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라운드까지 극적인 승부가 이어집니다. 2부리그라는 편견만 빼면 정말 쫄깃한 흥미진진함이 가득한 K리그 챌린지, 1위팀 대구FC에겐 아쉬움이 많이 남는 지난 주말 43라운드가 흘렀습니다.

아직까지도 리그 우승팀이 가려지지 않았는데요. 이번 일요일 동시에 펼쳐지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려야 최종 순위가 결정될 2015 K리그 챌린지!

최근 다소 아쉬운 경기력을 보이며 주춤하고 있는 대구FC. 하지만 지난 주말 K리그 챌린지 중계방송은 저에게, 또 우리 축구에게 새로운 시사점을 안겨준 계기이기도 합니다. 2부리그라는 편견을 거둬내고 그저 한 팀의 ‘우승 도전’을 지켜본다는 점, 또 우리 동네에 있는 우리 연고팀의 경기라는 관점과 그와 함께하는 지역방송의 의미라는 접근으로 본다면, 충주에서 펼쳐졌던 대구FC와 충주 험멜의 43라운드는 매우 의미 깊은 순간이기 때문인데요.

K리그, 그것도 챌린지! 시청률 5%의 벽을 허물다

▲ 오랜만에 원정중계를 다녀온 주말!
봄가을, 주말오후는 어쩌면 시청률에 있어 재앙과도 같은 시간대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외출을 결심하는 이 시간에 TV는 매우 외롭죠. 보통의 경우, 주말 낮 시간에 어지간한 시청률은 3~5%를 넘기 힘듭니다. 지난 주말도 마찬가지, 뉴스속보에 다소 관심이 모이긴 했습니다만 시청률이 높게 나오긴 쉽지 않았는데요. 대부분의 평균 시청률은 평소와 다름없는 상황, 대구-경북 지역의 토요일 낮 시간 승자는 바로 ‘축구’였습니다.

오후 1시 55분부터 약 110분간 중계된 지난 주말 ‘K리그 챌린지 대구:충주’의 생중계, 대구지역 일일 시청률 집계 결과 6.8%의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점유율은 19.8%로 거의 20%에 육박했죠. 동일시간대 다른 공중파와 비교해도 가장 높은 수준, 그 다음으로 높은 시청률이 K본부의 뉴스특보, 3%였습니다. 토요일 대구MBC에서 제작, 방송한 메인뉴스를 포함한 모든 프로그램 중에서도 가장 높은 시청률입니다.

사실 지역에서 시민구단의 축구중계를 10년째 해오지만, 이 같은 시청률은 거의 처음입니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가득했던 2000년대 중반-대구FC에 이근호와 에닝요, 하대성이 있던 시절이죠.- 그 시청률이 높아야 4% 언저리였던 걸 떠올리면, 당시엔 비교적 시청률도 잘 나오던 시절이라는 걸 감안하면 지난 주말의 성적표는 말 그대로 경이롭습니다.

그리고 그 의미를 천천히 짚어보게 됩니다. 앞뒤에 있던 프로그램의 견인 효과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전국적으로도 대구의 시청률만 경이롭게 높다는 거죠. 과연 이 결과는 어떻게 가능했던 걸까요?

결국은 콘텐츠의 힘, 시민구단이 시민을 움직이다!

▲ 조나탄의 선취골 순간까지만 하더라도 대구는 충주에서 우승 세리모니를 하리라 기대를 했습니다만.
아마도 대구FC의 꾸준한 노력과 그 성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요? 2부리그라 할지언정 우승에 도전하는 강자가 아니었던 이들의 도전, 그 성과를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이 폭넓게 자리한 결과라 여겨집니다. 그런 분위기는 올 한 해 동안 꾸준하게 대구FC라는 콘텐츠를 이야기하며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됐다 할 텐데요.

시민구단이라는 이름이 주는 울림에는 다른 여타의 프로구단들에 비해 훨씬 더 친근함이 있습니다. 그 친근함이 부진함으로 이어질 땐 다소 초라한 현실을 보기도 했습니다만, 성과가 가시화되며 열기도 살아난 거죠.

자, 이제 이번 일요일이 다가옵니다. 모든 것을 건 승부이자 마지막 결말에 이르게 된 그들의 이야기. 대구스타디움에서 또, 대구MBC에서 함께할 수 있을 텐데요. 일요일 오후 2시, 다시 한번 대구엔 ‘축구’, 비록 2부리그라 할지언정 그 축구가 가득하길 기대해봅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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