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국방부 정책홍보 기사를 7건으로 내보내기로 하고 국방부로부터 1억원을 받기로 한 홍보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은 12일 중앙일보와 국방부 공식홍보대행사인 ‘인포마스터’가 체결한 ‘기획홍보약정서’를 공개했다. 중앙일보는 미디어스에 “계약을 체결한 것은 맞다”고 시인했다.

중앙일보와 국방부 홍보대행사가 2015년 6월20일자로 체결한 기획홍보약정서를 보면, 중앙일보는 국방부 2015 주요정책 종합기획 정책홍보를 위해 종합면 톱에 총 7건(각 1500자 내외)의 기사를 내보내기로 했다. 인포마스터는 기획PR 자료를 제공하고, 중앙일보는 PR 기획 및 취재·보도를 맡는 것으로 역할도 조율했다. 중앙일보는 홍보기사 7건을 내보내는 대가로 1억원(부가세 별도)을 3차례에 걸쳐 나눠받기로 하고, 이중 수수료 10%를 인포마스터에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대행사에 넘기기로 한 금액을 제외하면 중앙일보가 이번 계약으로 얻는 이득은 9천만원(부가세 별도)이다. 중앙일보의 국방보 홍보기사는 한 글자에 8571원[=9천만원÷(1500자×7회)] 꼴이다.

▲ 12일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이 공개한 중앙일보-국방부 홍보대행사 간 기획홍보약정서 (자료=진성준 의원실.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진성준 의원은 12일 중앙일보가 국방부에서 돈을 받고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기사들을 공개했다. △6월24일자 8면 <번호로 남은 9826명, 이름 찾아주는 그들> 8월3일자 10면 <메르스 때 환자 이송 군, 전시계획 따랐다> 8월29일자 3면 <지지율 15% 오른 박대통령, 군복 대신 카키색 재킷> 11월5일자 C01면 특집 <저비용 고효율 ‘문경 군인체육대회’ 국제대회 본보기 됐다> 등이다. 이밖에도 진성준 의원은 중앙일보 10월23일자 1면에 실린 <KF-X 핵심기술 4개중 3개는 개발했다> 기사와 6면에 실린 <AESA 소형제작 성공했지만 실제 크기 만드는 건 시간 필요> 기사도 홍보기사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진성준 의원은 “국방부가 인포마스터라는 업체를 끼고 광고성 기획기사를 제작 보도하게 한 것은 언론을 매수한 것이라는 지적을 면키 어려운 만큼 그 경위에 대해 해명하고 즉각 계약을 파기할 것을 요구한다”며 “언론 매수성 홍보사업을 기획하고 승인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확인하여 징계 등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국방부 홍보대행사와 계약을 맺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강갑생 중앙일보 커뮤니케이션팀장은 13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계약을 체결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성준 의원이 홍보기사로 지목한 기사리스트에 대해서는 “계약에 따른 기획기사인지 사실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진 의원이 홍보기사로 추정한 10월23일자 기사들에 대해 “기자가 직접 현장을 취재해 쓴 기사”라며 “진 의원이 명백하게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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