 있을까요? 결승전 같은 준결승전이 다가옵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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